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보다 비싸지만 내구성 높아

스마트폰 업체들이 사파이어를 전면 커버 글라스로 본격 채택하면서 관련 소재·부품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파이어 커버 글라스 도입을 위해 잉곳·웨이퍼 업체에 관련 샘플 제출을 요구했다. 지난해에도 검토했지만 높은 가격 탓에 꺼리다 최근 글로벌 경쟁사들이 사파이어 글라스를 적용한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랴부랴 재검토에 착수했다.

사파이어 글라스는 애플이 세계 최초로 카메라 렌즈 덮개와 지문인식 홈버튼에 썼지만 전면 커버 글라스로는 중국 지오니가 먼저 시도했다. 지오니는 올 초 커버글라스에 사파이어를 적용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어 최근 샤오니가 새로 출시할 스마트폰에 도입하겠다고 야심차게 밝혔다.

애플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한 사파이어 유리 제조·가공 공장을 예정보다 일찍 가동했다. 하반기 출시할 신제품 1000만대 물량에 한정해 사파이어 글라스를 전면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파이어 글라스는 고순도 알루미나에 열을 가해 덩어리 형태의 사파이어 잉곳을 만든 뒤 이를 얇게 자른 웨이퍼를 재가공해 잘라 만든다. 기존 강화유리보다 3배 이상 더 단단하고 흠집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내구성뿐만 아니라 터치 인식률도 높다. 하지만 가격이 기존 강화유리보다 10배가량 비싸다.

사파이어 잉곳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휴대폰 업체들이 사파이어 단가를 낮추는데 엄청 애썼다”며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좋은 소재를 써서 프리미엄 가격을 받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관련 업체도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내 사파이어 잉곳 업체는 최근 4·6인치 등 대구경 웨이퍼용 제품 생산에 무게를 옮기고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DK아즈텍·OCI 등은 올해 대구경 잉곳 생산 능력을 강화한다. 특히 DK아즈텍은 올해 100㎏급 잉곳 생성 장비(그로어)를 도입해 월 60만~70만㎜로 생산 능력을 갑절 확대한다. 6인치 잉곳이 2인치보다 10배가량 비싸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애플은 5.5인치 대화면에 사파이어 글라스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유일의 대규모 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하는 포스하이알은 최근 중국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사파이어 잉곳 업체들로 부터 샘플을 요청하는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에도 알루미나 생산업체가 있지만 국내 제품이 가격 대비 순도 등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파이어 잉곳 업체로는 오로라(Aurora), 크리스털 랜드(Crystal land) 등이 있으며, 웨어퍼·가공 업체로는 BIEL과 렌즈(Lens) 등이 꼽힌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