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계의 해외 진출이 집중되고 있는 중국의 투자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현지 생산에 치중하고 있는 세트업체들의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서 이들이 적절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 동반했거나 추진중인 부품업계도 홍역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진출은 당초 고임금에 시달려온 국내 부품업계가 자구책 차원에서 생산 거점 이전을 위해 추진해 왔고 대기업 계열사들의 경우는 복합 생산단지 조성이라는 그룹의 방침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왔다.
물론 중국은 저임금및 풍부한 노동력이라는 매력외에 인구 12억이라는 거대잠재시장을 가지고 있다. 등소평 집권 이후 지속된 개방 정책으로 소비 성향 이 급격히 고급화되고 자본주의에 버금가는 부의 집중화 현상이 심화됐다.
이 결과 "벤츠 자동차를 현금으로 즉시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2백만명"이라 는 중국 경제의 거대 잠재력이 탄생했다. 국내업체들은 임금 문제도 해결하고 미래 시장도 선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중국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충분한 사전 지식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중국투자에 나선 결과 최근예 기치 않은 대내외적인 환경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선 중국 당국의 외국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무역관련기관의 현지 사무소 보고에 따르면 중국 세무당국은 그간 시행해왔던 외국기업에 대한 소득세 혜택 폐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기업의 소득세 부과와 관련、 그간 누적적자 해소후 세금을 부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왔다.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경우 초기 몇년간은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흑자 발생시부터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적자를 해소한 이후부터 소득세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같은 정책이 크게 바뀌고 있다. 흑자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곧 바로 소득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예상대로 내년부터 이같은정책이 시행된다면 국내업체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관세환급 역시 국내업계의 기대가 무산됐다. 국내업체들은 제품 생산시 조달 하는 원부자재중 수출품에 대해서는 관세 환급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예상하고 현지 생산에 나섰다. 일본의 마쓰시타가 이런 혜택을 입었기 때문에 우리도 동일한 정책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이 역시 중국 당국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현지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점에서 취해지는 이같은 정책 변화 는 심각한 지경이다.
중국정부의 정책외에도 세트업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은 시장 상황이 다. AV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에 나서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보이지 않는적 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간에 거의 독립된 마케팅망을 갖추고있는 현지 합작 파트너와의 문제는 오히려 간단하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적"은 바로 일본 전자제품이다. 중국시장에는 일본 제품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이 홍콩 등지에서 들어오는 밀수품이다. 중국 현지공장을 가동하는 일본 완제품 업체는 별로 없다고한다. 당연히 현지 국내기업 제품보다 가격이 싸다.
현지 국내 세트업체의 완제품이 이런 밀수품과 경쟁이 될 리 없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단속을 해 주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지만 이 역시 "여러가지 사정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양산 시기에 암초를 만나고 있는것이다. 이 때문에 부품업계는 사면초가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임금도 계속 오르고 노동조합 결성을 의무화하는 현지 법규、 활로를 개척해주어야 할 세트업계 의 고전、 세금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세무정책 등과 관련、 양국 정부 차원의 해결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업계 차원은 떠났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득세 문제만 하더라도 만약 중국정부가 알려진 것처럼 정책을 바꾼다면 기존 진출업체는 종전의 예를 적용하고 신규업체들부터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 차원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중국 투자환경 변화가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느나라건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초기단계에 세무 등 각종 혜택을 준다. 자국의 고용 창출과 선진 기술 습득을 겨냥한 전략이다. 그러나 10여년 정도가 흐르면 규제 조치를 강화한다. 단순히 임금 따먹기식의 투자에 제동을 걸려는 것이다.
중국이 바로 그런 단계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진출 국내기업들 은 뚜렷한 대응책이 없는 한 당분간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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