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9월1일부터 중전기기 관련 단체수의계약 품목 중에서 특수배전반과 전력공급장치를 제외시키기로 함에 따라 단체수의계약 품목조정을 놓고수개월간 계속됐던 정부와 관련업계의 줄다리기가 일단락 됐다. 이와함께 단체수의계약 배정권을 갖고 있는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도 새로운 방식의 단체수의계약 배정방안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통상산업부는 당초 연간 1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수배전반부문 전체를 단체 수의계약에서 제외시킬 계획이었다. 이는 수의계약 물량배정을 둘러싸고 수배전반 업체들사이에 진정과 고발이 끊이지 않는 등 그동안 가장 물의가 많은품목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소업체들 중심으로 관련업계는 수배전반을 단체수의계약품목에서제외시킬 경우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은 살아남기 어렵다며 정부의 방침에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전기조합도 단체수의계약 물량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수배전반 품목을 단체수의계약에서 제외시킬 경우 조합이 받는 타격도 클 것으로 우려、 정부에 이를 다시 검토해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정부의 관련 실무자는 "전기업체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단체수의계약 폐지방침에 반발하고 있으나 단체수의계약 제도를 정비、 축소하거나 폐지한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단체수의계 약제도 정비를 통해 건전한 경쟁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있다. 이에따라 전기조합에 소속된 2백여개 수배전반 업체들은 "수배전반 대책위원회 를 구성、 수배전반 품목을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계속 지정해줄 것을정부에 건의하고 자체적으로 품질개선과 공정한 배분에 노력해나갈 것을 결의했다. 수배전반을 단체수의계약에서 제외시키겠다던 정부의 강한 의지를 일부 조정쪽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수배전반 업체들의 자발적인 품질 개선노력과 건전한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결의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품질개선과 건전한 경쟁 분위기 조성 등은 과거에도수배전반을 단체수의계약품목에서 제외시키겠다는 말만 나오면 등장하던 단골메뉴였다 며 이번에도 위기만 넘어가면 종전과 같은 불공정 관행이 계속되지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기조합은 단체수의계약 배정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기때문에 앞으로는 배정방식과 배정결과를 놓고 배전반업체들간에 말썽이 생기 지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전기조합은 앞으로 KS.ISO.단체표준 등 품질인증을 획득한 업체에 단체수의계약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쪽으로 단체수 의계약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종전에는 단체수의계약 배정시 품질인증 획득여부에 관계없이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조합원사에 골고루 물량을 나눠주는 방식을 취해왔으나 앞으로는 KS ISO、 단체표준 등 3개 품질인증중 어느 한가지라도 획득한 업체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렇게되면 단체수의계약을 통해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조합원사가 치열하게 품질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그동안 조합원들을 무조건적으로 보호해 왔던 조합이 이제는 건전한 품질 경쟁을 통해 선별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러한 전기조합의 입장변화는 세계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자구책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전기조합은 특수배전반과 전원공급장치를 단체수의계약 품목에서 제외할 경우 특수배전반 부문에서 연간 1백50억~2백억원、 전원공급장치 부문에서 연간 50억원 정도가 줄어들게돼 전체 단체수의계약 액수는 1천8백억원 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단체수의계약에서 제외되는 특수배전반과 전력공급장치는 중소기업사이 에만 경쟁할 수 있는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으로 지정돼 해당 업체들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특수배전반과 전력공급장치를 생산 하고 있는 업체가 각각 4개사와 3개사에 불과할뿐 아니라 이들 업체들이 시장을 골고루 분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병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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