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가 "세계화 원년"을 맞아 신년 벽두부터 의욕적인 청사진을 내놓고 공격적인 경영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활황세를 바탕으로 올해는 세계제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망분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마련,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주요업체들의 신년구상을 차례로 들어본다. <편집자 주> 금성사는 올해를 "제2의 혁신 원연"으로 설정했다. 유연하고 자율적인 조직 을 바탕으로 과감한 변혁을 이룩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한 금성사의 올 경영과제는 하이미디어등 전략사업의 기반구축과 세계화추진 의 가속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전은 물론 하이미디어, 박막트랜지스터 TFT 액정디스플레이(LCD), 컴퓨터, 통신등의 사업을 강화하고 세계화를 힘있게 추진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신가전제품과 환경규제대응제품 개발에 주력, 히트상품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개방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취지이다.
금성사가 계획하고 있는 총매출액은 지난해의 5조3천억원보다 22.6%늘어난6 조5천억원, 총투자금액은 8천5백억원에서 41.2%늘어난 1조2천억원, 그중 순수 연구개발분야에는 모두 5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금성사의 이헌조 회장을 만나 새해 포부와 경영전략을 들어본다.
*새해를 맞아 전자업계에 거는 기대와 전망부터 먼저 말슴해 주시지요.
-금성사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자업계로서는 새해가 경쟁기반을 닦는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부터 WTO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새로운 무역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도 시장개방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어려운 면도 없지 않으나 그동안 해외시장개척에 주력해온 전자업계로서는 다소 유리한 입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에 힘입어 올해에는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시장개척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어려운 점도분명 있습니다. 우선 시장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격화되고 금이와 원자재 값의 상승으로 제품의 원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올해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일본등 선진전자업체들이 의도적인 견제를 위해 IC칩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핵심부품을 수급조절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전자업체들이 핵심 IC칩 개발을 비롯 핵심부품의 국산화에 투자를 늘려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제품개발 에 적극 나서고 있어 올해의 전자업계는 힘찬 발전이 기대됩니다.
*금성사가 올해 새롭게 펼칠 사업은 어떤 게 있나요.
-지난해 이미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습니다만 올해에는 하이미디어 사업을 보다 활성화할 작정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64비트 3DO 게임기, 포터블 CD-I, 4배속 CD-ROM 드라이브, 멀티미디어 PC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관련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구미 박막트랜지스터 TFT 액정디스플레이(LCD)양산 공장준공을 계기로 TFT LCD 사업 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NON-CFC냉장고등 환경관련 제품개발에 주력할 것입니다. 그동안 하드웨어제품중심의 사업을 소프트웨어위주로 전환하는 것도올해의 중요한 일입니다.
*하이미디어사업의 경우 오래전부터 전략사업으로 설정해 전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상당한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만.
-금성사는 멀티미디어를 하이미디어사업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우선 금성사 가 하이미디어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하이미디어사업이 다가오는 21세기의 인간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발전가능성이 높은 성장 유망산업이지요. 이뿐인가요. 해마다 6~7%정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긴하지만 전반적으로 보급률 한계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전산업이 성장한계에 직면했다는 점도 금성사의 하이미디어사업추진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인데 멀티미디어사업이야말로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이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멀티미디어 산업은 신사업으로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일본등이 모두 같은 출발점에 서있을 뿐아니라 오랜 노하우의 축적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동등한 경쟁 을 펼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창의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상당한 수준에 오를수 있는 여지가 많은 사업이지요.
*하이미디어사업 못지않게 TFT LCD사업에 대한 관심도 대단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TFT LCD분야에서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는T FT LCD 디스플레이의 수요변화, 즉 시장동향이나 수요상황에 주목해야 합니다. 둘째는 생산수율을 끌어올려 비용면에서 얼마만한 경쟁력을 확보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세째는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설계기술의 확보와 자기고유 의 시설 및 핵심부품개발입니다.
이 가운데에는 기업체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국가산업전체 의 발전에 의해 해결되는 것도 있습니다. 또 어떤 것은 일본과 같은 선진기업에 지원을 요청해야 되는 것들도 있어요.
금성사는 지난 92년 국내최초로 4인치 TFT LCD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5.6 인치, 9.5인치, 12.1인치 제품을 개발해 선진수준의 TFT LCD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작년 8월에는 일본 알프스전기와 합작으로 총 1백억엔을 투자해 일본 현지에 합작 법인을 설립, 최첨단 기술인 UCT(Ultra Cl-ean Technology)를 바탕으로 고율화.고정세.저가격의 세계 최고수준의 TFT LCD를 개발하는 기반을 구축해 놓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TFT LCD를 본격 양산.판매할 계획입니다. *TFT LCD이외에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기술개발분야는 어떤게 있는지요.
-그걸 다 가르쳐 드릴 수는 없지요. 몇가지만 밝히지요. 우선 그동안 별성과 가 없었던 통신기기 기술, 특히 네트워크에 대한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또한 환경문제와 관련된 NON-CFC 컴프레서와 ASIC칩의 기술개발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입니다.
*금성사는 해외시장진출에서 삼성전자의 복합전자단지 건설과는 다른 해외 투자의 특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복합단지를 만들어 집중경영을 하는 것이나 지역별 특화전략을 써서 분산경 영을 하는 것에는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율경영이나 전문성을 강조하는 측면, 지역적인 현지시장 특화요인그리고 적합성 등 여러가지 요인을 종합분석할때 금성사로서는 특화전략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생각입니다.
*금성사는 지난해 수출부문에서 흑자를 낼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는데요.
-그렇습니다. 지난해 금성사의 수출호조는 대단했어요. 지난해의 수출실적은 약 36억달러로 추정됩니다. 이는 93년에 비해 25%신장된 것입니다. 말이 36 억달러지 전자제품 단일품목으로 이만큼 수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해외 히트상품 창출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죠. 이를 테면 북미지역에서 멀티웨 이브 전자레인지가 인기를 얻었으며 아주지역에서는 퍼지냉장고, 인도에선 게임기와 VCR, 중동과 아프리카지역에선 대형 컬러TV 등이 히트상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결과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해외시장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세탁기와 냉장고는 칠레.싱가포르등 전세계 7개국에서 20~3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면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컬러TV의 경우는 이집트에서 8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타의 추적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VCR가 페루 등지에서 시장점유율 30%정도로 톱브랜드의 위치를 지키고 있으며 전자레인지는 미국 소비자연맹에서 발행하는 유력잡지인 컨슈머리포트지에서 "베스트 바이" 상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요.
이러한 성과는 철저한 밸류위주의 경영과 생산성제고를 위한 노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해외투자나 수출확대 못지 않게 국제감각을 갖춘 전문가양성도 중요하다고여겨집니다. 금성사도 글로벌 인재양성계획을 세워 놓고 있지요.
-전자업체의 글로벌 인재양성프로그램은 사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수 있지요. 따라서 이번 정부의 세계화추진은 전자업체들의 글로벌 인재양성 을 더욱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금성사는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우선 현지화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지책임자와 현지에서 3년이상 근무한 파견사원이 함께 현지상황에 맞는 교육계획을 수립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현지 환경변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현지인으로 하여금 동기부여를 갖도록 하기 위해 현지인사장제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현재 파견사원과 현지채용 일반사원별로 구분되어 시행되고 있는 인사제도를 통합.운영하는 동시에 현지에 인재개발위원회를 발족, 우수 한 현지 채용 일반사원을 집중육성할 방침입니다.
임직원들의 국제관행을 체질화하기 위해 해외 현지대학과 연계한 해외연수 실시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적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지역전문가제도를 확대 실시할 계획입니다.
*화제를 좀 바꿔 보겠습니다. 경쟁업체인 삼성전자가 반도체분야에서 벌어들인 돈을 가전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계열사인 금성일렉트론 등을 합병할 계획은 없습니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기업은 나름대로의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활용해 경영하는게 기본아닙니까. 금성사는 가전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금성일렉트론의 합병문제를 현재 구체 적으로 밝힐 사안이 아닌 것으로 여겨집니다. 참고로 금성사는 현재 금성일 렉트론의 지분을 59.69%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밝힐 수 있습니다.
*금성사는 자율경영을 실시하여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몇년동안 경영혁신활동을 통해 밸류게임(질의 경영)을 추진하면서 확신을 얻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사원 이나 관리자가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고객을 대할 수 없으면 고객대응을 탄력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고객에게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데 윗사람의 눈치를 봐가면서 일처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조직 운영의 기본 정신을 아랫사람한테 충분히 권한을 부여하는데 두고 있습니다.
금성사의자율경영은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공 적인 자율경영에 대한 임직원들의 기대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자율경영체제 이후 매출과 수익성이 대폭 늘어난 것이라든지 품질과 생산기술력이 선진수준에 도달한 것 등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금성사가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는 어떻습니까. -몇년 해보니까 아주 효과가 커요. 매년 경영성적이 좋아지고요.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졌습니다. 그렇다고 만족하거나 자만하지는 않습니다. 금성사가 존속하는 한 이 부분에 대해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고객 을 위한 가치창조"는 단순한 고객중심의 전략이 아니고 금성사의 경영이념입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에 대응해 무슨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까. -우리나라 전자업계로서는 일년 앞으로 다가온 유통시장의 완전 개방이 발등 의 불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 전자업체들은 단순히 유통시장의 완전개방 에만 대응해서는 안됩니다. 10년후가 될지도 모르지만 원화가 평가절상돼 환율이 3백원대 1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거기에 맞추어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수 있는 그런 경영체질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대응하기 위해 금성사는 이미 "바이폴로전략"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이폴라 전략이란 제품의 양극화를 의미합니다. 말하지면 아주 고기 능의 고부가가치의 제품과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값싼 제품을 동시에 준비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한다는 것이지요.
*새해를 맞아 정부나 업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자업계는 개방사회에 대비해 체질강화에 더욱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조금 더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하나는 모든 것이 위에서 천편일률적으로 통제하는 사회가 아니고 부문별로 자유화되는 사회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세번째로는 우리가 경제적으로만 성장함으로써 세계적으로 평가받는것이 아니라 문화사회로서도 세계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나 업계가 노력해나가야 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금기현 기자>
경제 많이 본 뉴스
-
1
살상 드론 앞에서 마지막 담배 피운 러시아 군인 [숏폼]
-
2
비상계엄 해제 '숨은 공로'···국회 표결 시스템 관리 직원들도 그날 담벼락 넘었다
-
3
만 5세 무상보육 예비비로 국가 지원…교부금법 개정은 보류
-
4
[뉴스줌인]네이버클라우드, '소버린AI' 역량 입증…글로벌 대항마로 부상
-
5
[탄핵정국]한총리 “비상계엄 선포 일관되게 반대…끝내 막지 못해 자책”
-
6
단독현대차, 20년 만에 '新 1톤 트럭' 개발…2027년 생산
-
7
SK하이닉스, 'AI 반도체 패키징' 신사업 추진
-
8
네이버클라우드, 공공 최대 한수원 'AI사업' 수주
-
9
김재섭 “尹 탄핵 찬성”…국민의힘에 당론 채택 촉구
-
10
野, 12일 두 번째 尹 탄핵안 발의…“새 내란 사실 추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