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및 PC서버시장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컴팩 컴퓨터사가 비즈니스용 서버를 포함한 중형 컴퓨터시장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공략을 선언했다.
컴팩의 에커드 파이퍼 회장은 컴퓨터사업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이고 이른바 가상기업 virtual corporation)"을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최근 중형급 서버 업체 및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관련업체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음과 동시에 앞으로의 중형 컴퓨터사업에 대한 청사진과 신제품 전략까지 대대적으로 발표함으로써 관련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컴팩은 먼저 기업수요를 겨냥, 서버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이퀴프먼트사 DEC 와 중형급 서버구축 및 고객지원사업에서 앞으로 3년간 제휴키로 했다고 밝혔다.
DEC와의 제휴를 통해 컴팩은 그동안 기술력이 취약했던 소프트웨어 지원과 컨설팅 서비스부문을 보강하고 전세계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현지 설계 및 24 시간 기술지원 체제를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즉 DEC와 파트너관계를 맺음으로써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기술 지원, 판매 망구축 등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시장진입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컴팩은 전세계적으로 폴트 톨러런트 시스템의 주력공급업체인 탠덤과도 향후 기술개발에 대한 협력관계를 맺어 여러대의 컴퓨터간에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해 주는 탠덤의 "서버네트" 기술을 자사의시스템에 채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컴팩은 이들 기술을 결합, 고속의 네트워크 기능을 갖추고 마이 크로소프트의 윈도NT를 운용체계로 하는 서버 어레이제품을 내년께 선보일계획이다. 컴팩은 이밖에도 서버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저장 기술 개발을 위해 오라클사와도 손을 잡는 등 시장진출에 발빠른 행보 를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컴팩은 기존의 서버기종에 대해 15%의 가격인하를 단행함과 동시에 펜티엄 프로세서중 가장 빠른 1백33MHz 칩 4개를 결합한 서버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컴팩은 이 제품이 휴렛패커드(HP)의 기존 중형급 시스템보다 제조비 용은 절반밖에 들지 않은 데 비해 성능은 훨씬 월등하다고 장담했다.
컴팩이 이렇게 서버 시스템을 비롯한 중형 컴퓨터사업에 대단한 의욕을 보이는 것은 물론 PC에 비해 중형컴퓨터의 마진이 훨씬 높아 이 사업이 그야말로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컴팩의 전체 매출에서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기업이익 3분의 1은 이 서버의 판매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또한 컴팩은 현재 1백여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전세계 PC급 서버시장 에서는 41%라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4백40억달러에 달하는전체 중형 컴퓨터시장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이며 이는 컴팩이 이 시장 에서 세력을 확대할 여지가 아직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컴팩이 중형부문에서도 다시 한 번 주가를 올린다면명실공히 컴퓨터시장을 석권하는 주역으로 자리잡게 될 것임은 의심할 여지 가없는 것이다.
컴팩의 젠 오스틴 시스템부문 부사장은 "이번 DEC 및 탠덤, MS와의 제휴는 중형급 컴퓨터시장의 궤도진입을 위한 첫단계"라고 풀이하고 "향후 1년 6개 월 정도는 이 부문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본격적인 중형 컴퓨터사업을 통해 머지않아 우리는 IBM이나 HP와 같은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컴팩의 중형컴퓨터 사업전략에 대해 경쟁업체들은 PC시장에서나 두각을 나타내던 컴팩이 중형컴퓨터와 같은 큰 시장에서 얼마나성공하겠느냐며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면서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P의 듀컨 캠벨 네트워크 서버부문 마케팅 담당 책임자는 "중형 컴퓨터시장은 PC와는 완전히 다르다.주요고객도 일반 엔드유저가 아닌 기업이기 때문에제품의 판매관리 등에 전문가 수준의 책임자가 요구된다. 컴팩이 중형 컴퓨터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기업고객에 대해 신뢰감을 쌓는 데는 시간이 많이걸릴 것"이라고 지적, 견제와 함께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올해말 인텔은 기존 펜티엄칩 성능의 2배인 "펜티엄 프로"라는 P6급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선보일 예정인데 컴팩은 자사의 모든 제품에 이 펜티엄 프로를 채용함으로써 양사의 결속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컴팩의 제품 전략이 인텔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양 사의 오랜 밀월관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벌써 인텔측은 펜티엄 프로의 다음세대인 P7 칩의 개발에 있어서 HP와 협력계약을 체결한 상태다.이렇게 되면 HP는 컴팩보다 한발 앞서 차세대 칩기 술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고 컴팩은 결국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컴퓨터제품에서 HP에 한 발 뒤처질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PC시장에 서의 컴팩의 신화가 중형 컴퓨터시장에서도 재연될 수 있을는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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