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컴퓨터네트워크 환경에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역할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어떤 DBMS를 도입하느냐에 따라 구축 된 전체시스템의 성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김형주교수팀이 지난 3월 국산 RDBMS"SR P"를 개발한데 이어 최근 이를 상품화하기위해 타대학은 물론이고 유력 민간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서울대는물론이고 중앙대.이화여대등 5개 대학과 LG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나눔기술등 10개 민간기업이 국산RDBMS의 지속적인 기능향상과 상용화를 위해 연합、오 는 7월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번 개발된 국산 RDBMS 는 첫 작품이 아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바다"、 삼성종합기술원의 "코 다"、 대우통신의 "한바다"에 이어 네번째이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제품 은 아니지만 이의 개발과 컨소시엄 결성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 개발된 제품은 기능면에서 오라클.인포믹스.사이베이스등 세계적인 회사의 제품에 비추어볼 때 보잘 것 없는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를들어소프트웨어의 프로그램 규모에 있어 "오라클7.1"의 경우 90만~1백만라인에 이르나 "SRP"는 17만라인에 불과하다. 또한 RDBMS의 핵심기능인 SQL엔진 분야에 있어서도 완성도가 떨어지는등 제품기능면에서 아직 안정적이지 못할뿐아니라 실용화와는 아직 거리감이 있다.
통상적으로 OS(운용체계)는 우리로서는 개발하기 힘들고 개발하더라도 상업 성을 갖기가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개발하더라도 응용SW나 하드웨어 업체들의 지원을 얻어내기가 힘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등 세계적인 업체가 내놓고 있는 제품보다 우수성을 가지기 어렵고 또 마케팅측면에서도 이들 업체의 아성을 뚫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컴퓨터연구조합과 LG소프트웨어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형 OS "K-DOS"를 들 수 있다. 이 한국형 OS는 당시 주위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아 보급에 박차를 가했으나 결국 개발된지 얼마되지않아 MS의 벽을넘지못하고 사장돼 버렸다.
RDBMS는 거의 준OS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다.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접속 된 모든 PC나 워크스테이션 또는 다른 중대형 컴퓨터에 저장돼있는 정보나 파일을 관리 검색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시스템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난도기술을 대학과 유력 민간기업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이에 대한 제품안정화및 기능제고등의 연구개발을 통해 상업화해보겠다는 의욕을 내비친 것은 이번 개발된 제품이 다소 보완되면 충분한 상업성을 가지게 되며또 외국에 거의 종속돼있다시피한 SW분야에서 특히 RDBMS분야에서만큼은 나름대로 국산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노크해볼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가졌다는 것으로 해석돼 고무적인 것은 물론 높은 평가를 내릴만 하다.
더구나 "SRP" 보다 앞서 개발된 국산제품들은 극히 부분적으로만 활용되고 있을뿐 대부분 사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현실이어서 이번 컨소시엄 형성은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산학공동의 컨소시엄 형성을 통해 국산RDBMS가 성공적으로 상업화된다면 그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90%이상 외국제품이 주도하는 DBMS분야에서 국산대체가 이뤄질 것은 물론 한국형 RDBMS의 국제경쟁력 기반이 조성되고 플랫폼용 적용업무프로그램의 개발 또한 용이해질 것으로보인다. 현재 DBMS의 세계시장 흐름은 90년대 후반경되면 객체관계형(ORDBMS)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RDBMS의 치명적인 단점, 즉 멀티미디어시 대에 들어서면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음성과 화상등 멀티데이터 처리요구 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RDBMS는 이를 수용할 수 없어 ORDBMS가 그 뒤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형 RDBMS가 완성되면 차세대표 준으로 자리잡게될 ORDBMS를 개발하는 기반도 마련된다는 것이 이번 컨소시 엄 구성의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와함께 정부지원으로 대학에서 개발된 기반기술이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상 업화에 나섬으로써 그간 정책자금만 타내고 결과물은 흐지부지돼왔던 관행에 서도 벗어나 연구개발 결과에 대한 민간자금이 지원되는 분위기가 만들어 졌다는 것도 성과로 여겨진다.
국산 RDBMS가 비록 네번째로 개발됐으나 컨소시엄을 형성, 상용화 가능성을내비치고 있다는 데서 개발자인 서울대는 물론 개발참여 민간기업에 격려를 보낸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시론]AI 패권의 새로운 질서
-
2
[ET단상] 양자와 AI 시대, K보안 도약을 위한 제언
-
3
[ET톡] 퓨리오사AI와 韓 시스템 반도체
-
4
[ET톡] AI와 2차 베이비부머의 미래
-
5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4〉AI '앱 경제'를 '에이전트 경제로' 바꾸다
-
6
[황보현우의 AI시대] 〈25〉고독한 사람들과 감성 AI
-
7
[부음] 김동철(동운아나텍 대표)씨 장모상
-
8
[부음] 유상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씨 장모상
-
9
[사설] 보안기능 확인제품 요약서 사안별 의무화 검토해야
-
10
[GEF 스타트업 이야기] 〈57〉더 나쁜 사람 찾기, 손가락질하기 바쁜 세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