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전 국제경쟁력 강화가 우선

가전제품의 대형 선호추세가 가속화 하고 있다. 끝없는 인간의 욕망이 가전제품에도 그대로 투영돼 대형 구매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대부분의 제품은 사용상의 특성에 따라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각기 다른 두가 지 방향으로 발전궤적을 그리고 있다. 그 하나는 소형 경량화 쪽이고 다른 하나는 대형화다.

작은 것을 갖고 싶은 것은 사용상의 편리성을 좇는 인간의 속성에 연유한 다면 큰 것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극대화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적인 요인과 업계의 부추김이 한몫하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대형제품 선호추세는 특히 무엇보다도 각 가정이 소득수준 향상으 로경제적인 여유가 어느정도 생긴게 가장 큰 이유이다. 가전업체들이 잠재고 객들의 구매심리를 자극、 현재화로 유도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같은 현상은 올상반기 가전제품 판매추이분석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있다. 올 상반기중 컬러TV、 냉장고、 세탁기등 주요 가전의 대형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0~30%의 증가세를 보여 각 제품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75%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제품의 선호추세는 올들어 컬러TV는 25인치에서 29인치로、 냉장 고는 4백l에서 5백l급으로、 세탁기는 8kg에서 10kg짜리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대형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반증이다.

이같은 대형화 바람은 93년이후 통용돼온 대형제품의 분류기준(컬러TV 25 인치급 이상、 냉장고 4백l급 이상、 세탁기 8kg급 이상)을 다시 설정해야하는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대도시.중산층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대형제품 선호 열풍이 최근들어 농어촌소비자와 신혼부부로까지 확산되고 가전업계의 잇따 른가격인하의 영향으로 중복 및 대체수요가 대형쪽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컬러TV의 경우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한 1백14만여대가 팔렸는데이중 51%에 해당하는 59만여대가 25인치이상의 대형제품으로 나타났다.

이같은비중은 지난해보다 무려 10% 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특히 올들어 서는 업체의 집중적인 판촉활동과 방송환경등의 변화에 따른 기대로 29인치 제품의 판매가 급신장하면서 25인치의 증가율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돼 내년을 기점으로 29인치가 대형 TV의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예상된다.

냉장고나 세탁기도 결코 대형화열풍의 사각지대가 아니다. 냉장고는 4백l 급이상이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고 이중 5백l급의 비중도 4백l급과 비슷한35%선에 이르고 있다.

세탁기도 8kg급이상으로 대형모델의 전체판매비중이 75%를 넘어섰고 특히10kg급 제품은 올들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대형제품 선호추세는 잇따른 가격인하와 전반적인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가전3사의 상반기 매출액을 향상시킨 주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첨단기술이나 새로운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단순한 대형화경쟁은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전업계는 대형화추세가 지속된다하더라도 반드시 단순한 대형제품개발보다는 기술.기능.디자인경쟁을 통한 성능과 가격차별화 전략에 주안점을 둬야할 것이다.

광폭TV나 LMF(상냉장하냉동)방식의 대형 냉장고、 건조겸용세탁기등 기존제품과 개념을 달리하는 신제품 개발도 대형선호추세와 맞물린 좋은 수요확대전략일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소비자들의 대형제품선호추세에 편승한 매출확대보다는 기술 과디자인을 살려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품기획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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