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 세이코엡슨사는 지난 1년간 전개해온 사업재구축의 효과로 4년만에 증익을 기록, 서서히 불황 에서 벗어나고 있다.
올해3월결산에서는 매출액이 전년대비 3%늘어난 4천4백46억엔을 기록 했으며 93년 3월결산에서 8억엔까지 떨어지는등 지난 3년간 줄곳 하강곡선을 타던 경상이익도 60억엔까지 회복됐다.
엡슨은지난 42년 핫토리 시계점의 생산자회사로 출발했다. PC, 프린터등 정보기기사업및 수정, 반도체등 전자디바이스사업의 다각화사업은 모두 시계기 술이 원점이다. 프린터사업은 도쿄올림픽때 계측기록을 남길만한 기계가 필요하다는 개최자측의 요망으로 생겨났다. 이렇게해서 엡슨의 사업 저변은 점차 확대되어 갔다.
엡슨의이같은 사업저변확대는 시장전체가 확대될때 가장 큰 힘을 발휘 했으나 반대로 경영자원을 집중해야하는 불황시에는 약점으로 노출됐다.
이때문에생겨난 것이 프린터의 신제품개발이다. 기술주도형에서 가격을 중시한 시장대응형으로 전환한 것이다. 새로운 개념의 제품은 프린터뿐만이 아니다. 예를들면 시장이 포화점에 달해 상품의 판매가 힘들때는 직접 업계표준을 만들어내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다.
그전형적인 예가 주변기기사업부가 전개하고 있는 SAS(스트래티직 오토메이 션 시스템)다. 이것은 유통업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 스템의 개념이다. 금전등록기등에 사용하는 미니프린터의 판매를 늘리기위해 시스템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시스템이라고 하면 전용기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구미지역에 서는 PC가 많이 보급되어 있다. 시스템을 만들기위한 비용이 싸고 그후의 업 그레이드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엡슨은 PC POS시장에 착안, 3년전 부 터 프린터등 주변기기의 제어방식을 만들어 업계표준화를 추진해왔다. 그결 과 미니프린터의 매출은 연율 2배로 신장했고 93년까지는 누계 1억4천만대의 프린터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점유율을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 된다엡슨은 PC사업에서도 새로운 작업을 전개해나갔다. 지난 1월 "엡슨다 일렉트 라는 자회사를 설립, "엔데바"라는 새로운 상표의 DOS/V PC의 일본 직판에 나섰다. 이같은 사업전개를 뒷받침하기위해 엡슨은 작년 6월 대폭적인 조직개혁을 단행했다. 사장에 직결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던 기존의 12개사업부를 크게 3개분야로재편한 것이다. PC.프린터등 정보기기사업, 손목시계.안경등 퍼스널상품사업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등 디바이스사업이다. 게다가 각분야마다 총괄하는 임원을 두어 인사면에서 권한을 이양하고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다. 엡슨의 야스카와 히데아키(안천영소)사장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사업 재구축의 기본이념으로 "프로그레스21"을 발표했다. "프로그레스21 "의 내용은 자사의 강점을 분석해 거기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또 시장이나 업계의 흐름을 재빨리 포착해서 그것을 상품에 반영함으로써 엡슨의 특징을 알리자는 것이었다.
아무리제품이 고성능화되더라도 본체의 가격이나 소모품, 전력소비 등의 유지비용이 높아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엡슨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최근시장에 선보인 해상도 7백20DPI급 프린터 "MJ700V2C"에도 프로그레스21 의 구상이 적용됐다.
보통 10만엔대 도트프린터의 경우 해상도는 3백60DPI가 평균적인데 엡슨은이것을 2배인 7백20DPI로 향상시킨 것이다. 인자속도는 기존기종에 비해 3~ 40%가량 빠르고 잉크사용량도 절반정도로 줄였다. 더욱 획기적인 것은 불과1년의 개발기간동안 고성능화와 함께 가격도 9만9천8백엔이라는 저가격을 실현한 것이다.
지난4월에는 전자디바이스의 영업창구를 엡슨의 전자디바이스영업본부로 일원화했다. 지금까지 반도체나 LCD등의 디바이스는 각사업부의 영업 담당자가 개별적으로 맡아왔다. 한편 동사의 판매자회사인 엡슨판매도 독자적으로 영업활동을 해왔다. 이때문에 같은 소비자에게 복수의 영업상원이 나가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또 소비자가 부품을 조합한 모듈을 주문했을때도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등의 폐해가 늘어났다.
또한지난 4월부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사제품을 직접 조작해 보게해 소비 자의 의견을 수용하기위한 쇼룸을 도쿄 아키하바라전자상가에 개설했다.
체제가정비되고 새로운 사업의 싹이 나오기시작하고 있는 엡슨에 있어 가장 큰 적은 최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엔고현상이다.
엡슨은 작년부터 해외로 생산이전을 추진하는등 엔고대책을 전개했다. 현재연간 4백만대를 생산하고 있는 엡슨의 프린터중 60%가 해외생산제품이다.
특히도트프린터 등 기술.가격면에서 성숙된 제품은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중국등으로 생산을 이관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레이저, 잉크제트방식등 고급기종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으로 적극적인 해외생산이전과 맞물려 자국 내공장의 공동화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않다.
엡슨은또 엔고대책의 일환으로 최근 2년동안 신규채용을 지금까지의 약 10 분의 1정도인 70명정도로 축소하는 한편 엡슨다일렉트등 새로 설립한 자회사 에 직원을 전출보내는등의 방법으로 약 1천명을 정리했다.
다행히프린터등 신제품의 발주량은 지난해에 비해 10%이상 늘어났다. 동사 의 프린터 생산대수는 전년대비 40% 많은 월 10만대로 각공장을 풀가동하고있어 해외이전으로 인한 공동화현상을 염려할 겨를이 없을 정도이지만 근본 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힘들다.
보다먼 장래를 위해서는 시계, 정보기기, 디바이스의 뒤를 이어갈 제4의 주력사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위해서는 세이코그룹을 일원화한 사업재편성의 선행과 독자기술을 활용한 제품의 지속적인 투입, 개발속도의 향상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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