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승호 <서울대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 최근 발표된 건설교통부의 주요국 도로현황 비교자료에 의하면 국민 1인당 도로연장길이는 미국이 24.5m, 노르웨이 20.9m,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그리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의 국가가 평균 15m인 반면 우리나라는 1.4m 로 선진국 대비 10% 미만에 머무르는 후진국 수준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서울 부산 등 두 대도시를 둘러싼 위성도시의 인구집중과 수도권을 중심으로하는 경제활동 등 이에 따르는 교통유발은 다른 나라의 상대 교통지수와 비교의 대상에 둘 수 없는 요소가 너무 많다.
자동차문화가 정착되기 이전에 계획된 대부분의 도시구조는 자동차의 주행을 위한 도로의 주차공간 확보가 미흡하여 지난 수십년간 급증하는 자동차의 수요에 대해 도로의 공급이 불충분하여 균형을 이룰 수 없었다. 이밖에도 도로의 건설에는 지가상승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과 사유재산권 침해 협상마찰로 인한 많은 문제점이 유발되고 있다.
도시계획과 도로건설은 단기간에 기획되고 실현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도시의 도로기반확충에 특별한 대책없이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지방선거를 거치며 대도시의 교통문제해결이 현안 또는공약으로 부각되기는 했지만 해결방안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유럽 대부분의 도시는 중세시기를 전후로 도시가 형성되어 발전해왔기때문에 미국의 도시와는 달리 자동차문화와 교통대책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유럽의 통합이 이루어지기 20여년전부터 유럽국가 공동으로 기업 대학 연구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드라이브(DRIVE) 등의 대규모 도로정보화과제가 추진되어 왔다.
이 과제들은 정보기술에 의해 도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도로정보화방안 으로 프랑스 수도 파리에 적용한 예를 보면 파리시내 모든 교차로의 교통량 을 감지하기 위한 센서가 수십m간격으로 설치되어 있고 이들 센서는 지역전문가시스템 LES Local E.pert System)으로 집결되어 LES에 의해 모든 신호등 을 온라인으로 제어하며, 이들 LES는 파리시청의 중앙인공지능(AI)관제센터 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종합관제된다.
이 결과 자동차보급이 지속적으로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내주행속도를 30%개선했고, 신호에 의한 대기시간을 25%개선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도로정 보화의 효율이 입증된 이후 미국연방정부는 IBM사, 휴즈사등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94년 10월 도로지능화계획(IVHS:Intelligent Vehicle Highway Syste m)을 수립했다.
미국연방정부의 IVHS계획과 유럽 프로메테우스, 드라이브 계획의 공통점을 요약해보면, 초기의 도로지능화 계획은 주로 교통량에 따라 교통신호주기를 최적제어하는 알고리즘과제어방법에서 출발하지만 제2단계부터는 도로정보의 처리 저장 전송 대중서비스 도로안전 및 사고시 신속대처 등에 있으며 최종적인 목적은 ETC(Electronic Toll Collection) 즉 실시간 통행료 징수방법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ETC와 아우토반 "A555" 94년 6월 독일 북동부에 위치한 "A555"고속도로에서는 세계 각국의 ETC전문 업체들이 평균시속 2백50km로 주행중인 자동차의 실시간 통행료 징수를 검증 했다. "A555"고속도로 구간중 라인강 하류부근의 BORNHEIM지역 WESSELING과B ONN NORD교차로 중간지점 양방향에 15개의 겐트리를 설치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간 통행료 징수를 검증했는데 주로 5.8GHz의 마이크로웨이브와 9백 40Nm 적외선비콘이 통행료 징수를 전자적으로 요구하면 차내에 설치된 OBU(O N Board Unit)에 스마트카드를 삽입, 스마트카드내의 전자지갑 금액정보를 공간전송방식으로 20ms동안 전자자금이체(EFT:Electronic Fund Transfer)되 어 통행료가 지불되는 개념이다.
여기에 참여한 프랑스의 ALCATEL, 독일의 ANT BOSCH, DETEMOBIL(독일이동통 신), DORNIER/MARCONI컨소시엄, GZS, MANNESMANN, MICRO DESIGN, NOELL/COMB ITECH컨소시엄, SIEMENS, TECHNO TREND 등 10개업체들은 독일 연방정부가 요구하는 이기종간의 상호연동성과 호환성, 개인프라이버시 침해방지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거의 만족시킬 수 있었다.
톨플라자가 없는 고속도로상에서3백만대의 자동차주행검사 결과 1백만분의 1대를 인식하지 못하는 높은 정확도로 IC카드내 전자지갑의 DES알고리즘을 실행하는 시간을 포함하여 20~30ms동안 완벽하게 전자자금을 공간전송할 때 인접차량의 간섭영향과 겐트리부근에서 차선사이를 주행하는 차량을 감지하는 것은 물론 악천후 등 일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등을 모두 만족시켰으며 초대형 트럭뒤에 인접하여 주행중인 초소형차량이 OBU를 부착하지 않고 불법 으로 통과하는 경우의 자동감지(VES:Violation Enforcement System)도 1개의 겐트리 또는 인접 겐트리에서 촬영하여 벌금을 청구하는데 성공적으로 수행 되었다. 독일 연방정부는 이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차종별, 시간.요일별 통행요금의 자동화가 가능해질 수 있음을 구체화했고 추후 자동차 소지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점진적으로 없애고 도로의 점유 및 사용방법에 따라 실질적으로 도로사용요금을 부과하는 도로세 적용방법을 수립하게 되었다.
ETC관련 국제표준작업 ETC에 관련된 표준화작업은 ISO/IEC JTC1/SC17/WG8에서 RCCC(Remote Couplin g Communication Cards)부문의 표준화를, ISO TC 204, CEN TC278, DKE/DINGK 717 산하 9개의 워킹그룹에서 ISO 7816 및 DIS 10536국제표준을 제정했고관련규격을 검토중이다.
이들 국제표준과 지역표준은 이기종간의 상호연계성과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자지갑구조, 통신프로토콜, 통신방법, 주파수대역, 처리시간, 시큐리티알고리즘 공간전송에 의한 전자자금이체방법, 선불(Propaid)및 후불(Postpa id) 정산(Money Clearing)방법, 개인프라이버시 보호방법 등의 ETC에 관련된포괄적인 전반의 문제를 검토해 왔고 이에 관련된 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이조직에 필자는 지난 4년전부터 정회원자격으로참여해 왔고, 국내의 표준제정 작업을 일부는 완료했으며, 나머지는 국제수준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남산 1, 3호 터널의 ETC 94년 5월31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주최로 진행된 도심통행혼잡통행료징수에 대한 공청회 때 서울시티카드가 처음으로 등장하여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했고 일부언론에서는 비판의 소리도 높았다. 시티카드란 서울시가 발행하는 1개의 IC카드로 통행료징수는 물론, 주차료자동지불, 버스표.지하철표 대체사용 고궁및 공원 운동장 등의 입장료 및 내부의 자판기 및 매점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이다.
이 IC카드 전자화폐는 재충전이 가능한것과 공중전화카드처럼 정액규모를 사용할 수 있는 것, 금융기관의 계좌에서후불로 지불하는 것등 3종류로 구분되며 이들 3종류의 모든 IC카드들은 오프라인으로 사용한 후 온라인 배치로 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처리속도가 빠르고 통신비용이 적게 소요되며, 사용 시마다 온라인으로 조회하는 신용카드는 5%정도의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가입자 가맹점 운영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첨단매체로 부각되고 있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금액이 선불로 지급되기 때문에 이자수익이 발생하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가 없으며 금액 규모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조폐공사에서 발행하는 10원짜리 동전을 생산하는 비용에 27원이 소요되며, 이를 회수하기 위한 인건비 등의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IC카드에 의해 해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IC카드전자지갑의 사용이 이러한 배경에서 보편화되었으며, IC카 드 전자지갑 개념을 도입한 이래 단 1건의 금융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반면 전체금융거래의 40%규모가 전자방식으로 대체되어 그 효용성이 입증되었다.
미국의 경우 달러화폐에 관련된 연방정부의 강력한 규제때문에 지방정부의 화폐발행이 금기화되어왔고, 이에 따라 공중전화카드마저도 존재할 수 없었으나 최근 클린턴 정부가 추진중인 정보고속도로계획의 일환으로 법률이 수정 보완되어 전자화폐를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따라 유럽에 비해 후발국 으로 다양한 선불카드가 선보이고 있고, 통신 부문은 물론 도로정보화계획과ETC 심지어는 비자, 마스타카드 등 신용카드업체들이 전자선불카드 "SVC(St ore Value Card)"에 대한 표준안을 완료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국내 자동차의 급격한 증가는 선진국의 70년대를 상회하는 수준 으로, 이에 따르는 도로의 상대적인 증가는 저조하기만 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의 정체에 의한 에너지손실이 연간 수조원에 달하게 되었다. 특히 국민 개개인의 교통체증에 의한 시간손실을 비용으로 환산하기에는 천문학적인 금액규모가 되기 때문에 누구도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교통체증과 수송시간 비용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 상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누구나 인지하고있듯이 이제 교통체증은 사회문제이상의 현안으로 대두 되고 있다. 도로와 교통관련 문제점은 이외에도 자동차사고에 의한 인명피해 와 사고율 등 나열할수 없을 만큼 많아도 해결책을 강구하는 정부는 빈번히 발생하는 도로관련 각종 대형안전사고, 대중교통수단강구와 버스노선변경요 구에 대한 업자들의이해관계 등에 맞물려 교통관련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대중교통수단의 절대적인 부족과 여름 겨울 등 4계절 변화가 주는 기후의 영향때문에 자동차수요는 지속적으로 급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십부제 실행과 휘발유에 적용하려고 하는 주행세개념이 있지만 이들 방법은 모두 제도상의 커다란 모순점을 안겨다주고 있을 뿐이다.
유럽연합은 지난 20여년전부터 드라이브, 프로메테우스등의 기업.정부.연구 소연합 과제를 추진하여 오늘날의 도로지능화시대를 맞게 되었고 미국은 95 년 10월 IVHS등 연방정부계획과제에 의해 도로의 지능화를 추진중이다. 이들 선진국이 추진중인 도로의 지능화방향과 목표의 공통점은 기존 도로효율 극대화 안전도향상, 매연감소에 의한 환경문제 해결, 교통체증해소 등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추후 모든 도로를 유료화하기 위한 전자적 통행료 징수방법 "ETC"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과 이에 따르는 제도 의 개선이 최우선적인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60년대초 우리나라의 한국전력은 가정에 적산전력계를 부착시켜줄 수 없는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전력의 직원이 주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하여 전력사용 실태조사에 의해 전력요금을 부과해야만 했다.
가정의 전등 수를 세거나 전기곤로나 전기다리미라도 발견되면 과징금을 부과해야 했기 때문에 이들 가정용 전기제품은 장롱속 깊은 곳에 꼭꼭 숨어있어야 했다.
현재의 생활을 기준으로 돌이켜보면 전설같은 얘기처럼 들리지만 21세기를 6년 남겨두고 있는 현재 세계 각국의 도로사용 및 관리현황은 60년대 한국전력의 전력요금 사용징수방법과 거의 유사한 실정이다.
3달내내 해외에 출장을 가서 자동차가 꼼짝 않고 있어도 분기세금을 꼬박 내야 하며 자동차 보험료나 자동차 관련 모든 세금이 마찬가지다. 이것을 개선 한답시고 제안된 것이 휘발유에 1백%의 세금을 부과하여 주행세를 부과하겠다는 발상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교통상황을 감안해보면 휘발유에 부과되는 주행세는 차량이 정체될수록 많은 연료를 소모하게 되며 차량의 정체에 따르는 환경오염의 악화, 개인의 교통소요시간에 역비례하는 함수관계 가 성립된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이러한 모순점을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접목에 의해 실질적인 도로주행세를 실용화했고 이를 모든 도로에 확대 적용 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마쳤으며, 고속도로와 도심통과 도로등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IVHS(지능형교통관제시스템)계획과 유럽연합의 프로메테우스.드라이브 계획은 초기에는 단순교통관제 차원에서 시작했으나 향후 모든 도로의 통행료부과와 징수방법을 ETC라는 전자적 통행료 징수방법을 채택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하고 있다.
ETC는 모든 도로를 현재의 통신망이 시차 종량제로 적용되는 것과 같은 개념 으로 요일.시간별 도로사용요금차등화, 예약통과시 파격적인 할인혜택 등이 가능하게 하고 이에 따라 예약교통관제에 의한 도로교통의 최적화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선진국이 추진중인 정보고속도로계획은 도로의 정보화와 병행 추진되어 기업과 개개인의 교통소요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자국의 경쟁력 요소를 확보하는 것 등 사회전반부문의 발전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치밀하게 후진국을 공략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 서울의 남산 1, 3호터널에 적용될 혼잡통행료징수 방법이 바로 선진국과 같은 수준과 방법이며 이를 위한 업체컨소시엄이 구성되어 국책 과제로 추진되기 위한 준비가 차분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경력:프랑스 UPMC 정보공학박사 서울대학교 컴퓨터신기술연구소 특별연구원 ISO/IEC JTC1/SC17 국내위원장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초빙수석연구원 정보산업기획단 총괄반위원 공기반기술개발전문위원회 연구개발기획단위원 국가경쟁력강화 민간위원회 위원 컴퓨터기자클럽자문위원 광주은행 IC카드프로젝트 대표컨설턴트 KBS 과학 2001MC 공업발전기금심의위원 정보문화대상 심사위원 초고속통신망 산업화 총괄반 위원 AVIS(Automatic Vehicle Identification System) 총괄책임자기술정책교류회 위원 내무부 주민등록증 갱신위원회 위원 *주요저서:첨단산업의 현황과 전망, IBM PC와 호환기종들컴퓨터중간재표준 화에 대한 연구 컴퓨터산업의 현황과 전망 정보기기산업 대EC수출전략 한국산컴퓨터 기술수준평가 정보산업육성 국가전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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