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반도체업체들이 웨이퍼로부터칩의 추출이나 팩키지봉입과 같은 후공정을동남아시아및 중국으로 이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가전.컴퓨터업체 등 대형고객들의 발길이 점차아시아지역으로 돌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한 이들업체들은 엔고에 따른 손실을최소화하면서 사업확대를지속한다는목적 도 배경에 깔고 있다.최근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이 두드러진 업체는 그동안해외 진출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 왔던 도시바. 중국 최대의 반도체업체 중국 화정전자 집단공사와 합작형태로 "화지세미컨덕터"를 설립, 내년 4월부터 AV기기용 바이폴러IC등의 생산에 착수한다.
이에앞서 도시바는 지난 6월부터 말레이시아에서도 증산체제를 구축해 왔다. "도시바일렉트로닉스 말레이시아"의 라인을 증강, 민수용IC의 조립 생산량 을 기존의 월 1백만개에서 2백만개로 높였다. 뿐만아니라 현 공장의 인접 지역에 새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NEC도동남아시아 현지생산에 의욕적이다. "NEC일렉트로닉스 싱가포르"에 대한 설비투자액을 40억엔으로 늘렸으며 설비증강의 완공시기도 당초 예정한 금년말에서 7개월이나 앞당기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NEC세미컨덕터 말레이시아 에 비메모리제품을 이관, 싱가포르에서의 메모리생산효율성을 향상시켰다. NEC는 특히 싱가포르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보급 이 예상되는 16MD램도 조립할 계획이다.
후지쯔는 말레이시아에서 새 공장건설계획을 추진중이다. 동사는 현지 조립 생산거점인 "후지쯔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의 공장 부근에 새 공장을 건설 할 방침인데 여기에서는 4MD램과 16MD램을 생산할 계획이다. 96년 가동을 목표하고 있으며 공장이 완성되면 말레이시아내 월간 조립생산능력은 현재의2배수준인 1천4백만개로 늘어나게 된다.
독자적인조립생산거점을 갖고 있지 않은 미쓰비시전기도 제휴업체인 미반도 체업체 AT&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태국공장에 위탁하고 있는 조립 생산량 을 대폭 증가시켜 공급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가전용IC와 마이크로컨트롤러 MCU 를 월간 80만개규모로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이를 앞으로 5백만개로 늘릴 것을 검토중이다.
이처럼각 업체들이 일제히 동남아시아지역 조립거점의 증강에 나서고 있는이유는 엔고에 따른 수출채산성의 악화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이다. 특히 대형고객인 일본의 가전, 미국의 컴퓨터업체들이 동남아시아로 생산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최근들어 부쩍 두드러지고 있는데 일본으로 부터 완성품을 직접 수출하게 되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이 크다.
실제로일본반도체업체들의 전체 출하량에서 미국컴퓨터업체들을 겨냥한 메 모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70~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전 업계 에서도 소니가 금년 말의 해외생산비율을 전년대비 9포인트 높인 45% 로 설정하는등 생산체제 이전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이전지역의 중심 은 동남아시아다. 따라서 이들 수요업체의 움직임에 맞춰 공급체제를 구축하지 않으면 사업의 수익성이 당장 악화돼 버리는 사태까지 일어나게 된다.
세계각국 반도체업체들의 시장예측전문가들로 구성된 WSTS에 따르면 아시아 의 반도체시장규모는 내년에 유럽시장을 추월할 전망이다. 또 93~97년의 5년 동안 세계반도체시장규모는 이전보다 5백54억4천4천1백만달러 늘어나 1천3백 27억5천1백만달러에 이를 전망인데 이 증가분의 24.3%는 아시아지역에서 채울 것으로 예측되며, 성장포인트면에서는 일본을 웃돌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일본 반도체업체들이 동남아시아에 대한 생산체제 이전을 가속화하고는 있지만 이후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또 이를 정상적으로 가동시키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술자의 대량 투입, 현지의 기반설비등 과 관련된 문제가 무엇보다도 가시화되고 있다.
공장을정상화 시키기까지 그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수의 기술자가 요구되는데 이를 충족 시키기가 쉽지 않다. 특히 첨단 제품을 만들려면 이들의 현지 체류기간은 아무래도 장기화된다. 때문에 입국사증수속등 후방지원부대 의 부담이 따른다.
또업체들은 현지의 전력사정등 기반설비가 충분치 못하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산체제로의 원활한 이행을 생각하면 노하우가 축적된 국내쪽이 유리하고 전체경비를 생각하면-"이라는 신중론이 여전히 남아 있다.
어쨌든이같은 어려움을 안고서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은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고 있다. 이 전략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지, 그 성패가 금후 이들의 성장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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