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세계무역기구)출범으로 "개방"과"경쟁"이 상존하는 세계무역환경 속에서통상활동은 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영활동이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췄다하더라도 외국업체들의 반 덤핑제소등 통상관련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치열한 국제적 "이해관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은 그동안 이 부문의 저력을 키우는데 소홀했던점을 부인할 수 없다. 날로 급증할 외국업체의 반덤핑제소에 대비, 능력있는 통상전문가를 양성하는 기업들이 적었던 셈이다.
가전3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전자업체들이 미국, 유럽, 중남미 지역 전자업체 들의 반덤핑제소에 번번이 고율의 덤핑관세를 물고 반덤핑제소 움직임만 있어도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전자 업체들은 통상문제, 좀더 구체적으로 외국업체들의 반덤핑제소등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었다. 실제 반덩핑제소에 대한 사전정보조사나 막후교섭등에 전념하는 적극적인 통상활동보다는 외국업체들의 반덤핑제소에 대해답변서를작성하는 소극적인 대응에 주력해온게 사실이다.
지난해 3월 1일로 종료된 한국산 VCR에 대해 필립스의 자회사인 IR3사가 다시 반덤핑제소한 것이나 아르헨티나가 91년에 조사했던 컬러TV에 대한 덤핑 관세를 지난해 11월부터 부과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 아르헨티나정부가 BGH사의 한국산 전자레인지에 대한 반덤핑제소를 받아들여 조만간 실사를 벌이기로 한 것도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대응력을 시험 하는 사예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가전3사를 비롯 전자업체들이 외국업체들의 반덤핑제소에 대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구적인 관점에서 통상전문가 양성 에 대한 투자나 계획이 부족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30여명의 통상팀을 구성, 해외현지법인을 통해 각종 반덤핑 제소 관련정보를 접수하고 있다. 일본의 마쓰시타, NEC등 업체의 반덤핑제소 등에 대한 통상활동을 사례연구로 조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전문가 인력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만들지 못했다.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기존 통상팀의 요원들이 6개월정도 OJT(직장내 훈련)교육을 하는게 고작이다.이 회사 통상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체계적인 교육보다는 실무경험에 의한 통상활동에 안주해온 게 사실이었다"고 지적했다.
LG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통상지원팀의 인원도 10명정도이고 이들의 경력도 10년안팎으로 경륜이 짧다. 모든 요원들이 세계각국의 각종 통상정보 를 수집하고 분석하기보다는 눈앞에 떨어진 반덤핑제소에 대한 보고서작성에 여념이 없다.해외의 관련법규나 제도를 자세하게 파악하는데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형편이다.
가전3사의 반덤핑제소에 대한 대응력은 다른 중소기업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대부분의 중소 전자업체들은 통상관련업무를 전담하는 전문가가 아예 없는 실정이다. 외국업체의 반덤핑제소가 가시화되면 국내외변호사에게 위임하는게 보통이다.
그결과 전자수출대국인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이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최근 들어 중남미국가들에게까지 덤핑제소를 당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의 통상업무를 측면지원하는 정부차원의 통상전문가 양성프로 그램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전문가양성프로그램은 고사하고 전자분야에 정통한 통상전문가도 없고 그나마 잦은 인력이동으로 일관성있는 정책수행에도 어려움이 많다. 이같은 상황 에서 다양하고 전문화되고 있는 외국전자업체들의 반덤핑제소에효과적으로대응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80면대 호황일때 향후 무역마찰을 예상, 소수라도 능력있는 통상전문가를 양성했더라면 급증하는 반덤핑제소등에 탄력 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삼성전자의 최군식통상팀이사는 통상전문가의 양성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일본과 대만을 꼽는다.
"일본의 경우는 민간 통상전문가양성기관으로 하여금 많은 통상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대만은 정부가 통상전문가 양성기관을 설립해 연간 1백명이상의 통상전문가를 집중양성하고 있습니다" 최이사는 우리나라도 국가차원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프로그램에 의한 통상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뒤늦게나마 통상산업부가 한국무역협회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제무역연수원 을 활용, 민간분야의 통상전문가양성을 적극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국제통상협력을 주도해 나갈 "세계통상지도자양성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에 발맞춰 통상팀에 정원보다 10% 많은 인원을 확보, 언어교육을 포함한 실무위주의 통상교육을 집중실시할 계획이고 LG전자는 기존 통상지원팀의 요원들을 해외대학에 위탁교육을 실시, 전문가로서 자질을 높여갈 방침이다. <금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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