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는 컴덱스 박람회 기간 동안 연설을 하도록 선별된 5명의 컴퓨터 업체 최고경영자(CEO) 중 한명이었다. 잡스가 연설한 바로 전날 빌 게이츠는 마이 크로소프트 윈도즈를 위해 고안된 새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면서 혁신적 발전 현황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편안해 보였으며 의사, 은행가, 학생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여유를 보였다. 빌 게이츠가 새로운 것을 보일 때마다 초대 손님들은 경탄했으며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고객의 풍부한 상상력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는 저렴한 PC를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정지화면 대신 비디오 화면을 이용하여 전자 백과사전을 만드는 작업에서부터 은행의 메인프레임 컴퓨터에 흩어진 파일을 PC에 연결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다음날 스티브 잡스의 발표 차례가 되었고 그는 모든 것을 단순화시키며 무대를 독차지했다. 잡스는 세계가 마이크로소프트와 넥스트라는 두 업체에 의해 좌우되고 넥스트만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적수"라고 말했다. 잡 스는 관람객들에게 "우리는 아주 위험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잡스가 말한 "우리"란 넥스트만을 뜻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업계 전체 를 가르킨 것이었다. "독점이 있는 한 혁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위험에 놓여 있다"고 잡스는 말했다. 그는 빌 게이츠의 악의 제국에 의해 혁신이라는 불길이 소멸되기 전에 그 불길을 되살릴 수 있는 것은 넥스트와 앞으로 발표될 넥스트 486 소프트웨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외에 수많은 경쟁 업체들이 직면해야 하는 환경을 이런 식으로 간주하면서 잡스와 넥스트는 위안을 삼았는지도 모른다. 좀 더 객관 적으로 볼 때 넥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와 같은 대열 에끼지도 못했다. 넥스트는 무자비한 생존경쟁이 벌어 지고 있는 야생세계와 같은 생태계 속에 살고 있었다. 넥스트는 그러한 생존 경쟁속에 살고 있는유기체와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다.
잡스가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선택한 광대한 생태계에서 자신의 존재 가얼마나 왜소한가를 인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과장된 이미지를 스스로 축소시키는 격이 될 것이다(컴덱스 전시회 한 가운데 서 있노라면 전시회의 거대한 규모를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잡스가 만일 컴퓨터업계를 다윈주의 이론과 비슷하게 돌아가는 생태계쯤으로 생각한다면 다른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생물학자인 스 테판 제이 굴드는 다윈의 진화론을 기초로 실시한 연구를 통해 생명의 다양한 형태들이 어떻게 소멸되었는지를 증명해 보이려 했다.
굴드는 보통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우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만히 살펴보면 특별한 이유없이 급변하는 운명에 의해 불가피한 일들이 수 없이생긴다. 캠브리언기에 다세포 동물의 폭발적 등장으로 인한 타생물들의 소멸 에 대해 그 유기적 성질에 의해 멸종을 미리 예측할수는 없다.
옛 격언 처럼 시기가 결정적 요인이었던 것이다." 이 시기는 컴퓨터 산업 의 융성과 쇠퇴에도 적용되는 듯했다. 자연이 다세포생물의 진화를 위해 다른 생물들을 소멸시켰듯이 컴퓨터 업계에서는 표준을따르지 않는 시스템의 생존을 어렵게 했다. 넥스트는 최초의 컴퓨터 발표를지연시키고 (그 당시에는 컴퓨터 발표를 지연시켜도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지않았다) 91년 컴덱스 쇼에 불참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도 다행 한 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넥스트는 기술 발전의 역사를 통해 또 다른 위안을 찾을 수 있다. 예를들면20세기 초 자동차의 스팀엔진과 가솔린 동력 엔진과의 경쟁에서 스팀엔 진은기술적 결함보다 스탠리 형제의 경영상의 과오로 인해 경쟁에서 탈락 했다는사실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또 가장 최근의 예로 비디오 포맷간 의 경쟁을 들 수 있다. 소니사의 베타방식은 기술적으로는 월등했지만 다른 업체들은 한가지 이유 때문에 (소니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VHS 방식을 지원했다. 월등한 기술만이 살아남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사회생물학 분야의 연구 보고에 의하면 자연이라는 것은 각각의 유기체의 생존에 대한 도박이 아니라 유전자의 영속성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다양한 종류의 진화론적 게임이다. 사회생물학은 또 사업이란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라기 보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간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인류학자인 멜빈 코너는 "무모한 사람들이 살아 남는 이유"라는 저서에서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은 (들개 무리 속에 있는 아이를 용감하게 구해내고 도깨비 불과 기꺼이 맞서려는 사람들)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공중화장실 휴지에 '이 자국'있다면...“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
2
“인도서 또”… 女 관광객 집단 성폭행, 동행한 남성은 익사
-
3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체포…ICC 체포영장 집행
-
4
“하늘을 나는 선박 곧 나온다”…씨글라이더, 1차 테스트 완료 [숏폼]
-
5
중국 동물원의 '뚱보 흑표범' 논란? [숏폼]
-
6
가스관 통해 우크라 급습하는 러 특수부대 [숏폼]
-
7
“체중에 짓눌려 온몸에 멍이” … 튀르키예 정부도 경고한 '먹방'
-
8
애플, 스마트홈 허브 출시 미룬다… “시리 개편 지연”
-
9
“초상화와 다르다”던 모차르트, 두개골로 복원한 얼굴은
-
10
'Bye-Bye' 한마디 남기고....반려견 버린 비정한 주인 [숏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