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일본의 연구개발비

일본의 기술력이 우세하다는 증거의 하나는 미국에서의 특허취득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1990년 미국의 기업별 특허취득 상위 10개업체를 보면 1위가 히타치제작소 2위 도시바, 3위 캐논 등으로 일본의 기업이 5개사, 미국 3개사 , 유럽이 2개사로 되어있다.

또한특허의 레퍼런스(인용)건수를 보더러도 일본이 미국보다 30%정도 웃돌고 있다. 일본의 연구가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일본이 이 정도의 힘을 키울 수 있었을까.

그하나는 1970년대초부터 일본기업들은 연구개발에 거액의 투자를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은 연구개발형 산업인 동시에 장비산업이다. 그래서 일본의 업계는 초창기이래 연구개발비에 매출의 15%, 설비투자에 25%등 모두 약 40% 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해왔다. 그리고 이 같은 전략은 두번의 석유파동으로 손해를 입었을 때도 일관되게 적용되었다. 이같은 적극책이 구미 업계와의 격차를 만들었고 세계최대의 공급력을 갖추기에 이르렀다고 할 수있다. 세계의 반도체업체들이 데이터를 제시하는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에 따르면 1991년의 세계 반도체시장규모는 5백46억달러, 일본은 이중 38.3% 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현재 일본의 주요업체 한개 회사의 연간 연구개발비는 일본의 국방 연구비를 웃돌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형 반도체 업체의 1993년도 연구개발비를 보면, 히타치제작소 4천억엔, NEC 3천억엔, 후지쯔 3천1백억엔 등에 달하고 있다. 이것을 미국의 기업과 비교하면 컴퓨터업체인 DEC는 1천 8백13억엔, 휴렛 팩커드는 1천6백9억엔이며 반도체업계의 중심 기업인 인텔, TI는 이보다 훨씬 적다.

반도체의고집적화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일본이 가장 강한 메모리 반도체의 하나인 D램을 예로 들면, 현재 주력 양산제품이 되고 있는 것이 4M, 다음이16M 64M로 점점더 고집적화된 D램의 제품주기가 거의 3~4년마다 찾아온다.

업체는어떻게 해서든지 이 흐름에 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4MD램의 경우, 월생산 1백만개체제를 구축하는데는 한개의 기업이 2백억엔을 넘는 투자를 해야한다.

그러나곧 양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16MD램에서는 그 투자액이 4백억 엔을 넘는다. 나아가 1990년대종반에 양산화가 시작될 64MD램에서는 1천2백 억엔에 가까운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즉 현재보다 한단계 높은 제품의 양산 체제를 실현하는데는 지금보다 2~3배나 많은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일본과 손을 잡지 않으면 제품화할 수 없다.

그렇다고해도 왜 이렇게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것일까?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하나는 현재의 반도체 제조는 거의 모든 공정에서 고도의 전자장 비가 사용되고 있다는데 있다. 일찍이 IC를 만들었던 때의 반도체공장의 생산라인은 젊은 여사원이 많아 마치 전자업계의 여성을 모아놓은 느낌을 주곤했다. 그러나 현재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사람의 모습을 찾아 볼수 없으며 전작업의80%이상을 로봇이나 전자 기술을 혼합한 제조장비가 담당하고 있다. 사람은주로 이들 장비의 가동상황을 감시한다.

현재시중에 나와있는 보통의 반도체메모리 한개의 크기는 8평방밀리미터,그 속에 그려지는 회로의 전극과 전극사이의 간격은 서브미크론 (1밀리미터의 1만분의 1)단위다. 이처럼 미세한 작업은 사람의 손으로는 불가능하다.메모리반도체의 주요 제조공정은 설계, 그 실리콘웨이퍼의 전사, 메모리칩의 패키지화다. 그중에서도 회로도를 1천분의 1패턴으로 축소해서 그것을 실리콘 웨 이퍼위에 전사하는 작업은 일본이 가장 자랑하는 사진 기술이나 레이저광을 사용해서 처리해간다.

더구나초미세 패턴을 만드는데는 눈으로 볼수 있는 파장의 광으로는 불가능 하므로 자외선의 단파장광을 사용하지 않으면 정밀도가 향상되지 않는다. 이들 공정을 거의 자동적으로 처리해가는 장치가 전자빔 묘화장치나 스테퍼 장치라 불리는 것이다. 어느 것이나 하나의 시스팀에 수억엔 하는 고가의 장비 이다. 필연적으로 전체적인 경비는 부담이 된다.

또하나 반도체의 제조공정에서 가장 큰 적은 먼지다. 한장의 실리콘 기판위 에 미세한 패턴을 많이 그리는데는 미세한 도면을 영상으로 해서 실리콘위에촬영하고 감광시켜 나간다.이같은 초미세 작업에서는 만약 실리콘웨이퍼위나레이저광이 투과되는 도중에 1㎙의 먼지가 하나만 있어도 정품의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 그때문에 반도체공장은 클린룸이라고 하는, 먼지가 없는 공기 로 찬 특별한 공간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가장 미세한 작업을 하는장소는 천장과 바닥이 그물망처럼 되어있어 위에서 아래로 공기를 항상 흘려 보내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설령 작업하는 사람에게 먼지가 붙어 있다고하더라도 반도체를 취급하는 곳에서는 이 먼지가 날아다니지 않게 하고 있다이밖에도 고순도 실리콘을 만드는 장치, 만들어진 메모리칩을 포장하는 본딩 장치 등 반도체의 제조에는 각종 고액의 장비와 작업 환경시설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같은 점때문에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는 현재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일본의 연구개발 투자는 단순한 총액으로만 비교하면 미국의 3분의 2에달하며 1인당으로 환산하면 미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미.일간 하이테크 마찰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앞으로는기술개발.제품 생산면에서도 더욱 국제적으로 협동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에서도 일본이 결과적으로 선도역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정보통신기술의 동향에 정통한 도카이대학의 당진일교수는 인텔등 최근의 미국반도체업체의 공세와 관련, "반도체.자동차등의 제조기술에서 아직은 일본이 우세하다. 미국기업이 뛰어난 제품을 연구해도 제조단계에서는 일본 과 손을 잡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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