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첨단산업

이제 개인 소비가 GNP의 최대요소가 되는 시대가 왔다. 그 지수의 고저가 국가의 경제를 좌우 한다. 개인소비를 무시한 경제대책은 생각할 수도 없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개인소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 그것은 변화한 소비경향, 즉 소비자의 심리나 잠재수요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이다. 이것이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커다란 요소가 되고 있다.

일본의소비시장은 이미 성숙단계에 달했으며 소품종 대량생산이나 의식주를 위한 생활필수품의 대량공급등은 소비자극의 의미를 거의 가지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소비에 대한 마음의 변화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일본은 70년부터 90년까지 20년동안 국민 1인당 수입이 5.5배, 지출은 4.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질국민소득은 70년에 1백73조엔 인데 비해90년에는 4백10조엔으로, 이것도 20년동안에 2.3배 늘어났다. 경제적 풍요도 에서는 세계최고의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준이야말로 소비에 대한 자세 의 변화를 말해주는 것이다.

현재일본인들은 물질의 기능이나 편리함뿐만 아니라 정신적.심리적 만족감 을 요구하게 되고 그것이 여유있는 생활과 문화에 대한 욕구로 나타난 것이다. 다시말하면 차별화, 개성화, 고부가가치의 추구이다. 이를테면 주거생활 이나 자동차, 옷 어느것 이든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을 원하고, 자신만이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또한 이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이나 기호를 표현 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눈에 띄는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스스럼없는 표현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자기 주장은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소외당하는 것은 바라지않기 때문이다. 즉 타인에 대해 자신의 존재나 주장이 호의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같은경향은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상품을 제공하는 측은 이 지극히 미묘한 차이를 간파해야 하는 것이다. 개성에 따른 개별 마키팅이야말로 앞으로의 세계의 소비시장을 개척하는 결정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일본의 기업만큼 세밀한 대응을 꾀하는 업체들은 없을 것이다. 철강 제품이나 건설기계같은 생산재는 물론 카메라, 퍼스널컴퓨터, 자동차 등 일반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최근 10여년동안에 일본제품이 전세계에 보급된 이유는 제품기술의 우수성과 함께 끝없는 개별 소비자의 요구에 접근하기 위해 개별 마키팅을 추진해온 성과라 할 수 있다.

자동차하나를 봐도 미국의 딜러와 일본의 딜러는 고객에 대한 태도가 매우다르다. 미국의 공급업체는 고객으로부터 시급한 주문을 받아도 시간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서비스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일본 공급업체 들은 고객이 원한다면 영업시간외에도 적극적으로 이에 응한다. 이렇게 해서얻은 고객으로부터의 상세한 요구나 정보를 다음의 서비스나 상품 개발에 반영한다. 이같은 세심함이 일본의 강점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위에서살펴본 것처럼,기술력이나 경제력 측면에서 일본은 오늘날 세계를 선도하는 입장에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그 근본적인 배경은 무엇인가? 결론 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지금까지 시행해온 일본식 경영의 결과이다. 일본 방식 경영이란 흔히 말하는 종신고용.연공서열.기업내 조합같은 형태로 경영자 와 종업원이 일체가 된 집단주의적인 경영형태를 말한다. 그리고 이 일본식 경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한때 일본식 경영으로부터의 탈피 주장이 나왔고, 또 미국측의 높은 관심으로 갑자기 부상 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일본의 약진을 떠받쳐온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이 일본식 경영은 앞으로도 일본의 기술력, 경제력을 뒷받침 하며 세계적으로 통용되어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증거로, 구미의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일본방식의 경영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연수생과 시찰단등도 일본에 대량으로 파견했다.

기술과경영에 관해 실질적인 차원에서 높은 식견을 갖추고 있는 도카이대학 의 당진일교수는 최근 저서 "일본식경영은 죽지 않는다"에서 일본식 경영을 평가하고, 그 특징으로 정보의 공유화와 종업원의 경영참여등 두가지를 들고있다. 격변하는 세계 경제환경속에서 경영은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라는 조직이 얼마나 기민하게 변화에 대응하는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된다.

실제의 경영활동은 항상 일정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서 전진해 가는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과정에서 환경이 변하고 목표와의 사이에 틈이 발생하게 마련이며, 그런 경우 그 차질을 보완하기 위해 부득이 수정을 해야한다. 이를 거듭하면서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이러한 행동을 끝없이 신속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종업원이 잘 이해 하고 힘을 합해서 해결해야하는데 이것이 바로 일본식 경영의 근본이라고 당진일 교수는 지적한다. 그러한 의사소통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일 수록활기가 있고, 성장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

가령조립공정중에서 필요한 나사의 한 종류가 납기지연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때 가지고 있는 대체품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다른 하청업체에 의뢰 한다든지 그 작업을 다음날 집중적으로 할 것인지의 판단을 현장의 동료끼리 상의하고 즉시 최선의 대응책을 강구하는, 그것이 최적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또한생산 라인의 어느 한 공정기술자 한 사람이 갑자기 결근했을 경우, 그앞뒤의 직원이 협력해서 보충할 것인지, 다른 부분에서 종업원을 데려올 것인지 임시직 종업원에게 기회를 줄 것인지의 선택도 현장종업원의 상호이해 와 자신들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정보의 공유가 있으면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하우가 따르고 거기에는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험도 필요하다.

이러한사고 방식, 행동방식은 구미의 기업들이 모방하려고 해도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일본기업의 강점이 숨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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