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소리, 소프트라인 제휴 의의와 배경

PC공급업체인 옥소리와 소프트웨어 가격파괴를 주도해온 소프트라인이 전격 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국내 PC유통채널 구조상 전에 없던 "일대 사건(?)"으로 평가되고 수 있다.

메이커든 총판이든 PC공급원이 자체 대리점망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신종 전문유통업체에게 공식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판을 거치지 않고 직접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PC 메이커들은 자사 유통망보호를 위해 사실상 가격파괴형 소매점들에게 제품공급 거절은 물론 음성적으로 제품이 흘러 들어가는 것조차 통제하고 있다.

또 대리점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는 외국PC업체들은 도매전문 유통업체들을 총판으로 활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 총판의 경우 메이커들과 유사 한 자체 대리점망을 가지고 있어、 외국 PC업체들의 유통망도 엄격한 의미에 서 PC메이커의 유통망과 별로 다르지 않다.

따라서 옥소리가 가격파괴점인 소프트라인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에이서PC를 공급키로 한 것은 그동안 공급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고수해 온 전형적인 대리점 유통채널을 깨는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즉、 PC생산업체-대 리점 또는 생산업체-총판-대리점으로 이어지는 유통채널에 금이 가기 시작한것이다. 옥소리가 이같은 불문율을 깨고 소프트라인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무엇보다도 다른 공급업체에 비해 취약한 유통망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옥소리는 그동안 사운드카드와 멀티미디어키트 등을 판매하는 60여개의 대리 점을 거느리고 있지만 최근 에이서PC 공급에 나서면서 이들이 PC유통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점에 고심해왔다. 때문에 판매를 책임질 수 있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절실했던 것이다.

전략적 제휴는 양측의 상호보완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국내 처음으로 가격파괴업태를 선보인 소프트라인은 옥소리와의 제휴로 인해제품조달에 상당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소프트라인은 SW유통에서 HW유통으로 변신하기는 했으나 판매용 제품구색맞추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PC생산업체들이 가격파괴점이라는 점을 들어 제품공급을 꺼려 왔기 때문이다.

소프트라인은 그동안 시판용 제품을 생산업체가 아닌 대리점 등으로부터 현금을 주고 구매해왔다. 이같은 실정에 비춰보면 소프트라인은 옥소리로부터 직접 제품을 공급받게 됨으로써 원가부담은 물론 제품조달의 어려움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에대해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옥소리와 소프트라인이 다같이 기존 유통시장에서 약점을 갖고 있어서 전략적 제휴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비중이 크지 않은 두 회사간의 제휴가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견해와、 상징적인 의미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해석 이 엇갈리고 있다.

가격파괴점을 견제하기에 급급한 PC생산업체들이 이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지만 두 업체의 비중을 감안한다면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풀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옥소리가 PC공급업체들의 불문율을 깼고 향후 이같은 거래관계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한편으로는 아직 두회사간의 제품공급 방법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소프트 라인이 옥소리의 주식을 인수한 배경이 석연치 않아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소프트라인이 옥소리의 주식을 인수한 것은 자금력을 과시함으로써 외상구매 등 제품구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옥소리 와의 실질적인 업무제휴는 없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희영.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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