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BC 커뮤니케이션즈 미국 통신시장 최강자 꿈꾼다

미국의 SBC커뮤니케이션즈사가 거듭나고 있다. 과거의 경영호조를 바탕으로보다 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4년 AT&T에 서 분리된 이래 SBC커뮤니케이션즈는 7개 지역벨사 가운데수익성이 가장 높은 업체로 손꼽힌다.

지난해까지사우스 웨스턴벨이라는 이름을 사용해왔던 SBC커뮤니케이션즈는이제 관련업계에서 "돈을 찍어내는 지역벨사"로 통하고 있는데 이는 84년 이후 다른 지역벨사의 주가가 4백61% 오른데 비해 SBC 커뮤니케이션즈는 6백54% 상승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오늘의 이같은 명성이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은 아니다. 87년 14억달러를 지불하고 메트로미디어의 휴대전화부문을 인수했을 당시 SBC의 주가는 폭락했고 업계 관계자들은 SBC를 비웃었다.

메트로미디어의인수와 관련, "당시 많은 사람들의 판단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됐다 고 SBC의 고위 관계자는 말한다. 사실상 이때부터 SBC의 돈찍어내기행진 은 시작된 셈이다.

메트로미디어의 자산은 엄청나게 불어났고 SBC의 휴대전화 시장확대에 매우 큰 도움을 주었다. 텍사스지역을 앞세운 5개주에서 SBC의 휴대전화회선 증가 율은 다른 지역벨사들의 총증가율 3.1%를 능가하는 3.6%였다.

이처럼이익의 3분의 1이 휴대전화및 해외사업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 한 SBC는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결과 90년 콕스 엔터프라이지즈와 공동으로 영국의 케이블TV업체에 5억달 러를 투자했고 이는 현재 9억달러로 불어났다.

다음해 멕시코 텔멕스의 주식을 매입하는데 10억달러를 투입했다. 이것은 가치가 두배 상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페소화 폭락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에서의 SBC의 전화가입자가 급증한 것이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했다. SBC는 현재 중남미 통신시장의 성장에 기대를 걸면서 시장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칠레 VTR인버전스의 주식 40%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SBC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SBC를 포함한 전화업체들은 주력사업인 도시 고객용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통신열기의 전세계적인 확산속에서도 텔멕 스같은 확고한 수익선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SBC의투자전략은 신중한 것으로 업계에도 소문이 나있다. 휴대전화시장보다 더 시장전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개인휴대통신서비스(PCS)의 주파수 연방 경매에서 SBC는 뒷자리로 물러 앉았다. AT&T、스프린트등 다른 업체들이 수 십억달러를 쏟아부을 때 SBC는 4천만달러도 안되는 금액으로 입찰에 나선 것이다. 이 때문인지 업계에서는 SBC가 정보고속도로에서 좋은 차선을 확보하기 힘들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아닌게 아니라 SBC의 정보고속도로에 대한 대비는 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벨애틀랜틱이나 US웨스트등 다른 업체들이 주문형영화 MOD 의 개발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데 비해 SBC는 월트 디즈니사、아 메리테크、벨사우스등과 다소 막연한듯 보이는 오락 프로그램개발정도에 얽매어 있는 실정이다. 또 1천만달러정도를 투자해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텍 사스지역에서 대화형 시험서비스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정보고속도로사업에 대비、SBC가 큰 맘먹고 콕스케이블과 시도한 46억달러규 모의 제휴는 미연방정부가 케이블TV 이용요금을 낮춘 지난해 4월 회장겸 최고경영자 CEO 인 에드워드 휘태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90년CEO에 취임한 휘태커의 사내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SBC커뮤니케이션즈는여전히 지역벨사이다.그러나 사람들은 휘태커가 회사 를 얼마만큼 변화시켰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의뛰어난 경영전략에 힘입어 SBC는 지난해 이익이 14.9%、 매출은 8.7% 증가했다. 2000년까지 SBC의 연평균 성장률은 다른 업체들의 6%를 넘어서는두자릿수를 기록할 것이 분명하다.

SBC의 공격적인 사업전략은 여타 지역벨사들과의 경쟁으로 한층 더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 SBC는 지역전화 시장에 대해 다른 지역벨사들보다 투자규모 를 줄였다. 또한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의 자료에 따르면 SBC는 디지털 교환 기의 설치에 있어서도 다른 업체들보다 느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SBC측의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신중함은 다른 벨사들은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싸움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자사는 영토 지키기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른지역도 마찬가지이지만 텍사스를 포함한 SBC의 서비스지역내에서 대략2 0개의 업체가 보다 저렴한 장거리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SBC가 다른 업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텍사스 주의회는 올가을부터 지역전화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법안을 조만간 통과시킬 예정이다.

심각한상황에 맞닥뜨려진 SBC로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였고 SBC는 자사 기존 네트워크시스템에 멀티미디 어기능을 부가하기 위해 향후 4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또한 SBC는 젊은층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BC산하 연구소 는 35세이하 고객들이 전화업체에 로열티를 적게 내고 싶어한다는 것을 파악 해냈다.이에 따라 마케팅팀이 젊은층 지향의 다양한 패키지서비스를 개발、 이들을 대상으로 제공한 결과 서비스가운데 하나인 음성사서함 서비스의 이용률이 일반서비스에 비해 4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BC는또다른 서비스인 호출자ID서비스의 제공에 나섰다.

이처럼 SBC는 휴대전화부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3만명이 추가로 가입、현재 무선전화 총가입자수는 2백90만명으로 AT&T-매코와 대등한 수준 에 달하고 있다.

SBC계열모빌 시스템즈의 존 스텁카최고경영자는 이같은 성공에 대해 "우리 는 잠재 고객들에게 휴대전화는 전화일뿐 부자들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사실만을 인지시키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SBC로서는 휴대전화의 성공이 다른 부문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라지만 이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SBC가 경쟁에 있어 현재 다른 벨사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으나 경쟁체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 사업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SBC는강타자이지만 힘든 피처는 피해온 타율 관리적 성격의 강타자이다.변 화하는 통신시장 환경속에서 SBC가 온실을 박차고 나올 것인지 업계가 주목 하고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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