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와 관련된 분야에서 일본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게임기다.
일본의우위는 그 정도가 타의 추격을 불허할 만큼 절대적이다. 그래서 게임 기가 일본의 멀티미디어시대를 활짝 열어줄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 감이 그만큼 높다. 게임기의 멀티미디어지향에 대한 관련업체들의 태도는 적극적인 마쓰시타에서부터 냉담한 닌텐도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한편CD롬은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반면 외설내용등 저질화가 적지 않은 문제점으로 노정되고 있다. 멀티미디어와 관련, 명확한 초점없이 움직이고 있는 일본의 게임기업계를 살펴본다.
TV게임기는기계와 인간이 같이 호흡하는 양방향매체. 게임기의 패드는 PC의키보드보다 인간의 손에 더 친밀하다. 일반가정에 대한 침투력도 TV 다음 정도로 강하다. 게다가 게임기는 멀티미디어관련분야에서 일본이 유일 하게 전세계에 통용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분야다.
이때문에 게임기는 "영상의 전화"로 표현되는 멀티미디어로 통하는 진입창구 의 하나로 기대된다. 또한 일본이 게임기를 돌파구로 멀티 미디어의 세계 로 진입할 것인지에 쏠리는 관심도 그만큼 크다.
멀티미디어와게임기의 연계를 적극화하는 곳은 최근 3DO게임기 "리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마쓰시타전기산업. "리얼"의 제품발표회에서 모리시타사장 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마쓰시타전기는 미3DO사의 규격을 기초로 디지틀 기술 광기술, 정보통신, 디스플레이 등을 결집해 멀티미디어 사업을 대규모로 확장해 가고 싶다. "리얼"은 이에 따른 전략상품 제1호" 라고 강조할 정도로 마쓰시타는 적극적이다.
지난달20일 일본 시장에 첫선을 보인 "리얼"은 3DO사의 규격에 준거한 32비 트CPU를 탑재, 3차원의 컴퓨터그래픽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리얼"은 전화회선과의 접속, 양방향CATV 단말기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손색없는멀티미디어단말기인 셈이다.
그러나멀티미디어지향에 적극적인 업체는 마쓰시타와 산요전기정도뿐이다.
소니는 "멀티미디어는 말만 무성하고 실속이 없다. 사용자도 이해하기 어렵 다"라는 입장을 보이며 연말경 발매예정인 32비트 게임기 "PS-X"를 게임기로 특화시키고 있다.
멀티미디어에관련된 국제적인 제휴사업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세가 엔터프라 이제스사도 소극적이다.
미텔리커뮤니케이션즈(TCI)사나타임워너의 양방향CATV실험에 참여, AT&T의 전화회선을 통한 통신게임사업을 추진하는 세가는 통신이용에는 의욕적 이지만 사업자체는 어디까지나 게임중심이다.
세가측은32비트기 "새턴"도 고성능게임기라고 잘라 말한다. 장래 "새턴" 을 멀티미디어단말기로 특화시켜 홈쇼핑, VOD(Video On Demand)등의 서비스 에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닌텐도는멀티미디어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멀티 미디어의 실상은 아무도 모른다. 실상이 숨어 있는 한 사업계획은 세울 수 없다"고 야마우치사장은 역설한다.
닌텐도가내년 발매예정인 64비트게임기 "프로젝트 리얼리티"도 단순한 게임 기. 특히 이 제품은 "리얼"이나 "새턴"과 같은 CD롬대응이 아니고 종래의 롬카트리지방식이다. 닌텐도는 또 경영권을 쥐고 있는 위성디지틀방송(센트기가)도 게임 소프트웨어의 배신에는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처럼닌텐도가 멀티미디어와의 연계를 단호히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기는 결국 장난감"이라는 것이다.
게임을통신에 전송하는 것도 닌텐도는 거부한다. "좋은 소프트 웨어를 즐기려면 많은 배신요금이 필요하다. 배신경비를 낮추면 이용자는 조잡한 소프트 웨어밖에 즐길 수 없다"는 입장.
대형소프트웨어하우스들도"미국에서 게임배신이 필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판매점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소프트웨어는 근처에서 살수 있다. 통신게임을 이용할 경우 부과되는 전화요금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 며 닌텐도에 동조한다.
한편업체들의 입장과는 달리 멀티미디어의 첨병인 CD롬은 게임기 에서도 확산추세다. 32,64 비트게임기에서 각 업체들이 목표하고 있는 판매대수는 총 1천 만대를넘는데 닌텐도를 제외하면 이들 차세대게임기의 대부분은 CD롬을 사용한다.
CD롬이 광, 동화의 디지틀압축기술이라는 멀티미디어의 중요한 요소 기술을 사용 한다는 의미에서 이의 확산은 멀티미디어시대로의 진일보를 의미한다.
지난달중순 발표된 NTT와 미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제휴도 핵심은 CD롬을 사용한 새 서비스의 제공이다.
CD롬에서 업체들의 움직임은 대체적으로 활발하다. 그러나 이 CD롬은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즉 내용의 외설화.
지난2월 치바의 마쿠하리에서 열린 "맥월드 엑스포/도쿄94". 한 여배우가 바니걸모습으로 거닐고 있는 한 부스의 입구에는 "18세미만출입금지"의 푯말 이 붙었다. 진열하고 있는 것이 "성인용CD롬"이기 때문이다.
일본멀티미디어진흥협회에 따르면, CD롬이나 전자 수첩을 중심으로 한 멀티 미디어소프트웨어의 유통액은 92년에 약 36억엔인데 이중 성인용이 약 20억 엔을 차지했다.
현재대부분의 게임기업체들은 32비트시장에 참여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16비트기가 그럭저럭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게임기시장은 업체들의 가속화되는 참여속에서 32비트로 이행중 이어 서 "어쩔 수 없이 32비트에 참여한 업체들이 시장확대를 위해 성인용CD 롬을이용한다면 게임세계는 이상하게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게임기를통한 멀티미디어분야 진입은 어렵게만 보인다. 더구나 VOD나 홈쇼 핑등 떠도는 멀티미디어에 대한 요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분명 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멀티미디어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려면 적어도 진부해진 홈쇼핑 과는다른것이 나와야 된다. 예컨대 상업용의 양방향통신에서 현재 유일하게 활기 를 보이는 영상가요반주시스팀의 경우처럼 곡사이에 일기예보나 운동 경기의 결과를 전달하는 것을 들수 있다.
이와 함께 과감한 도전과 투자정신도 요구된다. 최근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이 밝힌 8백40개의 위성을 축으로 한 양방향멀티미디어망의 구축 과 같은 대담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일본은 미국과 풍토가 다르다. 미국은 노력하면 한 만큼 보상받는 토양이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빌 게이츠같은 개척자들이 나올 수 없는 환경 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일본의 멀티미디어는 "환상의 그늘"에서 안주하게 되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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