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랜드의 고객은 넥스트사의 대학가 고객과는 다른 종류의 소프트웨어 를 필요로했다. 그들에게는 3차원 방정식을 풀거나 LISP라는 특수언어로 인공지능루틴을 작성하거나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검색해서 명문구를 찾을 수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 보다도 그들은 데이터베이스가 필요 했지만 넥스트컴퓨터에는 그런 기능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CAD 프로그램이 필요했지만 그것도 없었다. 그들은 워드프로세싱 이상의 기능을 갖춘 우수한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램이 필요했으나 그것 역시 없었다. 거기에는 또 로터 스 1-2-3과 같은 스프레드시트도 없었다.
오하이오주 액런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 비즈니스랜드에서 가장 열성적으로 일하는 한 영업 사원은 매서매티카(Ma-thematica)프로그램(대학의 고급 교과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다항식 인수 분해와 같은 수준 높은 계산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을 스프레드시트 기능까지 멋지게 할 수 있는 다목적 비즈니스용 프로그램으로 소개하려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한것이지 계산을 할 필요는 없었다.
넥스트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유일한 프로그램은 긴 서류를 작성하는데 필요 한 프레임메이커라고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은 배우기 어려웠고 편지나 짧은 리포트 작성에는 부적당했을 뿐 아니라 넥스트의 기본운용체계가 완성될 때까지 그 기능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었다.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전에는 넥스트 컴퓨터는 사실상 사무실에 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처음에 호기심을 가졌던 사람들도 큐브컴퓨터를 자세히 살핀 후 공짜로 줘도 안 받겠다면서 등을 돌렸다. 그러나 넥스트와 비즈니스랜드의 경영진들은 아무리 비싸도 고객들은 그들의 기계를 기꺼이 살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비즈니스랜드가 발간하는 뉴스레터에는 영업사원들에게 넥스트 의 수요가 많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내용들이 게재되었다.
"비즈니스랜드의 슈퍼 스타들이여! 경쟁 제품이 없는 제품을 한번 팔아 보는 것이 어떻겠는지요(한번 생각해 보시요). 당신은 첨단 제품을 팔게 될 것입니다. 그 제품은 지명도도 높고 커미션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용도도 아주 넓습니다. 그런 제품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바로 넥스트 큐브컴퓨터가그것입니다. 사용이 편리한 이 워크스테이션의 판로는 아주 넓습니다. 넥스트의 예상매출 은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업사원이라면 매출실적에 대한 정당한 몫을 찾을수 있도록 신경쓰십시요. 그렇지 못하면 당신은 너무 힘들 것입니다.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비즈니스랜드는 9천9백95달러의 기본 컴퓨터 가격 에 프린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서비스 이용, 광디스크및 기타 주변기기 비용을 합하면 2만1천5백19달러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제품을 가지고 이와 비슷한 커미션을 벌려면 8대의 1BM 컴퓨터와 15대의 로엔드 매킨토시를팔아야 했다.
비즈니스랜드는 데이브 노먼부터 전사원에 이르기까지 사업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사실과 다른 퍼스널 컴퓨터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두가지 문제점을 깨닫지 못했다. 넥스트와 비즈니스랜드의 거래가 발표된 3월이후 세미나를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개최했더라면 양사는 그해 봄 판매 촉진을 위해 개최된 세미나에서 잠재 고객들이 제기한 여러 부정적 문제점들을 해결하려고 노력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여유가 없었다.
불과 몇달후인 1989년 6월 넥스트 직원들에게 또 다른 행운이 찾아왔다. 넥 스트의 광디스크 공급업체이며 프린터의 주요 부품을 조달해주는 일본의 캐 논사가 41억달러 상당의 넥스트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던 것이다. 넥스트는저절로 굴러 들어온 행운에 자축하는 분위기에 빠져들었으며 그 일로 회사가 잘되어 가고 있다는 확신을 더 갖게 되었다(캐논사는 잡스로부터 최고운영책 임자를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으나 잡스는 3년후에야 그 약속을 지켰다 . 비즈니스랜드도 넥스트와의 거래가 아주 훌륭한 결정이라며 축하분위기 에들떠있었다. 잡스는 "월스트리트저널"지와의 인터뷰에서 넥스트는 현재 현금이 물밀듯이 쏟아져들어오고 있어서 대부분을 은행에 예치해 둬야할 형편 이라고 말했다. 그말은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었다. 넥스트의 자금력이 얼마 나튼튼한가를 보여주기 위해 한 말이었다. 잡스는 캐논을 이용하여 1989년 가을 라이선스 비용을 두배로 올리면서 IBM과의 라이선스 계약협상을 다시시도했다. 넥스트가 계획한 대로 IBM 또한 캐논의 협력이 넥스트의 성공에 기여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넥스트는 갑자기 자본금 6억달러를 갖는 회사가 되었다. 지분이 조정된 후에도 50%의 지분을 갖게된 잡스는 약 3억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소유하게 되었다. 직원 수가 2백여명에 불과하고 수입을 전혀 못 올리는 상황에서 이런 경우는 전에 거의 없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사 조차도 그와 같은 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1986년 선사가 주식을 공개했을 때의 시장 가치는 4억3천만달 러였지만 그 당시 2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3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4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5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6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7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8
앱솔릭스, 美 상무부서 1억달러 보조금 받는다
-
9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