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열풍" 러시아 강타

러시아에서 멀티미디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텔레비전을 이용하는유럽방식의 CD-I와 미국방식의 CD-롬이 시장에서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들어 대표적인 CD-롬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모스크바 교외의 미티 노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85달러를 주면 IBM호환컴퓨터로 이용할 수 있는 어떤 CD-롬도 살 수 있다. 진품인지 해적판인지 분간할 수 없는 도스나 윈도즈 에서부터 그래픽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상인들이 고객을 맞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판매되는 제품의 80%이상이 불법 복제품이 라는 것이 한 상인의 귀띔이다.

판매제품 가운데는 중국에서 제작된 불법 외설물들도 많다. 제품의 질은 진품에 떨어지지 않으면서 값이 싸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이 이곳을 들르고있는데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수입된 콤팩트 디스크(CD)도 눈에 많이 띄고 있다.

한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만 수입되는 디스크나 멀티미디어기기의 숫자도 비례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CD-롬의 가격은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는 게상가의 전망이다.

러시아의 콤팩트디스크시장에서 한가지 특이한 현상은 정품뿐 아니라 불법 복제품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소비자들에게 제품보증서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 형성되는 뉴미디어시장에서 신용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콤팩트디스크 수요가 늘면서 또 하나 나타난 현상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표 되는 새로운 게임을 서로 먼저 디스크에 담으려는 이른바 새 프로그램 수록경쟁과 디스크에 담긴 소프트웨어를 러시아어로 바꾸는 노어화경쟁이라고 할수 있다.

콤팩트디스크로 출판사업을 시작하여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는 "미디어 메커닉스 가 15개 프로그램을 최근 노어화했고 다른 신생 CD-롬 출판사들도 원제작사의 허가를 얻어 다투어 CD-롬의 노어화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 들은 현지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누가 먼저 갖추느냐가 이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CD-롬으로 대표되는 멀티미디어는 1985년께부터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일본 소니사가 콤팩트디스크를 보완해서 음향과 영상, 텍스트와 그래픽을 양방향 으로 하나에 담으면서 발전하기 시작하여 90년대들어 세계적으로 뉴미디어로 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유럽은 텔레비전 플랫폼을 이용하는 필립스의 CD-I 가 우세한 편이고 미국과 일본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CD-롬이 강세이다. 필립 스는 자사제품을 유럽에서 1백만개정도 판매했다고 밝히면서 올해 추가로 1백여만개가 더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CD-롬이 CD-I에 비해서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잠재고객인 청소년층이 컴퓨터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CD-롬의 시장전망이 CD-I보다는 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립스 모스크바 지사는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신장을 이룰 경우 미국의 CD- 롬에 뒤진 현상황을 뒤집을지 모른다는 전망아래 판매되는 프로그램수를 2백 개에서 올해는 3백개로 늘리고 러시아에서의 영업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한다. 필립스는 또 CD-I에 담긴 자사의 인기 프로그램을 CD-롬 표준에 맞춰 고치고 CD-I디스크를 개인용 컴퓨터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특별카드를 올해안에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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