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서울극장등지에서 상영될 예정이던 미국 영화 "추락 (원제 Falling Down)"이 시민단체들의 거센 항의로 상영이 철회됐다.
그러나상영중단 조치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표출되는등 장외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는 양상이다.
배급사인워너브러더스 코리아사는 영화로 인해 어떠한 물의도 원하지 않기때문에 "추락"의 극내개봉을 철회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로 워너브러더스측은 한국인을 매도한 이 영화의 상영에 대한 비판적인 국민여론을 들었다. 지난달 이 영화의 개봉방침이 알려지자 YMCA영상문화위원회 등 사회단체들은 한국인을 비하한 내용을 담은 이 영화의 국내상영에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고매스컴에서도 이 영화의 상영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기 시작했다.
더구나이런 반대여론이 점차 확산되는데도 영화 개봉을 강행 했을때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문제들을 감안해 워너브러더스측은 서둘러 개봉을 포기한 것이다.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이 영화는 지난해 2월 미국에서 개봉돼 재미 동포를 비롯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영화로 국내상영을 위해 공연 윤리위원회의 심의과정에서 한국인 관련부분을 모두 삭제키로 했다.
일단영화사측의 개봉철회로 "추락"을 둘러싼 마찰은 일단락 됐지만 이를 계기로 영화의 사회성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우선영화사의 상영포기 조치를 놓고 영화계에선 두개의 상반된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문제화된만큼 영화사로선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과 영화제작자와 관객의 공적인 약속인 개봉을 일방적으로 깬 것은 관객에 대한 무례"라 는 시각이다.
앞의시각엔 워너브러더스사와 같은 입장인 직배영화사 관계자들이 주로 동조하고 있다. 이들은 "가뜩이나 "직배사 국내지사는 전통문화를 잠식하는 미 국영화사의 앞잡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여론속에서 이 영화의 상영으로 인해 얻을 게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또일반 관객들은 "특정국가를 비난한 영화를 그 나라에 팔 정도로 미국영화 사는 후안무치한 집단인가"라는 불쾌한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영화전문가와 관객들은 "이유가 어찌됐든 이 영화를 보려는 관객이 존재하고 미리 상영약속이 돼 있다면 단 하루만이라도 상영돼야 옳다" 고 말한다. 이 영화가 일으킨 사회문제는 상영 이후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개봉철회전영화사가 그 문제의 장면을 삭제한 조치도 쟁점이다.
"국민정서나영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그 장면의 삭제는 당연 한 일"이라는 주장과 "우리에겐 불쾌한 장면이라도 올바른 비판을 위해 서라도 장면삭제가 있을 수 없고 이는 문제의 장면보다 우리에겐 더 큰 모욕 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앞의주장은 아직 국민 정서가 이 장면을 용납할 정도로 성숙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미칠 사회적 악영향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배경에 깔고 있다.
반면 뒤의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영화에 대한 가치판단은 결국 관객들의 몫일 뿐 영화사.심의기관.평론가.언론이 직접 관여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문제 가 생기면 사회내에서 저절로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한편이번 파동으로 인해 외국인에 대한 편향된 시각에다 영웅주의로 흐르는할리우드 영화의 이데올로기와 장사속 또한 새삼 논쟁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 논쟁은 상영을 포기한 "추락"보다는 최근 개봉돼 관객이 찾고 있는 "쉰들 러 리스트"에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수상이 가장 유력한 영화라는 평을 받고 있는 "쉰 들러 리스트"는 유태인을 구하려는 한 독일인 실업가를 주인공으로 유태인에 대한 나치의 만행을 고발한 영화다.
그러나나치의 만행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과정에서 독일인에 대한 할 리우드의 전통적인 증오감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이다.
만행을고발한다면서도 그 만행 자체를 관객들이 알게 모르게 흥미있게 지켜보도록 만드는 할리 우드적인 영화 감각은 이 영화에서도 배어나오고 있다는지적이다.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들어 이 편향적인 시각을 은폐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는결국 관객들의 심리적 욕구를 세밀히 분석하고 이를 충족시켜 흥행성을 확보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제작풍토에서 비롯됐으며 소시민을 영웅으로 만든 추락 또한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속에 있다고 영화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최상목, 14일 임시국무회의 소집..명태균특별법 거부권 행사 결정
-
9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