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이 중견부품업체인 한국마벨을 전격 인수한 것은 우선 삼성그룹의 승용차사업진출에 따른 "삼성패밀리"들의 전사적인 지원노력의 연속선상에서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오는 98년을 목표로 승용차사업에 발을 들여 놓은 삼성그룹은 삼성전기를 축으로 협력업체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대우 등 기존업체들의 견제가 심한데다 국내자동차시장의 특 성상 부품업체들이 "삼성행"에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 등으로 부품 업체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삼성그룹은 이건희회장의 누이인 인희씨 소유의 한솔그룹과 이회장의 형인 창희(작고)씨가 설립한 새한미디어 등 관련그룹을 통해 협력업체를 끌어들이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새한미디어는 현재 일본의 자동차용 조명기기전문업체인 이치코공업과 전조 등.미등 등의 생산기술을 제휴키로 하고 막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이번 한솔그룹의 마벨인수도 결국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솔그룹측은 "마벨을 인수한 것은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있는 정보통신분야에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과 경영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마벨의 의지(?)가 결합된 것일 뿐 삼성승용차사업과는 아무런 관계가없다 고 부인했다.
즉 한솔그룹은 제지그룹이라는 한계상황을 극복키 위해 삼성과의 분리.독립 을 계기로 사업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공격적인 M& A(기업매수합병)를 통해 장기적으로 "제지"."화학"."건설"."유통"."정보통신 "을 포괄하는 종합그룹사로 변신하겠다는 의지의 한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한솔그룹의 최근 행보는 이같은 전략을 잘 드러내고 있다. 한솔은 지난해말 동해투금을 공개매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최근엔 창업투자회사인 동서창투、 정밀화학업체인 영우화학 및 동사와 미쓰비시가 합작설립한 반도 체용 고순도 과산화수소제조업체인 삼영순화를 잇따라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한솔의 사업다각화전략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한솔이많은 정보통신업체들 가운데 굳이 한국마벨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정보 통신산업진출보다는 삼성을 측면지원하려는 의지가 더욱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그간 한국마벨의 사업영역은 정보통신과는 거의 무관하고 자동차사업 과 상당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마벨은 그간 카오디오의 핵심부품인 오토리버스데크와 전자식 튜너 생산에 주력해 카데크부문에서는 새한정기.공성통신 등과, 카튜너부문에서는 태봉전자.한국전자 등과 함께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만성적인 자금부족으로 경영난 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국내자동차시장의 호황과 카오디오의 고급화로 데크 및 튜너가 시장 성이 큰데다 마벨이 국내 최초로 카CDP용 데크를 개발、 월 1만~2만개씩의 양산에 나서는 한편 차세대카오디오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DCC용 데크개발 도 추진하는 등 "개발능력은 있으나 자금이 달리는 업체"라는 점에서 대기업 으로 인수될 가능성이 높은 업체로 지목됐고 피인수설도 끊임없이 나돌았다.
또한솔그룹이 자회사인 한솔파텍을 통해 마벨을 인수한 후 발표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속에도 이같은 한솔과 삼성자동차의 밀접한 연관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한솔측은 이와 관련、 "한솔파텍을 장차 그룹정보통신부문의 핵심업체로 육성 자동차위치정보시스템(CNS).지리정보시스템(GIS) 등 첨단정보시스템관련제품을 전략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결국 한솔그룹이 한솔파텍(한국마벨)을 통해 삼성승용차용 카오디오 등 부품을 우선 생산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용 첨단정보시스템을 개발、 삼성승용차에 적용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되는 주된 근거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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