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에 기억할 것도 많은데 통신을 위해 기억해야할 번호도 요즘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 명함의 대부분이 각종 번호로 가득하다. 전화번호, 팩시밀리번호 휴대전화번호, 삐삐번호, 인터네트 전자메일번호(알파벳)등 등.
필자의경우를 보자. 집에서 쓰는 일반전화가 둘이고, 집에서 쓰는 휴대전화 기 하나, 큰애가 차고 다니는 삐삐번호, 그리고 사무실의 업무용 전화, 사무 실의 개인전화, 팩시밀리, 업무용 휴대전화기, 인터네트 전자메일 등이다.
급할때 연락하려면 갑자기 번호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종종 있어 본인과직접관계되는 번호임에도 수첩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얼마 전에 사무실과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휴대 전화기의 번호만이라도 통일시켜 볼까하고 한번 시도해 보았다. 전화는 이미 오랫동안 사용하여 왔고 주위의 친.인척들이 모두 알고 있는데 이것을 바꾸면 다시 알리는데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직 사용한 지가 비교 적 짧은, 집에서 사용하는 휴대전화기의 번호를 바꾸어 통일하기로 했다.
한국이동통신에우선 전화로 물어보니 변경이 가능하다는 얘기와 필요한 절차도 잘 설명해 주었다. 요금납입증, 본인도장, 신분증, 전화기를 가지고 매월 26일에서 말일 사이에 오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때가 마침 초순이 었기에월말께 들러야겠다고 메모해놓고 지난달 말일 필요한 것들을 준비 하여 이동 전화국에 직접 가 보았다.
변경 신청서를 써서 내고 새로운 번호를 가능하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화 번호와 일치시켜 달라고 했다. 그러나 만 단위 이상의 변경은 불가능 하다는것이었다. 아무리 부탁을 하고 사정을 해도 담당 여직원은 단호하게 안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같은 번호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까지 시켜주고는 만 단위 이상은 안된다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4자리 중에 3자리만 같게 하였다. 나머지 한자리 수인만 단위의 숫자까지 바꾸어 통일하려면 원하는 만 단위의 번호가 신규가입자 에게 할당되는 시기가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한자리를 더 바꾸러 두세달 지난 후 만 단위의 숫자가 할당될 때 원하는 나머지 3자리의 번호가 아직 남아있을 조건을 충족시켜야만하는 극히 낮은 확률을 기대하며 다시 이동전화국에 가봐야할지, 아니면 포기하고 말아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현재우리 주변의 정보통신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음성용 전화위주에서 팩시밀리와 PC등의 데이터 통신이 급증하고 있다. 무선을 이용한 이동 전화와 단 방향 무선통신인 삐삐도 급증하고 있다. 국제전화의 경우 이미 한국 통신과 데이콤 2개 사업자가 있다. 아직 논란이 되고 있으나 통신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시외 분야의 경쟁도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서비스의 종류가 많아지고 통신서비스사업자가 많아지면 번호체계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번호체계가복잡해지면 이용자는 혼란과 불편을 겪게 된다.
우리나라번호체계를 이용자 중심의 번호체계로 바꾸는데 몇 가지 제안 하고자 한다.
우선앞에서 필자가 겪었던 점의 해결방안은 비교적 간단하다. 이용자가 원하는 경우 만단위의 숫자도 이용자가 원하는 번호를 그대로 할당해주면 된다. 물론 4자리의 동일번호를 여러가입자가 원할 경우도 있긴 하다. 그런 경우는 하는 수 없다. 하지만 앞의 경우는 현재 운용되고 있는 교환기의 처리 능력이나 관리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업무처리 편의상 정해놓은 규정때문 에 생기는 문제라고 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4자리수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사고를 한다면 국번 3자리수까지로도 확대적용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이렇게하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려야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지역의 교환기 국번은 무조건 몇번이라고 미리 설정하지 말고, 이용자가 사용하는 번호와 교환기의 물리적인 번호를 별도로 구분하여 개인통신(P CS)의 초보 단계처럼 적용하면 가능하리라고 본다. 문제는 얼마 만큼 이용자 편에서 일을 처리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또한가지는 다수 통신사업자 환경하에서의 번호계획이다. 현재 국제 전화의 경우 한국통신(001)과 데이콤(002), 이동전화(011), 무선호출(012), 제2무선 호출 사업자(015), 제2이동통신인 신세기통신(017)등으로 되어 있다.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겠으나 일반이용자에게는 매우 복잡하게 느껴질 것이다. 만일 시외경쟁도입으로 신규사업자가 생기는 경우에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번호의 앞부분이 복잡하여 전화 한 통 거는 것이용이하지 않을 것 같다. 이용자 측면에서 번호계획을 면밀히 검토하여 수립하지 않으면 여러가지로 불편하고 번거로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종합정보통신망(ISDN:IntegratedServices Di-gital Network)의 출현 배경에 는 서비스의 종류에 관계없이 단일 번호로 모든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받을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ISDN의 도입이 주춤거리고 그러는 사이 주변환경이 자꾸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다. 이용자에게 편리하 다기 보다는 복잡한 쪽으로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완벽한 개인통신 서비스 의 실현에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이용자가 세계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동일한 번호로 서비스 종류에 제한없이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요원한 일만은 아니고 2000년대 초에는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도 자꾸만 통신서비스사업을 세분화시켜 복잡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다수 통신서비스 사업자가 불가피할 경우에도 이용자 측면 에서는 사용이 좀 편리하게 될 수 있도록 단순화시켜가는 방향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의 이용자는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순한 것을원하고 있다. 서로 주고받는 명함에 번호가 한개만 적혀 있어도 모든 통신이 다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연구개발에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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