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방적인 통신망 장비시장 개방 요구에 국내 통신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통신업체들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7일 한국측에 교환기 등 통신망 장비의 인증절차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은 한.
미간정부조달분야 협정인 한.미조달협정(ROU)의 기본정신 자체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요구로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5면>더구나 미국측이 AT&T사가 생산하는 5-E2000기종이라는 특정장비의 인증 절차를 생략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정부간 협상 의제로 부적 당할 뿐만 아니라 국산 기종의 구매절차보다 자국 제품의 구매인증 과정을유리하게 해 달라는 것은 "상식 이하"의 요구라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USTR측이 요구한 내용은 88년부터 국내에 공급해온 국설교환기인 5-ESS의 인증내용을 최신 개발 기종인 5-E2000기종에 그대로 적용해 별도의 인증 절차없이 한국통신 구매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골자다.
개량형 교환기 인증은 국내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3월 신청, 올해 9월이면 인증절차를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AT&T의 5-E2000기종은 지난해 11월 에 인증을 신청, 올해중으로 인증절차를 끝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은 AT&T사가 미국을 등에 업고 한국통신의 교환기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통신망 장비를 구매할 경우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제품의 인증 과정 자체를 없애 달라는 것은 부당한 압력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장비 업체 의 한 관계자는 "5-E2000기종은 ISDN.ATM.지능망 무선통신 등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위한 첨단 기능들을 포함, 5-ESS의 개량형 모델의 범주를 완전히 벗어난 제품이며 미국내의 평가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의 한 관계자도 "다른 나라 교환기업체의 시장진입을 훨씬 엄격하게 규제하고 신기종 교환기 제품에 대한 인증 과정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측이 한국측에 인증절차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스웨덴의 교환기 업체인 LM에릭슨사가 미국 교환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3년6개월 동안 3백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했다는 사실은 미국 통신망 장비시장의 비관세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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