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스마트 하이웨이"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최근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교통부가 7개년 사업으로 발표한 이른바 "스마트 하이웨이" 프로젝트란 자동화된 첨단 고속도로 주행시스템을 전국적으로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지 않고도 컴퓨터 통신망을 통한 운전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자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 고속도로 차선과 분리된 별도의 차선을 두고 도로변에는 교통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 무선으로 차량제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컴퓨터 를 설치하며 항공 관제소와 같은 별도의 지역별 제어센터를 두도록 했다.
또 개별 차량들은 다른 차량이나 도로변 컴퓨터와 무선 데이터통신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
계획 실현을 위한 일정표는 오는 97년까지 실현성 여부 등 사전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2000년까지 20대 가량의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시험 차선을 건설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른 소요 재원은 2억달러로 이중 80%를 연방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제너럴모터스(GM)사를 주축으로 한 전미 고속도로 자동화시스템 컨소시엄 NAHSC 이 맡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이같은 "스마트 하이웨이"구축 계획에 대해 미국내 여론이 찬반 양론 으로 갈려 논쟁이 일고 있다고 근착 비즈니스위크지는 전하고 있다.
"스마트 하이웨이"지지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교통 사고를 없애고 체증을 완화시켜 차량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배기 가스를 감소시키는 등 교통 및 그와 관련된 환경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은 또 "스마트 하이웨이"가 컴퓨터를 통해 정밀하게 제어되는 고속도로 라는 점을 들어 불필요한 차간 거리를 줄임으로써 도로 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도로 활용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또다른 고속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줄일 수있다는 것으로 "스마트 하이웨이"가 재원 낭비라는 일부의 반박에 대한 반격논리가 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선 컴퓨터화된 고속도로와 자동차를 추구하는 "스마트 하이웨이 야말로 미국이 추구하는 "정보 고속도로"의 참모습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 하이웨이"의 비판자들은 계획 자체의 실현 가능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기초 기술과 상용 기술의 중시론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 것으로 보이는 비판론의 핵심은 유럽이나 일본 등 경쟁국이 현실적인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있는 것에 비해 "스마트 하이웨이"는 유토피아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비판론자들은 이런 발상이 과거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이 기술 개척자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매를 경쟁국에 안겨줘야 했던 뼈아픈 전철을 되풀이 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운전자 "대체"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는동안 경쟁국들은 보다 현실적인 "보조"시스템 분야에 투자를 확대해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획득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유럽과 일본이 현재 미국보다 내비게이션(운항)시스템 등에서 앞서가고 있는 현실은 이들의 주장이 단순히 엄살만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이같은 원칙적인 문제와 함께 구체적인 문제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원 조달의 문제다.
"스마트 하이웨이"프로젝트 자체의 투자비는 2억달러지만 실제로는 주간 고속도로를 건설하자면 5천마일당 7백5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
이같은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라도 "스마트 하이웨이"를 구축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 등의 풀기 힘든 문제가 놓여 있다는것이다. 비판론자들은 기술면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레이더와적외선 센서, 컴퓨터 기술 등의 발달로 이론상으론 "스마트 하이웨이 구축이 가능하지만 그것을 현실화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은 그 한 예로 64개의 컴퓨터와 전자 눈 역할을 하는 5천5백개의 CCD(고 체촬상소자), 3백여개의 무선 수신기, 60여개의 바코드 스캐너 등을 연계,수 화물 정리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오동작이 많아 상당한 불편을 야기시킨 덴버 국제 공항 사례를 들고 있다.
더욱이 덴버 국제 공항의 경우 시스템구축 길이가 21마일에 불과한데다 시스템이 오동작을 일으켜도 인명 사고의 위험이 없지만 "스마트 하이웨이"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어느 한 곳의 결함이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특수성에 비추어 완벽한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그것을아직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지지론과 비판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스마트 하이웨이"프로젝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나 미국 산업정책의 기조 변화에 영향을 받을것임은 분명하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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