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재해 통신대책

95년 1월17일 오전 5시46분 일본 고베시와 효고현 남부일대에서 발생된 지진 으로 5천여명이 사망하고 2만5천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인명피해가 있었으며4 만5천여동의 가옥과 건물이 붕괴되어 30여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이 지진으로 인한 통신시설의 피해 또한 엄청나다. NTT, DDI, 일본텔레컴 및일본고속통신 4개사의 교환기와 전송로 등 중요 통신시설이 파괴되어 9천3백 60여억원의 피해가 발생되었는데 그 피해상황을 시설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장거리통신시설의 경우 철도나 고속도로를 따라 부설된 광케이블 시설들은 피해를 크게 입었으나 M/W시설들은 전혀 피해가 없었고 시내통신 설비의 경우 지상시설이 지하시설보다 80배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리고 시내전화는 28만5천여회선(전체 시설의 3분의1에 해당)이 불통되었으며 피해를 입지 않은 나머지 가입자회선들도 치안, 소방등 재해복구용 통신확보를 위하여 통제되었기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은 상당기간동안 통신불능의 정보고립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진발생 지역의 주민들은 침착, 의연하고 질서를 지키는선진국민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천재지변이나 재해가 발생된 경우 혼란과 무질서속에서 약탈과 강도 등의 범죄가 발생되는 것이 통례인데 그들은 당국 의 지시에 따르고 질서를 유지하였다.

한편 통신사업자인 NTT는 지진 발생후 7천여명의 복구요원과 복구지원장비 등을 동원하여 시내전화 10만회선을 조기에 복구하였으며 KDD등과 협조하여 재해지역 주민들이 무료로 국내.외간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공중전화 등의 통신설비를 제공하였고 재해지역 전화가입자들의 전화기본료와 전용선 사용료를 일정기간 무료로 하는 통신요금 감면조치와 더불어 지진발생지역의 통신인프라 구축을 위해 향후 5년간 약6천4백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재민을 위해서 물과 식량의 수송을 도왔고 직원들 숙소의 빈방을 이재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재해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이런 재해에 관하여 이야기 하기를 꺼려하고 그 대책 또한 소홀히 하는 경향 이 있다. 재해대책이 전혀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재해가 닥치는 경우를 상상 해 보자. 피해발생의 예방이나 최소화 방책이 없는 관계로 피해는 커질대로 커질 것이며 복구계획이 없으므로 복구용 물자등의 준비가 안된 상태이므로 복구 또한 지연될대로 지연되어 극심한 혼란상태가 지속되면서 상상을 초월 하는 많은 문제들이 발생될 것이다.

일본의 지진을 계기로 중요시설들에 대한 재해대책들이 재검토되고 보완되었으면 한다. 재해에 대한 예방과 복구대책은 재해발생이 우려되는 모든 분야에 대해서 검토되고 종합적으로 수립되어야 하며 통신분야에서는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여 피해의 최소화와 복구의 신속을 기하도록 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평상시 운용시설을 다원화해 재해시 피해를 최소화해 한다. 공간을 전달매체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전달매체가 사용되지 않는 무선시설은 케이블 등의 전달매체가 사용되어야 하는 유선시설에 비하여 전파간섭이나 잡음 등으로 인하여 그 통신품질이 다소 떨어지지만 재해시 피해가 적고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평상시 운용되는 전체 통신시설의 10~30%를 무선 화하면 재해시 통신확보가 용이하며, 지상과 지하시설의 비율도 지역여건과 환경조건에 맞도록 적정하게 하고, 지상 또는 지하시설의 구성 루트 또한 2원화 내지 3원화하면 재해시 피해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피해복구용 물자를 확보하여야 한다. 예고없이 닥치는 재해에 대비하여 그 피해복구용 물자를 적정하게 책정하여 비축 관리하는 것은 신속한 복구를 위한 필수요건이다.

셋째, 재해시에 대비한 통신운용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재해가 발생하면 그 상황에 따라 적정한 대응조치들이 취해져야 하며 이런 조치들은 사전에 수립된 계획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인력과 물자동원계획, 통신통제 및 운영 계획 등이 마련되고 이들 계획의 집행과 운영에 대한 훈련이 사전에 이루어진다면 유사시 대응조치와 피해복구가 더욱 원만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