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미국 디지털 보청기

디지털시대의 도래와 함께 디지털관련 기술의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는가운데 미국에서는 이 기술이 보청기에 채용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음반및 영화업계등에 혁명을 몰고온 디지털기술이 보청기에 채용되면서 보청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보청기는 난청자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되고 있다. 난청의 요인은 선천성이나 질병으로 인한 것 외에도 도시 생활에서의 소음이나 오디오기기 의오용등을 들 수 있어 일반건강인들조차 청력 손상의 위협앞에 노출되어 있는셈이다. 이는 보청기 시장의 확대를 의미한다.

청각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난청자들의 청력 상실정도는 지문 만큼이나 개인적으로 그 차이가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주파수와 음량을 구별, 수용할 수 있는 보청기 제품이 개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 대한 개별적 배려없이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거의 일률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늘날의 보청기와 달리 디지털 보청기는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주문 제작이 가능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디지털 보청기 업체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기술은 사용자에 맞게 보다 세세한 주파수대역 구분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밝힌다.

디지털 보청기는 3개의 주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리를 모으는 마이크로폰 소리를 증폭시키는 회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리를 귀로 전달하기 위한 스피커 등이 그것이다.

마이크를 거친 소리는 디지털 오디오 프로세서에 의해 디지털화된다. 그리고나서 소리는 7개의 주파수 대역으로 분리되는데 이들 주파수 대역은 소형 칩에 의해 고저 주파수로 각각 분리된다. 이후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난청자 에맞게 소리를 조절해간다. 그 뒤에 나는 소리는 프로세서에 의해 다시 합쳐 져소형 스피커로 출력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음파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거기에서 다시 아날로그방식 으로 변화한다.

현재 스타키 래버러토리즈.덴마크의 오티콘사.독일 지멘스 등이 미국시장 에서만 1백50만개의 아날로그 보청기를 판매하고 있다. 아날로그 제품들이 소리를 펄스의 형태로 직접 전송하는 것과 달리 디지털 보청기는 소리를 컴퓨터 기호로 포착,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작해준다. 업계관계자들은 디지털 보청기가 주위의 소음을 잘 걸러주기 때문에 실제와 가까운 소리를 전달해준다고 밝히고 있다.

난청자들 대부분은 일반인에 비해 특정 주파수를 청취하는데 어려움이 있는것이므로 주파수대를 조절해줄 수 있는 디지털 보청기가 큰 효과를 거둘수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되면 보청기 사용자들은 사무실.공공 장소.가정에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서나 이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난청자들은 디지털 보청기 효과에 대해 크게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보청기가 난청을 무조건 해소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난청자들은 실망감을 지닌 채 보청기를 서랍 속에 집어넣게 된다"고 미국 난청자 돕기 모임의 한 관계자는 밝힌다.

현재 미국의 보청기 이용자는 대략 5백만명. 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디지털 보청기 제품이 출시된다면 현재보다 적어도 5배는 많은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 보청기 제품은 내년 초 오티콘사가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아날로그 제품의 가격은 7백~2천달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크기도 아주 작아서 귀에 삽입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디지털 보청기가 생태적 귀의 한계를 허물 날도 멀지 않은 것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