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기 업체인 나우정밀을 인수한 인켈의 향후 행보에 AV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AV업계는 이번 나우정밀 인수가 인켈의 기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켈은 알려진 대로 AV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오디오 단일품목만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점차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이같은 회사가 왜 업종이 다른 정보통신기기업체를 인수했는지 그 배경에 대해 AV업계는 일단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인켈의 나우정밀 인수에 대한 AV업계의 관측은 대체로 인켈이 주력하는 오디오사업의 전망이 점차 어둡게 되자 사업다각화로 본격 나섰다는 것이다.
단지정보통신사업의 진출을 꿈꾸는 해태그룹의 위탁 관리인에 불과하다는시각도 있다.
그러나 인켈은 뜻밖에도 오래전부터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꾀해온 업체다.
인켈은지난 84년부터 모니터、 키보드、 컴퓨터터미널、 통신기기 및 PA앰 프등 정보통신기기를 생산해 왔다. 이 회사는 나아가 지난 89년에 미국에 컴퓨터 전문업체인 ITI(INKEL Technology Incorporated)를 설립해 해외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또 중앙연구소를 통해 초보적이나마 정보통신 및 멀티미디어 기기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번 나우정밀 인수에 있어 인켈은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해태그룹은 다만 결재만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통신사업으로의 본격 진출을 통해 종합전자업체로 제2의 도약을 꿈꾸는인켈은 아무래도 떨어지는 연구개발력을 보강하기 위해 나우정밀을 인수한 것이다. 더욱이 인켈이 지난해 12월 해태그룹에 인수돼 종합전자업체로의 재 도약 필요성은 커졌다.
따라서 인켈이 오디오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사업다각화로 나섰다는 시각은 어느 정도 교정이 필요하다.
그러면 나우정밀의 인수는 인켈의 오디오사업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이에 대해 최석한 인켈 사장은 나우정밀 인수는 기존 오디오사업의 구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인켈의 AV전문업체로서의 역할은 여전 히 지속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켈측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AV산업에서도 현재 업체 1위라는 위상을 그대로 유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인켈이 다른 AV전문업체들과 달리 최근 디지털앰프의 개발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것은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하다.
기존 AV사업에 그대로 힘을 쏟겠다는 인켈의 방침은 나우정밀의 향후 운영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
최사장은 나우정밀의 기존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나우정밀의 뛰어난 정보통신 기술력을 인켈 AV부문의 노하우와 접목시켜 종합전자업체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렇지만 이번 나우정밀의 인수로 오디오에 바탕을 둔 인켈의 사업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AV업계에 지배적이다.
인켈은 투자재원 마련으로 당분간 적잖은 어려움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인켈은 최근 정부로부터 내인가받은 할부금융업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여기에 인켈이 투자할 금액은 60억원에 이른다.
또 당장 나우정밀의 인수에만 90억원을 쏟아부어야 할 입장이다. 이 밖에가동을 눈앞에 둔 중국 천진공장과 내년 4월 본격 가동할 천안 AV기기공장 등인켈에 투자청구서가 쌓이고 있다.
따라서 투자 재원의 확보 때문에 인켈이 당분간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없을 것이라는 분석은 유효하다. 다만 AV사업(인켈)、 컴퓨터 및 정보통신 유통업(해태전자)에 이어 이번에 나우정밀을 인수함으로써 정보통신제조업에 까지 뛰어들어 종합전자 사업 골격을 마무리지은 해태그룹이 인켈의 투자재원확보에 어떻게든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에 인켈측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인켈은 또 이번 나우정밀의 인수로 아무래도 힘이 분산돼 최근 날로 경쟁 이격화되는 AV시장에서 경쟁업체들로부터 맹추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삼성、 LG 등 대기업으로부터의 도전은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인켈이 올해말까지 나우정밀의 사업전개 방향을 잡는 데 주력하고 따라서 당분간 오디오 사업에 소홀해질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를 두고있다. 이에 대해 인켈측은 나우정밀의 인수로 인해 아무래도 힘은 분산되겠지만 오랫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AV사업의 전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되받았다. 아무튼 인켈의 이번 나우정밀의 인수에 대해 롯데전자、 태광산업、 아남 전자 등 AV전문업체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AV전문업체들은 저마다 인켈과 마찬가지로 종합전자업체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다만 구체화된 것이 없을 뿐이다. 아무개 업체는 최근 한 부품 업체와 인수협상중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AV전문업체들이 인켈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인켈이 자신들보다 앞서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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