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오울루시, 북유럽 "실리콘 밸리"로 각광

춥고 스산하지만 하이테크 열기만은 뜨겁게 달아 오르는 도시가 있다. 바 로북유럽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핀란드의 하이테크도시 오울루가 그곳이다.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2백30km, 북극권에서 남쪽으로 20km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인구 10만명의 해안도시인 오울루가 핀란드 하이테크산업의 전진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18, 19세기까지만 해도 이 지방 특산물인 파인타르의 수출이 유일한 젖줄 이었고 전통적으로 제지, 펄프 등을 중심으로 하는 1차산업이 중심이었던 오 울루는 이제 수백개의 하이테크기업들이 자리를 잡았거나 아직도 신생기업들 이"하이테크 광맥"을 캐기 위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는 북유럽의 실리콘밸 리로 변모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 산업시찰을 목적으로 일본 및 미국의 전자관련 정부 인사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제지, 펄프 등의 관련업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레이저 측정장비서 부터 센서,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전자관련 분야로 속속 전환하면서 하이 테크기업에 종사하는 인구만도 7천여명에 이른다.

타르, 펄프가 중심산업이었던 시대에 고용된 인력이 2천여명이었던 것과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하이테크 산업이 많은 고용능력을 창출하고 있는 덕에 만일 이러한 산업 으로의 전환이 없었다면 전반적으로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는 핀란드에서 특 히오울루의 실업률은 현재의 두배에 달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오울루가 이같이 하이테크의 요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우선 핀란드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이 지역 땅값이 비교적 싸고 기업들에 대한 건물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울루를 첨단산업도시로 육성하려는 시당국의 의지와 강력한 추진력이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시위원회는 기업들의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지난82년에 설립된 기술공원인 "테크노폴리스"에 막대한 지분을 투자한 것이다.

오울루시 위원회의 기업담당 매니저인 세포 매키씨는 "북부지역에서 오울 루의 중요성은 남부지역에서 헬싱키의 그것과 맞먹는다"고 말한다.

오울루의 하이테크 혁명은 지난 60년과 65년에 각각 설립된 오울루대학과전기공학연구소에서 기운이 싹텄다.

그뒤 74년에 설립된 기술연구센터, 그리고 90년에 설립된 "미디폴리스 메 디컬 사이언스 파크"와 테크노폴리스가 하이테크 혁명의 중추세력이 되어 왔다. 이와 함께 주목할 것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이동전화회사인 노키아 가이 지역 하이테크기업들의 대부로 자라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키아는 지난 70년 오울루에 자리를 잡은 후 현재까지 성장행진을 계속하면서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부서에 이르기까지 5천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거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지난 92년 이후 주식시장에서 이회사의 주가는 20 배나 뛰었다.

이러한 노키아의 성공담은 이 지역에서 성공신화를 만들고자 하는 벤처기 업들에게 하나의 표본으로 여러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노키아를 중심으로 그 주위에는 PCB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운집, 거대한 하이테크타운을 형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오울루에는 노키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광전자, 센서 등과 관련된 업체중 연간 매출액이 10억달러에 이르는 업체만도 1백개가 넘는다.

핀란드 전체 수출에서 하이테크관련 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전 4% 에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2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오울루시는 2000년까지 최소한 9천여명의 산업인력을 흡수하고 연간 소득을 1백80억핀란드마르크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핀런드마르크는 지난 18개월동안 일본 엔화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핀란드가 세계에서 가장 통신이 발달한 나라중의 하나로 꼽히는 데도 하이 테크기지 역할을 하는 오울루시의 공헌이 크다.

핀란드의 도시당 첨단 통신망과 인터네트 이용인구는 미국이나 영국보다 많다. 웬만한 기업들은 모두 근거리통신망(LAN)이나 음성, 데이터, 화상 등을 전송할 수 있는 광대역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와 함께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이미 일반화하고 있다.

또한 현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비동기전송방식(ATM)의 네트워크는 기존의LAN보다 데이터, 음성, 화상 등의 전송속도가 거의 15배에 달한다.

핀란드는 사우나가 발달한 나라다. 이 나라의 무서운 추위와 지리적인 고립상태 그리고 사우나의 열기가 오울루지방 하이테크 혁명의 촉매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구현지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