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업계에 파란이 일고 있다. LG전자가 IBM과 합자해 이 사업에 진출키 로 함에 따라 PC통신 업계는 어떤 형태로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PC통신 업계의 지각변동은 사실 이번에 LG전자가 이 사업에 참여키로 한 것보다 훨씬 전에 예고됐다.
삼성그룹의 SI(시스템통합) 계열사인 삼성데이타시스템、 현대그룹의 현대정보기술 등 대기업의 진출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LG전자의 참여는 대기업 PC통신 진출의 완결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더구나 이들 외에도 한진정보통신、 한국무역협회、 나래이동통신 등도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PC통신 시장의 각축전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난맥상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기존 PC통신 중 나우누리만 한창의 인수로 경영권이 일단락된 상태고 천리안、 하이텔、 포스서브 등 나머지는 아직 경영 및 추후 정책을 놓고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특히 천리안、 하이텔 등을 비롯한 기존 PC통신 4개 업체가 아직까지 큰 폭의 적자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들 업체의 PC통신 진출에는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PC통신 인구가 1백만명을 육박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유료 가입자 및 중복 가입자를 따지면 "돈되는" 가입자는 훨씬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관련 PC통신 전문가들은 이 사업이 밖에서 보는 것처럼 "노다지" 사업이 아닐 뿐더러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흑자를 내는 업체는 드물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을 비롯한 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진출을 결정한 데에는 어떤 숨은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는 기존 PC통신과 같은 단순한 DB서비스를 지양할 것으로보인다.LG전자가 PC통신 사업에 진출키 위해 한국IBM과 손을 잡은 배경을 보면 이런 예상에 힘이 붙는다.
LG전자의 이번 PC통신 참여 결정은 크게 두 가지 포석으로 풀이될 수 있다.
게임SW 판매 등으로 펼쳐오던 기존 멀티미디어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게 일차적인 포석이다.즉 PC통신을 기반으로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이를 대중화하겠다는 의도다.더 나아가 LG전자는 이미 업계에 소문이 파다한 천리안 인수"를 위한 대외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또 하나의 포석은 IBM의 통합VAN인 "PEOPLES"를 적극 활용、 현대.삼성에 뒤처진 그룹 VAN을 보강하고 글로벌네트워크에서 한 발 앞서 가겠다는 전략이 다. PEOPLES 는 PC통신망인 프로디지、 글로벌네트워크인 IN、 온라인서비스、I BM VAN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이용한다면 LG는 국제적인 통신망에 한 발 앞서게 되고 현대의 하이밴 등 경쟁 그룹사의 VAN에도 뒤처질 게 없다는 분석을 하고 있는 듯하다.
PC통신이 일반 대중을 직접 접할 수 있고 가장 빠르게 일반 대중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최고의 매체가 될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PC통신 회사를 차려 당장 이득을 얻겠다는 것보다 차후 그룹 전체의 이득을 위한 기반으로 이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즉 이들 대기업은 종합PC통신망을 구성、 이를 일반 대중에 대한 서비스 및홍보수단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그룹 계열사와 협력업체를 결합한 부가가치 통신망으로까지 연장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 업체는 거대한 자본과 멀티미디어 등 컴퓨터와 관련된 노하우 그리고 외국업체들과 제휴 등으로 기존 PC통신 시장에 대한 공격을 파상 적으로 펼칠 것이다.
이에따라 PC통신업계는 대기업이 종합PC통신업체로 변환하는 시점에서 거대한 지각변동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각변동 중 전문가들에 의해 분석되고 있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군이 종합PC통신업체로 업계를 리드해나가고, 기존 PC통신업체와 다른 신규 참여업체가 가입자 층을 특화해나가는 식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즉 포스서브는 성인전용 및 해외서비스로、 나우누리는 멀티미디어로 특화하 고 있고 천리안.하이텔도 타개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LG、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종합PC통신회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PC통신을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시스템을 구성할 자본 력과 이를 운용할 전문인력을 꼽고 있다.
LG、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종합PC통신회사로 나아갈 것이라는 예측은 위에서 밝힌 것처럼 PC통신이 갖는 속성 외에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자본력 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만으로 불가능한 게 PC통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즉 PC통신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새로운 DB를 고안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아이 디어를 가진 전문인력이 이 바닥에서는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3개 대기업이 이러한 고급인력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아직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이는 이들 업체가 현재 기존업체를 상대로 펼치고 있는 인력 스카우트전이 방증하고 있다. <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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