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자리잡고 있는 사무실이나 컴퓨터 통신으로 고객들의 주문을 받고공장의 재고를 확인하는등 컴퓨터화된 업무처리는 비단 대기업들만의 특성이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정보화의 물결이 가정을 넘어서 소규모 업체들에까지 번지 고 있다. 종업원 수나 매출 면에서 대기업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작은 규모의 업체들도 컴퓨터를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꾀하는 정보 혁명의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에 대해 10여년전 대기업들이 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해 컴퓨터 도입을 서둘렀던 것에 비유하며 정보화가 대기업들이 밀집된 번화가를 넘어서 변두리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 자영사업자연합 집계에 따르면 지난 85년 소규모 사업체들 중에서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25%에 불과했으나 90년에는 67.5%로 크게 늘어났다. 그리고 92년 이후에는 이들의 컴퓨터구입 비율이 14%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정보 기술이 업무 효율화에 크게 기여한다고 믿고 있어 앞으로컴퓨터 활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쿠퍼스 앤 드 리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업체들은 향후 1년내에 평균적으로 매출 의 8.7%를 컴퓨터등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들에 비해 한층 높은 수치로 이들이 최근들어 정보화에 얼마나 관심을갖는가를 보여준다.
소규모 업체들로 번지고 있는 이러한 추세는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제조업 에서부터 출판, 유통, 서비스 부문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를 활용해서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데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공구제조업체인 미카나 매뉴팩처링사는 연간 매출이 2백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기업이다. 그러나 업무의 정보화라는 측면에서는 대기업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이 회사의 사장인 마이클 알라워스는 영업을 위해 고객을 찾아 나설때 잊지않고 랩톱 컴퓨터를 들고 다닌다. 현재 재고 상태와 작업중인 제품에 대한 모든 현황을 알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상담이나 주문에 보다 정확한 정보 를 제공할수 있다. 이것은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 하기도 한다.
고객들의 주문내용은 즉각 제조부문으로 전해진다. 또한 회계 프로그램은 작은 기업이지만 각 부문에서 얼마만큼의 이익이 나고, 얼마만큼의 경비를 지출했는지 꼼꼼하게 챙겨준다.
미카나 매뉴팩처링이 특별하게 정보화에 대한 마인드가 앞섰기 때문이 아니다. 알라워스 사장은 자동화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선택 이었다고 강조한다. "지난 불황을 이겨낼수 있었던 무기가 바로 정보화였다 고 말했다.
2년전 설립된 아동도서 출판사인 애스펀 프레스사 또한 주문과 결재에 모두 전자통신망을 이용한다. 매출 1백만달러 규모의 아직은 작은 기업이지만 컴퓨터를 갖춰놓지 않으면 유통상인 대기업들과 거래를 하기가 어렵다. 애스펀 의 주요 거래선인 J C 페니사나 딜러드 백화점등은 모든 업무를 전자 통신망 을 이용해 처리하기 때문에 애스펀이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고는 업무처리가 거의 불가능하다.
소규모 업체들이 정보화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싼 가격에 컴퓨터와 통신 기술을 활용할수 있기 때문. PC 시장에서의 극심한 가격 경쟁 여파로 정보화에 드는 비용이 과거에 비해 한층 낮아져 소규모 업체들 에서도 부담없이 이용할수 있게 됐다.
또한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달로 업무 자동화에 크게 도움이 되면서 사용하기편리한 제품들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 것도 정보화 흐름을 구석구석으로 확산 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처럼 소규모 기업체들사이에서 컴퓨터 열풍이 번짐에 따라 컴퓨터 업체들 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1천5백만개 정도로 추산되는 미국의 소규모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가정용 PC시장 " 이후에 가장 커다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일찍부터 이 부문에 관심을 가져왔던 IBM은 올 한해동안 8회에 걸쳐 전국적 으로 소규모 기업체들을 위한 기술활용 세미나를 개최해 기업을 운영하는 예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5월에 열린 첫 세미나에는 루이 스 거스너 회장이 직접 참가하기도 해 IBM이 이 분야에 기울이는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짐작케 했다.
델 컴퓨터사는 소규모 기업체들을 위한 서비스의 하나로 PC에 번들(묶음) 방식으로 내장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고객이 선택할수 있도록 했다. 대기업들 에서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5개 패키지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대신 소규모 기업체들에는 그들의 업무 특성에 따라 필요한 프로그램을 고를수 있는 기회 를 준 것이다.
디지털 이퀴프먼트사(DEC)는 최근 시장 잠재력이 커지고 있는 소규모 기업체 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 부문의 영업 인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또한 새로 발표된 "스타리온" PC에는 업무용 프로그램마다 프로그램 사용법 을 함께 내장하고 있다.
그리고 PC 업체들은 소규모 기업체들은 대부분 전문적인 전산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다. 대부분PC업체들은 전화나 PC 통신망을 활용해서 문제진단 및 해결책을 상담하는 창구를 마련, 이들의 어려움을 도와주고 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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