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던 CPU 밀반입이 최근 들어 또다시 크게 늘어나면서 연중 최악의 가격폭락세를 나타내자 부품유통상은 물론 세관당국도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 하고있다. 성수기를 앞둔 용산전자상가에는 최근 DX2 486-50, 66은 물론 펜티엄급 CPU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세폭락이 이어져 50제품의 경우 16만원선, 66제품 은 19만원선에서 거래되는 등 연중 최악의 바닥세를 헤매고 있다.
지난달초 품귀로 인해 연일 가격상한가를 치며 ODP(오버 드라이브 프로세서 )재품의 대체수요바람마저 불러일으켰던 상황과 비교하면 이만저만한 반전이 아니라는 게 상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같은상황반전은 국내 CPU소요물량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밀반입제품 이 이달 들어서 1만개 이상 상가에 풀리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8월 세관당국이 용산상가를 무대로 수백억원대의 CPU 밀수를 해온 P사, U사등을 단속한후 뜸했던 "보따리물량"이 추석을 전후한 여행시즌을 틈타 엄청나게 유입됐다는 게 상가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따라최근 서울세관등 관련당국이 연일 용산 전자상가에 단속반을 파견, 밀반입물량에 대한 동향파악과 함께 밀수조직 검거에 나서고 있으나 별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세관단속반의 한 관계자는 "자료를 남기지 않은 채 현금위주로 은밀히 거래되고 있는 CPU의 상관행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따라서상가관계자들은 일과성 성격의 이같은 단속보다는 CPU 밀수가 발붙일수 없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CPU수입시부과되고 있는 8%의 관세철폐가 그중 하나다. 즉 8%의 관세부담 이 국내 CPU시장을 "밀반입제품의 온상"으로 전락케한 주요인이라는 것.
그러나일각에서는 이같은 CPU 밀수근절 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용산선인상가의 한 상인은 "당국의 단속에도 CPU 밀수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관세뿐만 아니라 무자료거래로 인한 상관행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무자료거래를 할 경우 일단 세원노출이 안돼 부가세 10%까지 챙길수있어 정식통관 물량에 비해 거의 20%에 달하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설사 CPU관세가 철폐된다해도 철저하게 마진위주의 영업이 판치는 상가 속성상 밀반입 제품들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같은지적들을 종합해 볼 때 전면적인 세제개편을 통한 원천적인 개혁없이 는 CPU 밀반입 제품이 용산상가에서 쉽게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세관당국의 강력하고도 끊임없는 단속이 그나마 CPU 밀반입을 줄이고 정상제품들이 유통될 수 있는 시장정상화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그러나CPU전문밀수조직 단속이후 급격한 품귀현상을 보였던 지난달의 시장 상황이 최근 단속이 느슨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밀반입제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이 또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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