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하순을 맞은 에어컨 업계 관계자들은 판매호조에도 불구, 불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건을 공급해 달라는 대리점의 아우성은 판매호조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으나 각종 배경을 앞세운 청탁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문민 정부 출범이후 청탁을 배제하려는 분위기가 일어왔다. 하지만 불볕더위 로 에어컨 구매를 둘러싸고 청탁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삼성 전자의 한 홍보 관계자는 "7월초부터 에어컨 수요가 급증해 대리점에서 제품 구입이 힘들어지자 개인적으로 에어컨을 구해달라는 청탁이 줄을 잇고있는데 관련부서 직원의 경우 평균 10여건의 부탁을 받고 있다"고 밝힌다.
에어컨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금성사의 모과장도 "국회의원이나 본사 회장 실의 이름을 내세워 강압적으로 에어컨을 구해 달라는 사례가 빈번하다" 고토로한다. 대우측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에어컨 재고를 모두 소진해 기뻐해야 할 입장인 이들은 이같은 청탁으로 업무에 소비해야 할 시간의 대부분을 국내영업 부나 대리점에 전화해 남아있는 에어컨을 수배하는데 허비하고 있어 짜증나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한건의 청탁을 해결하는데 수시간씩 전화통을 붙잡고 있어야 하며 그나마도 반 이상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더욱이 대리점에 예약돼있는 물건을 빼내는 경우까지 있어 선량한 소비자에게 죄를 짓는 기분까지 든다고 한다.
이같은 문제는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생산업체에도 일부 책임이 없지는 않지만 청탁자의 "나 혼자 편하자"는 의식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현재 에어컨을 구입하기 위해선 대리점에 미리 예약해 놓고 10여일을 기다려야하며 예약물량이 대리점의 재고를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재고 가운 데 한대를 빼낼 경우 고객과의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다고 대리점 주인들은 한결같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에어컨을 둘러싼 청탁주의는 선량한 시민의 시원한 여름을 가로채 혼자만 에어컨 바람을 즐기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으로 없어져야 할 악습임에 틀림없다.
에어컨을 구입하기 위해 예약 했다가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소비자나 청탁 에 시달리는 업체 관계자들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은 시원한 여름을 보낼 자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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