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망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통신산업에 최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일본의 NTT가 새로 발표한 통신망 오픈컴퓨터 네트워크(OCN)와 빠른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인터네트형 통신방식이 대표적인 예.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전화망은 물론이고 ISDN자체도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앞으로 주요 전신전화업체들이 발빠른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가능성마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는 97년 상용화를 목표로 최근 NTT가 시험서비스에 나선 OCN은 인터네트 의장점을 이용해 개발하려는 서비스.
이 시스템은 정액요금만 지불하면 시간에 관계없이 통신을 할 수 있다는것을 주요틀로 하고 있다.
OCN은 회선의 곳곳에 위치한 "루터"라는 통신제어용 컴퓨터가 정보를 작은 패키지로 분리해 빈 공간을 골라 송출함으로써 회선이 연결돼도 그 회선을 다 점용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회선의 이용효율이 그만큼 높고 사용자가 통신회선을 계속 사용해도단절될 확률이 낮다.
또한 네트워크설치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정액요금제"의 도입이 가능하다. 회선을 연결시킨 채 장시간 이용하는 PC통신에 OCN을 이용할 경우 많은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그러나 OCN은 아직까지 많은 결점을 안고 있다.
OCN은 전화망과 달리 인터네트처럼 회선상태에 따라 통신속도와 품질이 다를수 있고 한 번에 연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NTT내부에서조차 저품질의 네트워크라고 혹평하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내부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NTT가 OCN을 추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는 인터네트의 급확산으로 일반전화망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NTT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NTT를 불안케 하고 있는 인터네트는 기술적 변화 여하에 따라 일반통신기 술의 혁명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인터네트는 전세계 이용자수가 5천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사실 상의 PC통신 기반시스템으로 정착하고 있다.
더욱이 빠른 성장과 함께 컴퓨터데이터와 문자뿐 아니라 음성.화상.영상을 동시에 취급하는 멀티미디어적 기능을 갖추면서 기존 전화망을 위협하고 있다. 미 보컬테크사가 개발한 "인터네트폰"이 대표적인 예.
인터네트폰은 PC에 소프트웨어를 내장하면 인터네트상에서 음성전화가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으로, 최근 일본에서도 미쓰이정보개발사가 실험판을 배포하고 있다.
또한 실험단계에 있으나 미코넬대학이 개발한 영상송출소프트웨어(CU See Me)의 경우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에서 보내온 영상을 실시간으로 인 터네트상으로 보내는 데 사용하고 있는데 애플리케이션이 이뤄질 경우 인터 네트통신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전망이다.
미프로그레시브 네트워크사는 "리얼 오디오"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음성 서비스를 하고 있는 서버로부터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온 디맨드"를 가능케 했다.
인터네트에서 이뤄지고있는 이같은 기술들은 앞으로의 기술진보에 따라서 고품질서비스로 둔갑할 가능성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것은 바로 지금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최대의 전신전화업체인 NTT가 고품질의 서비스개발을 마다하고 저품 질의 OCN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바로 인터네트의 잠재력 때문이다.
성장속도와 상황에 따라서는 ISDN같은 "전화망형" 멀티미디어 네트워크를 잠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OCN이나 인터네트의 성장가능성은 분산형서비스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있다. 최근 인터네트에서 볼 수 있듯이 정보통신에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기능이 네트워크내의 교환기에서 PC의 단말기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향후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네트폰"에서처럼 PC나 서버(정보관리용컴퓨터)용으로 개발된 소프트 웨어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산형"이 그 경우이다.
이는 전화망과 달리 통신서비스의 개발자는 통신사업자가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이다. 많은 상대와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리한 소프트웨어가 일순간에 번져나가게 돼 통신사업자가 뚫고 들어갈 틈은 거의 없다.
이와 달리 NTT를 비롯한 대부분의 통신업체들은 네트워크 구조는 그대로 두면서 교환기를 고도화시키는 방법으로 멀티미디어를 실현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인터네트의 발빠른 질적.양적 성장은 전화망과 같은 중앙집중형 서비스를 무용지물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각국의 전신전화사업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교환기 지상주의"를 버리고 분산형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해 있다.
NTT의 OCN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NTT가 전화망위주의 사업구조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의 일단인 OCN이 앞으로어떤 형태로 실현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정보통신에 맞는 저가 정액제를 채용한 시스템이 종량제를 발판으 로한 전화망사업에 비해 경쟁력이 높을 것임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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