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PCB시장의 총아인 다층기판(MLB)시장의 선두자리를 놓고 삼성전기 대 덕전자 LG전자 등 이른바 "빅3업체"간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MLB시장은 삼성전기의 독무대였다. 이는 PCB시장 참여당시 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MLB로 사업을 특화시킨 덕분(?)이기도 하다. 더구나 LG전자는 단면.양면.MLB를 두루 섭렵했고 대덕은 양면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MLB분야에서 삼성의 독주는 당연했다. 그러나 올들어 대덕전자와 LG전자의 MLB에 대한 신규 투자가 확대되면서 3사간 에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이들 3사간의 경쟁은 그룹내에 고정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캡티브 숍(Cap tive Shop)"과 별도의 전문기업인 이른바 "잡 숍(Jop Shop)"간의 대결이란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철저히 주문 생산에 의존하는 PCB산업의 속성상 이들 "빅3"가 같은거래선을 놓고 직접적으로 맞부닥칠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리 높지 않다. 때문에 이들의 경쟁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기 보다는 다분히 국내 "1위업체" 라는 수면 아래서의 자존심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분위기다.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상반기에 이들 3강의 판도는 삼성 대덕 LG 순으로나타났다. 삼성은 3백70억원으로 선두를 고수했고 대덕이 3백3억원으로 2위에 올랐으며 LG가 2백5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실질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4층 대 6층이상의 매출비율을 떠나서 단 순생산량면에서도 삼성과 2、 3위업체간에 아직 어느정도의 격차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삼성의 지난 상반기 월평균 생산실적은 2만6천㎞(총 15만4천㎞)인데 반해 대덕은 2만4천~2만5천㎞ 수준이었고、 LG는 2만㎞를 약간 웃돌아 삼성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더욱이 MLB 매출을 좌우하는 층수별 매출면에서도 아직 6층 이상의 매출이 전체의 40% 수준인 대덕과 LG가 50%에 근접하는 삼성과의 매출격차를 극복 하기는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과 대덕、 LG간의 양적.질적인 격차는 앞으로 상당히 좁혀질것으로 보인다. LG와 대덕이 자존심을 걸고 MLB에 힘을 집중할 것이 분명하기때문이다. 먼저 대덕은 본류인 양면사업을 현상 유지하고 MLB에 대한 대단위 설비증설을 통해 무게중심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대덕의 MLB생 산능력은 월 3만3천㎞로 삼성을 추월하게 된다. 대덕은 또한 특유의 강점인 안정적인 수율을 유지하면서 고부가가치를 위한 다층화를 계속 진행、 현재전체 MLB의 40%수준인 6층이상의 매출을 50% 대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금성통신 등 관계사를 전전하다 새로운 둥지를 튼 LG의 PCB사업 부문도 의욕적인 MLB 설비증설을 꾀하고 있다. LG는 아트워크.도금라인.내층회로공정 등주요 공정에 1백30여억원을 투입、 올해안으로 MLB 생산능력을 월 2만6천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수성을 위한 삼성의 노력도 이에 못지않다.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흑자로 반전된 삼성은 여세를 몰아 생산능력을 월3만㎞로 상향조정하고 6층이상의 비중을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은 특히 MLB를 21세기 10대 전략품목 으로 육성키로 하고 최근에는 MLB부문의 사령탑을 교체하며 MLCC 적층세라믹콘덴서 신화 를 MLB에서도 재현키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국내 MLB시장의 대명사 삼성전기、 일본CMK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PCB메이 커로 부상하고 있는 대덕전자、 배수의 진을 치고 공세에 나선 LG전자、 이들 빅3 간의 자존심 싸움은 엄밀히 말해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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