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EMI 검정제도 이대로 좋은가(중)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기기의 오동작이 전자파장해(EMI)에 의한것으로 알려지면서 EMI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미 항공기 기내에서는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자파로 인해 피해를 받을 지 모른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주민들은 도심지역에 변전소를 설치하지 못하게 한다. 또 건물 주변의 송전선 이설 요구가 급증하고 있으며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동통신 기지국을 설치하지 못하는 것도 다반사다.

이같은 현상은 관련기관이 전자파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전자파장해 검정 제도등을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기때문에 빚어지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전자파장해 검정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보다도 검정 대상품목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현행 규정상 장해검정을 받아야하는 제품은 체신부장관이 고시한 품목에만 한정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고시된 25개품목 이외에 전자파장해를 일으킬수 있는 대부분의 제품이 검정을 받지 않고 있다.

수입품도 마찬가지다. 전자파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많은 제품들이 수입되면 서도 이중 일부 품목만 검정을 받으면 된다. 이같은 점은 검정제도가 실효성 을 발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파환경이 악화되는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체신부와 공진청 등 정부의 2개부처가 이 업무를 주관함에 따라 발생되는 부작용이다. 이들은 서로 주도권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이에따라 업무가 중복되거나 이원화돼 있다.

전자파장해검정에 대한 주관부처는 체신부다. 전파법이 그 근거다. 그러나 공진청도 관계돼 있다. 전자파장해검정규칙 제5조의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의해 형식승인을 받은 제품은 전자파 장해 검정 대상기기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2백60여 품목에 대해서는 형식승인 시험에 포함된 전자파장해 시험으로 별도의 검정을 받지않아도 된다.

그러나 전기용품의 형식승인은 일정 범위내에서는 1개의 제품에 대해서만 형식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전자파의 발생 특성상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전자파장해 검정제도를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의 경우 안전에 관계된 부문과전자파장해 부문을 완전 분리하여 안전부문은 민간기관인 UL이 맡고 전자파 장해부문은 정부기관인 FCC가 맡아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질적인 장해검정 및 사후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형식적인 검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외국의 경우는 검정승인 과정에서 일정한 기준을 정해 해당제품에 대한 확인시험 및 지정시험기관의 신뢰도 평가를 철저히 실시,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 은 승인을 받을 수조차 없다. 또 승인받은 제품에 대해서도 사후 확인시험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승인받은 대로 생산 및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강력 한 제재조치가 따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검정 신청서류에 승인받는 제품의 기술적인 사항이나 제품사진 등이 전혀 포함되고 있지 않아 검정받은 제품과 기술적으로 변경된 제품이 판매되어도 확인할 방법이 없으며 사후관리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상당수 업체들이 사후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승인시험을 받을 시료제품에 대해서는 전자파장해 대책을 충실하게 세워 승인받고 있으며 승인만 받고 나면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등을 이유로 제대로 장해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전자파장해 지정시험기관의 부실화와 전자파를 줄일 수 있는 관련부품산업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에서 시행할 예정인 전자파내성 분야에 대한 기술기준 및 시험 방법등에 대한 국내의 연구 및 대응은 요원한 실정이다.

전자파는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이 확산돼 전산실 근무를 기피하거나 전파 관련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것은 전파환경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원 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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