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수출, 데이터 이전 규제·비관세 장벽 넘어서야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의료데이터의 국외 이전 제한과 국가별 인허가·기술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국제 통상 협상을 통한 규제 완화가 불확실한 만큼 진출국의 규제 환경을 고려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사업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6년 제1회 디지털 헬스케어 부트캠프'가 3일 서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막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해외 진출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이번 행사에서 통상 규범과 인허가, 투자유치, 해외계약 등 글로벌 사업화에 필요한 실무 전략이 논의됐다.

이날 열린 '글로벌 디지털 통상 트렌드와 영향 분석' 세미나에서는 의료데이터의 국경 간 이동 제한과 비관세 장벽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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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3일 서울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6년 제1회 디지털 헬스케어 부트캠프'에서 보건의료 데이터의 국외 이전 규제와 글로벌 디지털 통상 환경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상혁 기자)

김성중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미국이 과거 데이터의 자유로운 국경 간 이동과 서버 현지화 요구 금지를 추진했지만, 2023년 세계무역기구(WTO) 전자상거래 협상에서 관련 입장을 철회하면서 국제 통상 규범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의료데이터는 개인정보뿐 아니라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취급돼 각국의 규제를 받는다는 분석이다.

김 변호사는 “정부 간 통상 협상을 통해 규제를 극복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낮다”며 진출 대상국의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현지화 규정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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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성 중소기업정책개발원 이사가 '디지털, AI 의료기기 및 서비스의 비관세장벽과 주요국 통상환경'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상혁 기자)

고준성 중소기업정책개발원 이사는 디지털 의료기기의 비관세 장벽을 짚었다. 고 이사는 AI 의료기기와 서비스가 결합된 제품은 상품·서비스·디지털 무역 규범이 중첩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규제 준수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제품의 법적 분류와 진출국의 인증체계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성준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리사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지식재산권 보호 전략의 변화를 강조했다. 특허 외에 AI 학습데이터와 제조공정 노하우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변리사는 “특허만으로 보호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영업비밀과 데이터 보호를 결합한 지식재산권 관리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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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지털 통상 트렌드와 영향 분석'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 박지훈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PD,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연구원장, 김성중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고준성 중소기업정책개발원 이사, 박성준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리사.(사진=이상혁 기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해외시장에 맞춘 제품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지훈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PD는 국내 의료시장이 세계의 약 2%에 불과하다며 개발 초기부터 목표 국가의 환자 데이터와 의료환경, 인허가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통상 규범과 규제 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이 선수라면 통상은 게임의 규칙”이라며 “시시각각 변하는 규칙을 미리 알지 못하면 외국까지 가서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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