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26)

카리스마를 연구하는 브라이언 윌슨이라는 학자는 아주 적절하게 그 성격을 묘사하였다. "어떤 사람이 자기만이 멸망해 가는 세상 사람들을 구제할수 있다고 외치며 벌거벗은 채 거리를 뛰어다닐때 그를 따르는 사람이 생기면 그는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이고 사회적 관계가 성립된 것이다. 그러나 추종 자가 생기지 않으면 그는 미치광이에 불과한 것이다."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추종자를 확보해 놓은 다음 할 일은 적절한 관리다. 그 지도자가 세운 조직은 복잡하면서도 간단한 여러 방법들을 통해 추종자들을 잘 관리하여 각자의 임무를 수행토록하고 카리스마를 유지해 나간다. 이렇게보면 19세기의 유토피아관과 20세기 후반의 넥스트사는 유사한 점이 많다.

예를 들면 넥스트는 같이 일하려면 재정적 손실, 즉 월급을 덜 받는 것을 감수하도록 요구했고 충돌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사람들의 접촉을 제한하였다.

모든방문객 및 외부인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했고 특별 모임을 통해 그룹의 주체의식을 고취해 외부의 비난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삼았다. 잡스는 사람들 스스로가 실패를 시인하도록 하였고 면전에서 사람을 비판했다. 잡스는눈에난 직원들을 심하게 질책해서 무안을 주었고 개인보다 회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명확히 심어 주었다.

잡스가 애플에 있을 당시 구상했던 계획을 실천 했더라면 그는 19세기형 유토피아를 건설했을는지도 모른다.

80년대 초 잡스는 애플사로 하여금 산 호세 남부지역의 수백 에이커에 달하는 불모지를 매입하도록 했다. 잡스는 거기에다 애플 타운을 건설하려 했다.

그는직장 생활과 개인의 사생활에 분명한 경계선이 없는 기업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도시에 사원들이 애플 문화에 몰두할수있도록 주택, 상가및 오락시설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소방서 및 경찰 까지 갖춘 디즈니월드를 모방하려 했다. 결국 애플 타운은 잡스가 떠난후에 야 건설되었지만 그의 폐쇠적인 특성은 넥스트사의 기업 문화에도 반영되었다. 넥스트의 스티브 잡스와 과거의 카리스마적 인물들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있는 일일 것이다. 금세기 말 독일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는 과거에는 경제활동을 하는데 카리스마가 중요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는 지속성과 전문 성이 성공의 관건으로 작용하는 관료주의적인 커다란 조직에 있어서 카리스마적 관리체계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카리스마적 관리방식은 베버가 말하는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즉 식민주의 구축 노예무역, 해적활동, 군수산업을 위한 민간 자본 활용및 금융분야에서도 카리스마적 인물을 찾아 볼 수 있다. 넥스트는 해적 행위를 하기에는 순수했기 때문에 그 비유는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는 그 성격상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념이 성공 하기 위해서는 추종자를 잘 끌어들이고 관리할 수 있는 뛰어난 지도자가 필요하다. 넥스트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큰 성공을 거둔 대 기업의 그늘 밑에서 또 급속히 발전하는 산업여건 속에서 새 컴퓨터 회사를 설립한다는 것, 특히 수십 억 달러 규모의 회사를 세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 카리스마적 인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넥스트의 이런 유토피아적 발상은 30대로 구성된 기업의 기본 이념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넥스트가 설립되었을 당시 잡스는 매킨토시에서 인정 하지 않은 한가지를 인정하였다. 그는 그의 직원들에게 가족이 있다는 것을인정하였던 것이다. 그는 한동안 하루업무가 끝나면 가족에게 돌아가는 것이중요하다고 역설하였고 회사가 파티를 할 때는 어른들만 모일 것이 아니라서커스단을 초청하여 오락을 겸한 가족놀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동료들은 중년이라는 나이를 인식하게 되었고 잡스 자신도 고삐를 조금 늦추겠다고 말하곤 했다. 그당시 넥스트는 공식적으로 매킨토시에 매달렸던 20대 젊은이들이 했던 것처럼 24시간 일에만 전념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댄 르 윈과 넥스트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선수가 되겠다고공언했고 일주일에 1백시간이 아닌 60~70시간 근무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종전의 근무시간을 은연 중에 강요당했고 스테이시 브레슬 러 같은 철인도 지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스테이시는 매킨토시와 같은 역사적인 업적을 다시 만들겠다는 야심을 버리고 87년 넥스트를 떠나 일주일 내내 근무하지 않아도 되는 휴렛패커드사로 자리를 옮겼다. 넥스트에서 모범 사원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주말에도 계속 근무하거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몇 시간을 계속 일할 수 있는 뛰어난 체력을 가져야 했다. 넥스트는 작은 기업이었고 뛰어 넘어야할 난관이 많았다. 그러나 넥스트는 거대한 목표를 실현해야 했다. 넥스트에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쟁 의식을 버리고 전적으로 일에 몰두하는 것이었다. 지도자가 하는 대로 따라가야 했던 것이다. 60년대에 캔 케이시가 말했던 것처럼 버스를 타든지 아니면 내리든지 해야 했다. 꾸물거리는 사람은 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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