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자동화의 첨병인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의 시장이 달아오르고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응용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사회가 이미 우리 생활속에 깊숙이 자리잡은데 이어 PLC가 산업사회의 기반을 흔드는 생산시스템의 혁명적 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임금인상에 따른 기업의 부담, 힘든일을 기피하는 가치관의 변화, 고객요구 의 다양화에 다른 다품종 소량생산이 불가피해지고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짧아지면서 생산시스템의 자동화와 정보화는 국내기업들이 헤쳐나가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60년대의 릴레이방식에 의한 생산공정제어는 이미 그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이고 컴퓨터통합생산(CIM)구축에 따른 PLC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PLC는 지금까지 제어장치만으로서의 의미보다는 생산설비와 경영자간 의 일체화를 통한 설비의 가장 중요한 키가 되는 장비로서, 생산시스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네트워크의 중요 장비로서, 나아가 정보시스템을 구성화 는 정보처리장치로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가전,자동차, 반도체, 조선등 국내 제조업의 숨은 일꾼으로 그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는 PLC산업은 시장규모면에서는 미약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국내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책임질 중요한 산업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PLC시장규모 역시 매년 큰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회사인MIR(M-arketIntelligence Research)가 내놓은 PLC시장전 망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PLC시장규모는 지난 86년 21억 3천3백만달러에서 90 년 29억7천3백만달러, 93년 40억1천1백만달러, 94년 44억5천6백만달러, 95년 49억5천만달러, 96년 54억9천6백만달러로 오는 96년까지 매년 10%이상의신 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같은 신장률은 마이크로프로세서등 반도체류의 성능향상과 플랜트의 안정 성과 편의성으로 인해 제어대상물을 분산제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PLC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PLC의 대형화와 네트워크화로 분산제어시스템(DCS)시 장과 CIM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81년 2~3개업체가 처음 선보이기 시작한 국내 PLC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시장규모가 급팽창하는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89년을 정점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의 자동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금성계전, 삼성항공, 동양산전, 효성중공업등 대기업들의 시장참여와 연구개 발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는데다 87년 수입선 다변화품목지정이후 일본업체들 의 기술제휴를 통한 제품보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PLC시장규모는 89년 3백20억원에서 91년 5백억원, 93년 6백20억원, 94 년 7백80억원으로 93년 이후 연평균 24.8%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총 시장규모가 9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지난 3월말 현재 업체마다 당초 전망치의 15~20%의 매출호조를 보이고 있어 1천억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제품별로 시장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구미제품이 주도하는 대형PLC인 공정자동화(PA:Process Automation)분야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으며조립 가공기계 및 설비를 주축으로 하는 공장자동화(FA)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중.소형 PLC인 T/A(기술제휴)제품이 전체의 53.0%,그리고 국내업체 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순수 국산제품이 24.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의 연구개발투자로 개발된 순수 국산 모델의 경우 기술개발 과 국내 수요처의 인식제고로 올해 30%, 오는 97년 45%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산업별 PLC보급현황을 보면 단위기계(33.0%), 자동차(20.0%), 석유화학(16.0%), 전기전자(10.0%), 섬유제지(8.0%), 기타(13.0%)로 제어패널 기계설비 및 공작기계, 사출기, 포장기등 단위기계 분야가 가장 큰 수요처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수요증가에 따라 국내 PLC시장은 한때 20여개 업체들이 난립, 과열양상을 보였으나 91년 이후 금성계전(후지전기), 금성기전(미쓰비시), 삼성항공 히타치 효성중공업(도시바), 삼성전자(마쓰시타), 코오롱엔지니어링(FA NUG GE)등 대분의 업체들이 일본업계와 기술제휴방식으로 제품생산에 나서거나 자체개발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AB(미), 모디콘(독), 지멘스 독 등 외국 대형업체들이 현지법인을 설립, 수요확보에 나서는 등 춘추전국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93년 동양화학으로 부터 별도법인으로 분리돼 자동화전문업체를 선언한 동양산전과 포항제철 계열의 포스콘등의 경우 순수국산 차세대PLC를 개발, 국산품으로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개척에 나서는 등 승부를 걸고 있다.
특히 올들어 외국업체들의 공세가 가속화되면서 고객서비스, 신제품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산전의 경우 자체적인 기술확대를 통해 PLC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아래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산전은 계열사인 금성계전 금성기전이 흡수합병됨에 따라 올해말 국제규격인 IEC에 적합한 통신네트워크 및언어를 채택한 신개념의 PLC를 개발, 시판에 나서는 한편 매년 10~20%의 연구개발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삼성항공 역시 내수시장에서의 자사제품의 판매확대, 제품경쟁력강화, 서비스향상 등을 추구하고 소형PLC의 시장다변화와 OEM수출확대등 해외시장개척 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삼성은 생산현장의 제품이용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애프터서비스기간을 현재보다 크게 단축하고 서비스요원에 대한 기술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기술지원전담팀을 보강해 사용자들에 대한 기술지원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만족운동에 적극나서고 있다.
동양산전(대표 김동인)은 지난해 3월 동양화학공업 자동화사업부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PLC및 PLC응용 시스템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전용기와 특수분야에 사용할 복합형모델 및OEM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내수판매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올 상반기중 서울,수도권 및 지방의 전문특약점을 정예화하고 정기적인 고객기술교육 신속한 고객기술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효성중공업은 PLC제품 의 신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고속통신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 분산제어 시스템 DCS 과 동등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중.소형 모델을 올해말까지 개발하고 DCS급의 PLC를 96년 말 출시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또 포스콘은 자체개발한 PLC인 "POSFA"의 기능확대를 위해 PLC용 초고속 통신보드 모델명 PEHD A)와 프로그램을 개발,자사 PLC에 본격 채용하는 등 자사 PLC 제품의 적용을 확대하고 AS전담요원을 활용, 현장엔지니어링의 신뢰 성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으며 기술제휴를 맺고 국내에 "시리즈 90"시리즈를 판매해 온 코오롱엔지니어링 역시 중.대형 이상의 PLC에서 CIM 및 시스템통합 SI 개념이 도입되고 있는 점을 감안, 소프트웨어의 자체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사용자들을 위한 사전서비스를 강화하고 기술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고객서비스향상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같은 국내업체들의 열기와는 달리 우리나라 PLC기술수준이나 경쟁력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통상산업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순수기술로 개발한 PLC 경쟁력 은 선진국의 60~70%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기술수준은 20~50%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미 외국업체들의 제품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국산제품의 이같은 기술 수준은 상당한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구미제품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강조되고 있는 프로세서 분야와 하드웨어부문이 강한 기계제어부문에서 일본산 제품이 국산제품을 압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PLC시스템구축이나 고속처리기술등의 경우 최고기술보유국인 미.일제품을 1백으로 할 때 50%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언어처리기술의 경우 미국에 비해40% 네트워크기술의 경우 30%, 소프트웨어 설계기술은 40%에 그치고 있다.또 퍼지제어기술의 경우는 최고 기술보유국인 일본의 20%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국내업체들이 기술제휴형태로 도입해 판매하고 있는 일본 조립제품의 경우 대부분 5~6년 전의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서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97년쯤으로 예상되는 수입선다변화 품목이 해제될 경우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국산제품의 가격우위체제가 무너져 품질, 가격면에서 국내업체들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미 국내업체들이 독자개발해 판매에 나서고 있는 입출력 2백56점이하의 컴팩트형의 경우 외국산 제품과의 가격차가 없거나 오히려 높은 처지이며 1천25점이상의 대형제품의 경우 오히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는 특히 87년 수입선다변화품목으로 지정된 이후 정부 보호아래 그동안 순조로운 매출성장을 유지하고 자체모델개발에 주력한 것이 현재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는 하나 외국제품에 비해 기술, 가격경쟁력이 뒤지는 상황에서 성급한 개방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PLC기술인력의양성과 보급확대를 위해 공업전문대에 PLC실험실 습장비를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고 있으나 형식에 그치고 있는데다 PLC에 대한 정의나 용어,신뢰성, 동작시험, 언어조차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경쟁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기술후진형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제조업경쟁력확보차원에서 범정부적인 기술개발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따라서 정부주도의 표준화작업을 시행, PLC의 품질을 안정시키고 국산제품개 발제품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창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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