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의 유예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과세 형평성과 과세 인프라 등을 추가로 점검한 뒤 당정 간 최종 논의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한 뒤 과세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당정 간 최종 논의를 거쳐 합리적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당정협의회에서는 과세 시행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과세를 세 차례 유예한 만큼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과 과세 체계와 시장 여건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협의회 직후 “과세하자는 의견도 있고 몇 가지를 더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당 차원에서 좀 더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쟁점은 국내외 과세 형평성과 해외 거래소 정보 확보, 과세 인프라 등이다. 오 의원은 “국내 거래소 정보는 제도를 정비하면 바로 수집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 정보는 어떻게 가져올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파생 금융상품의 과세 분류와 손실이월공제 문제도 논의됐다.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필요성도 제기됐다. 오 의원은 “올해나 내년 중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합당한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면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제정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세 인프라 미비와 해외 거래소와의 형평성, 자산 형성을 모색해 온 청년들의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정부는 국민이 납득하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과세 제도는 2020년 마련됐으나 지금까지 세 차례 시행이 연기됐다. 추가 유예가 결정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과세가 시행된다. 현행 규정상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관련 문제를 논의했으며,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유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제도 정비 없이 과세를 시행할 경우 납세 혼란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지만, 추가 유예 시 정책 일관성과 조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당내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