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파워PC 시장 전망

파워PC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파워PC는 IBM.모토롤러. 애플 컴 퓨터사등 미컴퓨터업계의 세 강자가 힘을 모아 개발한 RISC(명령어축소 컴퓨팅 형 마이크로프로세서. 91년 이들 세 업체가 파워PC 개발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인텔사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모았었다.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IBM과 모토롤러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설계, 생산하고 IBM과 애플이 기본물량을 소화하고 다른 PC업체들에도 판매해 인텔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10억달러의연구개발비를 투입한 파워PC 모델 3개기종이 지난해 나왔을 때만해도 IBM.모토롤러.애플진영의 전략은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처음 계획된 개발일정을 지켜 저렴한 가격에 강력한 처리속도를 지닌 마이크로프로세서가나왔던 것이다.

파워PC프로세서가 나오자 IBM은 지난해 7월 PC시스템 개발부문을 설치 하고11월 라스베이가스에서 개최된 컴덱스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파워PC를 채택한 제품을 내놓았다.

애플은IBM보다 더 과감한 파워PC 전략을 세웠다. 앞으로 전제품에 파워 PC프로세서를 채택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그 첫단계로 올 3월 "파워 맥" 의 시판에 나섰다.

칩개발과 생산을 담당한 모토롤러도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파워PC 성능을 알리기 위한 홍보요원을 전세계에 파견했다. 이와 관련, 모토롤러의 토마스 비버 부사장은 "항아리를 휘젓듯 사람들을 흥분시켜야 했다"며 "일단 목표는 달성한 셈"이라고 말한다.

전세계고객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관심도면에서 모토롤러의 평가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PC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파워 PC 개발 소식을 듣고 새로 PC를 구입한다면 파워PC를 선택할 것을 진지 하게생각해 봤을 것이다.

문제는홍보와 관심이 파워PC 판매에 직접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지 못하고 있으며시장조건도 별로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고 있다.

파워PC시스템 판매를 떠맡아야 할 IBM과 애플이 시스템 표준에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하는 데다 사용자들을 끌 만한 인기 소프트웨어도 부족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IBM은 지난해 시제품을 선보인 이후 올해 6월로 예정된 시판시기를 넘겨 올 가을에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애플도 파워 맥 설계의 라이선스를 PC제조업체에 준다는 약속을 아직까지 이행하지 못하고있다. 컴팩.델사 등 대규모 PC업체들이 파워PC 생산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다.

이와관련, 컴팩의 마케팅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로드 시록씨는 "우리가 흥미 를 갖기에는 파워PC로의 이전작업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고 말한다.

애플과IBM을 제외하고 파워PC를 생산하는 PC업체가 거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대만의 PC 제조업체들이 라이선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파워PC 시스템 생산을 연기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조치다.

그렇다고해서 지금까지 파워PC의 성과가 아주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다. 애 플은 파워PC 판매에 힘입어 지난해 6월까지 3개월간 1억8천8백만달러 적자에 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1억3천8백만달러의 순익을 남기는 실적을 올렸다. 당초 목표로 잡은 30만대에는 못미치지만 높은 마진을 보장하는 파워PC를 20만 대나 팔았기 때문이다. 인텔이 최근 펜티엄 가격을 40%나 인하한 것도 파워 PC의 위협이 만만치 않았음을 입증한다.

파워PC의강점은 RISC 방식을 채택해 인텔 최상위기종인 펜티엄보다 훨씬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처리속도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반 PC는물론 대화형TV 컨버터 박스.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자동차 엔진. 자동제어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포드 자동차.사이언티픽 아틀랜타.

캐논등 업체가 파워PC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파워PC가 정작 사활을 걸고 있는 PC시장에는 별 관련이 없는 얘기다 . 아직까지 PC 시장에서의 반응은 투자와 기대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 이다. 그러면 파워PC가 인텔의 펜티엄과 당당히 경쟁해 PC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여러가지해결방안이 제시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용자들의 흥미를 구매로 이끌어주기위해서는 충분한 하드웨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가 공급돼야 한다. 물론 하드웨어 공급 책임은 파워PC 개발에 처음부터 참여한 애플과 IBM 이 져야 할 것이다. 펜티엄칩이라는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컴팩.델.HP 등 대규모 PC업체들은 물론 자본력이 달리는 다른 PC업체들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파워PC 생산에 매달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적정수준의하드웨어 시스템이 공급되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파워PC용 프로 그램 개발에 보다 많은 노력을 쏟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인텔칩을 채택한 PC가 대종을 이루는 상황에서 장래가 불확실한 파워PC용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릴 수는 없는 것이다.

시스템이 갖고 있는 성능을 이끌어줄 소프트웨어가 충분히 공급된다면 자연 스럽게 하드웨어 판매도 늘어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파워PC 진영에는 최근한 가지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세계적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가엑셀.워드 파워PC용 프로그램 개발을 공식발표하고 오는 10월 중에는 제품을 출하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참여로 부족한대로 소프트 웨어 선택폭이 넓어진 것이다.

현재모토롤러는 파워PC가 오는 98년 3백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되는 반도체 시장의 약 20%를 점유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소한 시스템 규격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IBM-애플간에 의견을 조정하고 대규모 시장을 갖고 있는 IBM이 파워PC 시스템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라이선스문제 해결은 파워PC 대중화를 여는 열쇠라는 사실도 IBM. 애플.모토롤러 등 파워PC 진영이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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