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통신당국이 위성사업자가 이동통신 주파수를 직접 보유해 위성·단말간 직접통신(D2D)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규칙 제정에 착수했다. 위성사업자에 독자 면허 지위를 부여, 스페이스X, 아마존 등 위성 사업자에 날개를 달아주는 제도 개선이다. 한국에서도 초공간 통신 시대를 대비한 위성 D2D 제도 정비가 과제로 부상했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최근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D2D 규칙 제정안(NPRM)을 의결했다. 위성이 지상 기지국을 통해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하는 '위성 보완 커버리지(SCS)' 대상 대역을 5개에서 13개로 늘려 482㎒폭을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핵심은 면허 구조 전환이다. 2024년 도입된 기존 SCS 체계는 위성사업자가 지상 통신사의 주파수 면허를 임차해 쓰는 파생적 권리였다. 이번 제정안은 SCS를 지리적 면허구역·성능요건·갱신 규정을 갖춘 독자 면허로 전환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를 통해 위성사업자가 D2D 제공을 위한 지상주파수 면허를 직접 취득, 사실상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게 가능해졌다.
이번 조치는 스페이스X와 아마존 등 위성통신 사업자의 D2D 경쟁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스페이스X가 에코스타로부터 65㎒ 대역 주파수를 170억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 그레인매니지먼트가 보유한 800㎒ 대역 주파수 면허를 약 80억달러에 사들인 것도 이 구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FCC는 주파수 혼선에 대한 기존 통신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482㎒폭 중 290㎒를 차지하는 시분할(TDD) 방식의 2.5㎓·3.45㎓ 대역은 의견 수렴 대상으로 남겼다.
권오상 디지털미래연구소 대표는 “D2D는 위성이 쓰는 주파수의 권리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주도권이 달라진다”면서 “통신사가 게이트키퍼로 남은 영국·일본과 달리 미국은 위성사업자가 지상주파수 면허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독자적 지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친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저궤도 위성 광대역 제도만 정비됐을 뿐, 지상 이동통신(IMT) 대역을 위성이 쓰는 D2D는 주파수 분배·기술기준 등에 대한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미국·영국 등 주요국은 지상 이동통신 주파수를 위성 D2D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면서 “우리 정부도 위성 D2D 활용 대상 대역과 협력 절차, 지상망 보호를 위한 간섭관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