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김동호)의 영화심의를 둘러싼 영화계와 공륜간의 마찰이 갈수록 증폭돼 근본적인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영화 "해적"의 과잉삭제 시비를 둘러싼 갈등, "삘구"의 심의거부 움직임, 만화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의 심의보류에서 비롯된 형평성 논란 등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공윤과 영화계간의 관계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박성배 감독이 만든 "해적"의 과잉삭제 시비를 둘러싼 영화사와 공윤간의 갈등은 급기야는 공윤이 "해적"의 제작사인 영화기획정보센터(대표 임상수)를 고소하는 사태로까지 파문이 확산됐다. 더욱이 문화체육부도 심의를 받지 않은 영화의 무단상영을 이유로 영화사를 3개월간 영업정지시킬 방침이어서 대립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유진선 감독의 "삘구"를 둘러싼 갈등도 심각하다. 공윤은 영화속의 고등학생 의 교내 흡연 모습, 여학생 납치 및 성폭행 장면, 집단 패싸움 장면 등을 자진삭제 또는 단축하지 않으면 심의를 내줄 수 없다며 심의를 반려했다.
이에대해 감독은 건전한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의 지엽적인 묘사를 문제삼아 가위질을 하게되면 영화전체의 흐름이 깨지고 작품성도 크게 손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감독은 심의 반려된 필름을 그대로 극장에 붙이고 공윤이 고발할 경우 공개토론회를 통해 심의의 공평성 여부를 관객들에게 심판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악몽"의 심의보류도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윤은 규 정상 만화영화는 "연소자 관람가"등급이 아니면 심의를 내줄 수 없으며 문제 의 영화는 일부 국민학생이 보기에는 부적합한 장면이 있다는 이유로 심의를 보류했다. 그러나 수입사인 디즈니사는 국내 만화 영화 "블루 시걸"에 대해서는 "연소 자관람불가"등급으로 심의를 내줬으면서도 비현실적인 규정을 들어 심의를보류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즈니사는 조만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질의서를 문화체육부와 공윤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처럼 공윤의 심의를 둘러싸고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공윤에 대한 영화계의 불신감이 매우 높은데다 지존파 사건이후 심의가 너무 경직돼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심의의 공정성에 의문이 생기면서 공윤이 영화계의 불신을 받게 되고 이에따라 영화인들이 심의결과에 선뜻 승복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또 지존파 사건이후 폭력과 반사회적인 장면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면서 이전에는 허용되던 장면도 잘려나감에 따라 영화인들의 심의에 대한 반감이 더욱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들이다.
영화관계자들은 공윤심의와 관련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현재 관료기구적 성격이 강한 공륜을 순수민간 단체로 만들어 전문가들이 독립적으로 심의할 수 있게 하고 등급제 실시 등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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