<사설> "다변화"해제 예시제 도입하자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 품목의 단계적인 지정 해제계획을 앞당겨 오는 98년 까지 전면 해제하는 동시에 특히 전자관련 품목에 대해서는 조기해제를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 이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있다. 이에 따라 현재 21인치 이상 컬러TV를 비롯하여 핵심부품인 CRT.디지털방 식의 자동차용 카세트 라디오.FDD.PLC 등 상당수의 품목들이 내년초부터 수 입선 다변화 해제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일무역 수지개선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수입선 다변화정책은 언젠가는폐지되어야 할 무역규제 조치임에 틀림없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 으로 전반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졌으며 상당수의 수입선 다변화 품목이 어 느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이들 품목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해제설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 만큼관련업계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을 줄 알고 있다.

통산부가 지난 3월 전자업체 대표와 가진 간담회에서도 10년 이상 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보호를 받아온 품목과 독과점 품목,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지 않는 품목은 우선적으로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해제하겠다고 밝힌 바있어 수입선 다변화 해제는 예상됐던 일이긴 하다.

그러나 오는 98년 수입선 다변화 조치를 전면 해제하기에 앞서 전자제품을 조기에 해제한다는 방침은 새로운 정책으로 전자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21인치 이상 대형 컬러TV를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나, 대형 컬러TV를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제외시켜 대일수입을 개방할 경우 일본제품의 급속한 국내시장 잠식은 물론 부품.소재 등 관련산업과 기술개발 등에 엄청난 파장이 미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컬러TV는 단순한 전자제품이기 이전에 국민들의 안방을 차지하는 국민정서 와직결된 상품이다. 또 광폭TV.디지털TV.고선명(HD)TV로 이어지는 미래 핵심 기술의 결정체로서, 첨단 신기술 개발의 근간을 이루는 중점개발 추진대상임 에틀림없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될 디지털 시험 위성방송의 실시를 앞두고 광폭TV와 디지털TV의 시장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일본 제품이 수입되어 시장경쟁에 가세할 경우 국산제품은 어려운 국면에 처하게될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또 지난 상반기중에도 국내업체들간에 논란이 심했던 레이저빔 프린터(LB P)엔진을 비롯하여 FDD.CRT 등 일부 품목들도 내년초 수입선 다변화 해제 대상품목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만약 정부가 이들 품목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 확정된 것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방침을 밝혀서 관련업계가 미리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면에서 수입선 다변화 제도에 대한 확고한 운용계획은 마련하지않은 채 특정품목의 폐지설만을 거론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 제도의 해제일정을 미리 밝히는 지정해제 예시제를 도입 、관련업계의 대응능력을 배양토록 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수입선 다변화 제도의 운용은 독과점 품목이나 대기업 제품 등 시장지배력을 기준으로 한 해제보다는 개별품목의 기술개발이나 경쟁력 확보 유무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고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며, 단기적인 대일수입증감추세에 의해 그때그때 조정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면에서 국내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쪽으로 운용돼야 한다. 그리고 수입선 다변화 제도의 예외조항을 보다 엄격히 적용、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문제나 특소세 조정 등 내수시장 확보대책도 병행해서 모색해야 한다.

수입선 다변화 정책의 초점은 근본적으로 대일수입의 억제보다는 대일수출확대 쪽으로、 시장개방보다는 국내산업 보호 측면에서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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