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아로와나토큰을 활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계열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횡령 혐의는 유죄로 판단됐지만 96억원대 가상자산 유용과 관련한 배임 혐의는 무죄가 인정됐다.
5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1부(김경훈 부장판사)는 김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차남 김모 씨와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 씨 등과 공모해 약 96억원의 가상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범죄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로와나토큰 매각대금 중 약 45억원이 관련 법인에 유입돼 실제 사업에 쓰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회장이 프로젝트 추진에 관여한 정황은 있지만, 차남 등의 개인적인 자금 사용을 지시하거나 공모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 회장과 정 전 대표의 통화 내용도 배임 혐의를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대화가 공소사실에 기재된 행위보다 약 8개월 앞서 이뤄져 당시 의사가 실제 범행 시점까지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계열사 자금 약 4억9000만원을 차명주식 취득과 허위 급여 지급 등에 사용한 업무상 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서 지배력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금액이 적지 않은 데다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 점을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과 피해액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9월 10일 결심공판에서 김 회장이 가상자산 비자금 조성을 주도했다며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김 회장의 차남과 아로와나테크 대표는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