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 거래선 대리점에 이양, 매장 CI 지원 대폭 확대

LG반도체가 유통망의 체질강화에 본격 나섰다. 신규대리점을 늘리고 그동안 직접 관리해 오던 거래선을 대리점에게 이양해주고 있다. 매장CI 등 매출확대를 위한 대리점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반도체 대리점은 서울 다섯 군데에다 부산과 광주 등에각각 1개의 대리점을 둬 모두 7개였다. LG반도체는 이들 대리점만으로는 시장확대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올들어 지난 4월 서울에 지화이브 란 대리점을 개설했으며 이달초에는 "큰솔반도체"란 대리점을 추가로 개설 했다. 이에 따라 LG반도체의 대리점은 모두 아홉 군데로 늘어났다. LG반도체 의 이같은 대리점망 확대와 함께 눈여겨 볼 만한 것은 고정거래처의대리점으로의 이양이다. 이 회사는 대리점의 영업활동 강화차원에서 그동안애지중지 ? 하면서 직판거래해오던 부품수요업체를 대부분 대리점에게 넘겨줬다. 물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할 일부 대형거래선은 제외되긴 했지만 직판거래선 의 80%이상이 대리점으로 이양됐다는 게 LG반도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뿐이 아니다. LG반도체는 현재 그룹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객감동"을 실현하기 위해 대리점 매장과 사무실의 분위기 쇄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의뢰해 고객유인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 하는 매장꾸미기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다 점차 확대일로에 있는 엔지니어링세일과 부품공급업체에 대한 기술 지원을 위해 매주 토요일 대리점 관계자들을 초청해 최신 기술동향및 신제품 에 대한 기술세미나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보기에 따라 그동안 삼성전자나 현대전자 등 경쟁업체들이 벌여오던 대리점 지원정책과 별로 다를 바가 없을 수도 있다. 물론 경쟁업체 들의 대리점 지원책과 대동소이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면 LG반도체가 최근들어 일련의 지원책을 통해 유통망 강화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부품유통시장의 환경변화이다.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을 앞두고 경쟁업체인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과의 시장점유율 확대경쟁이 치열해지 고 있다. 또한 유통시장에 발맞춰 애로、 해밀턴 등과 같은 외국 유수부품 유통업체들의 대한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게 요즘부품유통업계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리점들이 그동안 본사에서 주는 물량만 받아다가 단순 스 톡세일을 하던 구태의연한 유통방식에만 의존했다가는 급변하는 부품유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LG반도체의 생각이다.

둘째는 본사와 대리점의 경쟁력 제고이다. LG반도체의 일련의 대리점지원책 이 그렇지만 본사와 대리점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LG반도체의 고정거래선 을 대리점으로 이양하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고정매출" 확보차원에서 고정거래처를 직접 관리해왔다. 물론 LG반도체도 그동안 이에 대해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LG반도체는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고정거래처의 대리점 이양을 파격적으로 실시했다. 이는 LG반도체 입장에서 생각하면 대형 거래처 관리에 드는 간접비용 등을 크게 절감하고 경영자로 하여금 제품의 생산과 수출에 전념토록 해 생산성을높여 준다.

또 대리점 입장에서 보면 고정고객 확보를 통한 매출확대를 기대할 수 있고대리점의 활동영역을 넓혀 주는 계기가 된다.

본사와 대리점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그만큼 경쟁력을 높이자는 게 LG반도체의 거래선 이양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목적으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세트업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 부품업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형 고정거래처의 대리점 이양은 부품유통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일대 혁신"이 아닐 수 없다는 게 LG반도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무튼 LG반도체의 대리점 지원강화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고 국내시장에서 시장우위를 지켜나가자는 데서 출발한 의욕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앞으로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경쟁업체의 대리점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 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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