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속철도공단이 최근 실시한 경부고속철도 열차무선시스템 입찰에서 미 모토롤러와 LG전자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안한 디지털 방식의 첨단 주파수 공용통신시스템(TRS)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LG그룹은 최근 LG정보통신이 상용화에 성공한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디지털이동전화 시스템과 함께 무선통신기술의 양대 기둥으로 지칭되는 TRS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포착해 국내 무선통신 산업의 선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선 가시적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주로 가전.컴퓨터 등 단말기술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LG전자의 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측면이다. 다시 말해 LG전자로서는 지금까지 최대의 아 킬레스건으로 지적돼온 정보통신분야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기회를 잡은 것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정보통신부문의 노하우면에서 영원한 맞수인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때문에 차세대 멀티미디어 산업인 개인휴대단말기(PDA)등 통신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항상 한 템포 늦은 투자행태를 보여왔다.
열차무선시스템 우선 협상당사자로 선정되자 마자 올해초 단행된 금성통신흡수 합병은 성공적"이라는 재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열차무선 시스템 공급권 확보를 계기로 최근 태동기에 접어든 국내 TRS 장비 시장에서 경쟁업체보다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가전업체로 이미지가 굳어져온 LG전자가 종합정보통신 업체로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게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번 입찰에 LG전자가 부계약자로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기대치가 이처럼 높은 것은 고속철도공단이 입찰 조건으로 내세운 "기술이전" 내용 때문이다. 모토롤러-LG컨소시엄이 공단측에 제출한 입찰 제안서(RFP)는 시스템 공급전까지 모토롤러가 LG측에 시스템의 핵심기술 대부분을 이전하는 한편 전체 공급 물량의 60%정도를 국내 생산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의 무선통신기술을 가진 모토롤러사로부터 첨단 디지털 이동통신 핵심기술을 손쉽게 이전받을 수 있다는 것은 총 1억달러라는 공급 예상금액 의 액수보다도 훨씬 "매력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미 모토롤러-LG전자 컨소시엄이 제안한 TRS시스템의 특징은 한마디로 최고시속 3백50km의 고속 주행시에도 통화의 단절이 없이 음성통신과 데이터통신 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8백MHz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디지털T RS방식으로 일반적인 환경에서뿐만 아니라 터널이나 산악지대같은 악조건에 서도 통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입찰의 조건이다. 좌석 1천여석이 넘는 고속전철의 운행상황, 열차의 장비점검상태, 고장발생 등 열차운행상의 중요한 정보들을 중앙센터와 송수신하고 운행관계자들과 동시.그룹.개별.비 상통화가 가능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모든 기능들이 아직까지 국내 무선통신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고 난도의 기술이라는 점에서 LG전자의 이번 "베팅"은 대단히 성공적이라는 총평이다. 어쨌든 LG그룹은 이번 일을 계기로 디지털 TRS와 디지털이동전화기술이라는 신종무기로 무장한 LG전자-LG정보통신의 쌍두마차를 앞세워 세계적인 무선통신 기업으로 성장할 기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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