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복사기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끊임없이 나돌아 삼성전자가 긴급 진화에 나섰다.
처음에는"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한마디로 일축했던 삼성전자는 대리점들의 항의섞인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2~3통씩 끊이지 않자 하반기부터 저가형을 중심으로 복사기사업을 강화하겠다고 최근 공식발표했다.
삼성측이복사기 사업포기 설에 휘말린 것은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가 사업포기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포기설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으나 소문으로 인해 그동안 힘들게 구축했던 OA유통망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자 긴급진화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의복사기사업과 관련돼 업계에 떠돌고 있는 소문의 진상은 이렇다.
해마다연말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새해 사업계획을 짜고 기존 사업에 대한 재검토작업을 벌인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룹계열 복사기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그룹 계열사의 경우 해마다 기존사업에 대한 재검토작업이 있을 때마다 복사기사업이 단골메뉴로 등장하곤 했다.
이결과G사의 경우 지난해 결국 복사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을 내렸고 삼성전자는 그래도 복사기사업은 포기할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OA산업의핵심인 복사기사업을 포기하고 서는 OA사업 자체를 유지해 나갈 수없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도2백여개에 이르는 산하 OA대리점중 90%이상이 복사기를 취급 하고 있고 복사기야말로 대리점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국내외적인 시장상황이 삼성전자 측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복사기사업 포기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우선지난 90년부터 기술도입계약을 맺고 있는 일본의 산요사가 돌연 복사기 사업을 포기한 것을 그이유로 들었다.
그러나이같은 소문을 인식해서인지 삼성전자는 서둘러 새로운 해외 기술 제 휴선의 물색에 나섰고 미타사가 유리한 조건으로 제휴할 것을 제의해 2개 모델 정도를 홍콩 미타사로부터 OEM공급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 미타사와 관계를 맺고 있던 라이카가 "대기업의 횡포"라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섰고업계의 여론도 안좋아 라이카와 원만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협의를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이런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정부 조달용 복사기입찰에 불참했다. 삼성측은 "기업이미지도 있고 해서 더이상 이번 일로 구설수에 오르내릴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조달불참은 삼성이 마침내 복사 기사업을 포기하기 위한 수순을 밝기 시작했다는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에삼성은 또다른 해외기술제휴선을 찾아서라도 복사기사업을 계속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것도 안된다면 다른 국내업체들에게 OEM공급을 받는 방법을 모색해서라도 복사기사업만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이런 주장이 G사가 복사기사업을 포기하기 전의 수준과 같다며 의심의 눈초리다.
G사도레이저빔프린터와 팩시밀리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복사기사업포기를 내부적으로 결정해 놓고도 수개월간 이를 대외적으로 강력하게 부인해 왔다.
복사기사업 포기를 위한 수순을 밟는 과정에서도 G사측은 "국내 업체들에게 OEM공급을 받아서라도 복사기사업만은 유지해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첫째 산하 대리점들의 동요와 이탈로 인한 OA 유통망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였다. 또 한가지 이유는 사업을 포기할 때 하더라도 남아있는 재고는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사실에 비춰볼 때 현재 삼성전자가 보여준 최근의 움직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측은 "월 1백~2백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업체와 그래도 월 4백~5백대 이상의 꾸준한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업체의 경우는 크게 다르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측은복사기사업의 경우 제품자체보다는 유통능력이나 애프터서비스 조직에 의해 매출및 판매량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삼성전자가 현재 구축해놓은 유통망이나 서비스망을 놓고 볼 때 어떤 회사의 복사기를 취급하더라도 월 5백대이상은 별무리없이 판매할 수 있다는것이다. 특히 복사기 시장의 경우 애프터마킷(사후매출)규모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어 연간 5천대 안팎의 물량만 확보하면 사업유지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는자사의 복사기사업 포기설이 유포된 원인이 무엇보다도 신제품의 추가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 늦어도 3.4분기중에는 저속 기를 중심으로 신기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기존 OA전문 3사가 대부분 중고속기시장에 주력하고 있어 이들과의 정면승부보다는 틈새시장인 저속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승산이 있다는계산에서다. 그러나 현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디지틀복사기가 상품화 되기까지 기존 애널로그 복사기시장에서는 현상유지에 주력하겠다는 게 삼성측의 주된전략이다. 한마디로 애널로그분야에는 더이상 R&D투자를 할 계획이 없다는 계획이다.
결국삼성전자의 복사기사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포기는 아니더라도 축소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삼성전자가 복사기사업만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밝혔지만 사실여부는 올 한해를 지켜봐야 알 것같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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