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용 POS시스템 미도입 및 서적에 부착되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의 표시율 저조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출판사와 서점 모두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적은 무엇이고 찾지 않는 서적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 가 없을 경우 출판사와 서점에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적을 시의적절하게 발간 및 배치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아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기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도서시장의 개방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국내 출판사들과 서점들은 POS시스템 도입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의식은 지난해말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전국 3백개 서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설문에서 실제 POS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12.7%에 불과하며 POS시스템 도입을 희망하고있는업체는85.7%로 대다수 서점들이 POS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POS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서점은 이에 훨씬 못미친다는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POS시스템을 도입해봐야 비용만 들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점관계자들이 이처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ISBN의 표시율이 저조하기 때문.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과 출판문화협회가 공식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1만3백25군데의 출판사가 1년간 발간한 서적은 2만9천5백64종에 달하는데 이중 ISBN이 표시된 종수는 1만5천2백8종으로 평균 51.4%인 것으로 나타났다. ISBN의 표시율 저조로 나타나는 결과는 서점에서 효과적인 도서재고관리가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도서시장 개방으로 가뜩이나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서점의 입장에서는 판매시점 정보관리(POS)시스템을 도입해 재고서적과 주문 서적 등을 신속히 파악해야 하는데 입고되는 서적의 절반이 ISBN 표시가 안돼 POS시스템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예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한 서점의 경우 POS시스템 미도입으로 안고있는 재고부담이 엄청나다. 이 회사는 인기서적의 경우 재고관리를 그런대로 할 수 있지만 비인기서적이나 전문서적의 경우 재고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자금압박은 물론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사례가 생기는 등 타 서점과의 경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은 여타 서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서점에서는 자구책으로I SBN 대신 인스토어마킹으로 재고관리와 수.발주주문 등 판매시점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처리하고 있으나 그나마 정확하게 ISBN을 표시한 책이 많지 않아이들 업체를 어렵게 하고있다.
ISBN도 바코드이기 때문에 스캐너로 읽을 수 있도록 명암대비를 확실하게 인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푸른색이나 빨간색 등의 표지에 검은색 바코드만 표시하거나 ISBN 승인번호 만을 인쇄해 아예 스캐닝 자체를 힘들게 하는 경우도 흔히 있는 실정이다.
출판사에서도 ISBN의 부착으로 서적인쇄 및 보급을 원활히 해야 한다는 생각 은 있지만 POS시스템을 설치한 서점이 적어 ISBN 부착의무감은 가지고 있지않다. 이같은 의식은 특히 영세출판사일수록 더하다.
결국 자신이 발간한 책이 어디서 얼마만큼 팔리는지를 몰라 주먹구구식 경영 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형서점의 전산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출판사와 서점이 ISBN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이중삼중의 경비를 지출하고 있다" 며 "탄탄한 데이터베이스와 판매전략으로 무장한 외국기업이 진출하면 대다수 서점과 출판사들은 문을 닫게 되고야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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