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음악CD시장에 가격파괴 조짐

일본 음악CD(콤팩트디스크)시장의 가격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엔고에따라 수입품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할인판매점이 CD를 새 주력상품 으로 내세우면서 가격저하현상이 두드러 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전에 거의 없었던 일본노래 CD의 저가판매도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CD는 2년간 제작업체들이 소매점의 판매가격을 규제할 수 있는 재판 매가격유지제도에 지정된 상품이지만 유통분야에서 시작된 저가화의 물결에 레코드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가격파괴의 조짐은 점점 심화되는 양상이다.

도쿄 간다지역의 한 할판점. 신제품은 20% 할인, 기타 CD는 10% 할인판매 한다. 매장내에는 "더 할인합니다. 슈퍼디스카운트 프라이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10월 25일 발매된 한 인기가수의 새 앨범 "파머시"는 정상가격 3천 엔보다 5백엔이상 낮은 2천4백50엔에 팔리고 있다.

도쿄내에서 할판점을 운영하는 키무라야도 신제품을 포함한 CD 전제품을 10 % 할인판매하고 있다.

할판점에 있어 CD가 주는 매력은 젊은 층을 끌어 모으는 효과. 가전제품이나 시계만 취급하면 고객이 남성으로 편중된다. CD를 갖추면 젊은 여성들도 온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한다.

오사카에서 2개 할판점을 갖고 있는 에르그는 항상 3만장의 재고를 갖추고있다. 신제품은 정가지만 기타 제품은 20% 할인 판매한다. "하루 평균 4백~5 백장 팔린다. 많은 날은 6백장이상 팔린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대형 전문점 에 맞먹는 판매량이다.

이처럼 할판점을 중심으로 CD의 저가판매가 불붙기 시작한 것은 최근 1, 2년 새의 일이다. 광고물이나 소문을 통해 이제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고있다. 저가화의 물결은 서양에서 수입된 CD의 증가가 발단이 되고 있다. 90년경부 터 대형 외국계열의 레코드점이 잇달아 일본에 진출, 국내제품보다 1천엔 가까이 싼 수입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들 외국 레코드점은 최근들어 도쿄로 수학여행온 고교생들의 최대관심거리로 이야기될 만큼 인기가 높다.

이같은상황에서 최근 CD의 저가화는 지금까지 "성역"으로 여겨졌던 일본가요CD로까지 번지고 있다.

수입제품과의 경쟁때문에 일본레코드회사들이 발매하는 서양음악CD의 가격은 2천3백~2천5백엔이지만 일본음악CD의 가격은 2천8백~3천엔으로 높았다. 때문에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10~20%의 할인판매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종래 일반 레코드점에서 일절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던 것은 CD가 독점 금지법에 규정된 재판매가격유지제도에 저촉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체 들만 소매가격을 지정할 수 있다. 단 2년전에 시한재판제도가 도입돼 발매후 2년이 지난 CD는 가격지정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대부분의 일반 매장은 기한넘은 CD도 싸게 팔지 않았다.

이의 배경에는 판매점과의 거래형태가 있다. 가격설정의 자유를 포기하는 대신에 판매점은 팔다 남은 상품을 반품할 수 있다. 도매가격은 소매가격의 70 %정도나 돼 판매점의 이익은 많은 편이 아니다. 즉 판매점들은 이익을 줄여 가격을 인하하는 것보다 남으면 반품하는 안전한 거래를 해 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오랜 상관행이 가격저하의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에르그는 인기 타이틀을 반품없는 조건으로 도매업자로부터 대량 구입, 저가화를 실현한다. 게다가 가격붕괴를 염려하는 레코드회사들도 매출 을 유지하기 위해서 할판점의 공급원인 도매업자들의 주문에 응하는 경우가있다. 외국계열 판매점과 할판점의 저가공세에 기존 레코드점들도 변화를 보이고있다. 대형판매점 신세이도(신성당)는 금년부터 수입품의 판매를 본격화하고재판완료상품의 가격도 인하하고 있다. 이 결과,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힌다.

"음악은 문화 그자체. 아무렇게나 싸게 팔 수는 없다"고 많은 레코드회사관 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한번 흔들린 가격질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쉽지않다. 게다가 CD 1장을 10~15달러면 살 수 있는 미국에 비해 일본의 가격이 훨씬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일본CD시장에서의 저가화물결은 시장확대를 위해 레코드회사가 능동적으로가 격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요구인지도 모른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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