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3·4호기 수명연장…AI시대 '2.05GW 무탄소 전력' 돌아온다

원안위, 찬성 5·반대 2로 계속운전 허가
각 1.025GW…내년 상반기 순차 재가동 목표
반도체·AIDC 전력수요 급증 대응 힘 보태
12차 전기본 ‘전력수요·NDC’ 해법 원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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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 원전 전경.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1, 2, 3, 4호기. 〈자료=한수원〉

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가 계속운전(수명연장) 허가를 받으면서 총 2.05GW 규모 무탄소 발전설비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전력망에 복귀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등 첨단산업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원전을 활용한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확보에 힘이 실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7일 회의를 열고 고리 3·4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의결했다. 재적위원 7명 가운데 5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다. 원안위 안건은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이에 따라 고리 3호기는 2034년 9월, 고리 4호기는 2035년 8월까지 각각 계속운전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고리 2호기에 이어 고리 3·4호기까지 계속운전 허가를 받으면서 고리 원전 2~4호기의 수명연장이 모두 확정됐다.

고리 3·4호기는 각각 전기출력 용량이 1.025GW로, 두 원전을 합치면 2.05GW에 달한다. 고리 3호기는 1985년 9월, 4호기는 1986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40년의 운전허가 기간이 끝나면서 3호기는 2024년 9월, 4호기는 작년 8월 각각 가동을 멈췄다.

이번 결정으로 2.05GW 규모 기존 원전이 다시 전력 공급에 투입될 길이 열리면서 중장기 전력수급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가운데 반도체와 AIDC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전원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동시에 2035 NDC 달성을 위해서는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빠르게 줄여야 한다. 전력수요 증가와 탄소 감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셈이다.

고리 3·4호기 계속운전은 원전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킬 전망이다. 신규 발전소와 송전망은 건설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반면 기존 원전은 안전성 확인과 설비 개선을 거쳐 상대적으로 빠르게 대규모 무탄소 전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속운전 허가가 곧바로 재가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수원은 심사 과정에서 확인된 안전성 개선사항을 이행하고 설비 개선과 정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후 규제기관의 정기검사를 통해 재가동에 필요한 안전성을 다시 확인받아야 한다.

한수원은 고리 3·4호기 계속운전을 위해 2022년 9월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서를 제출하고 2023년 11월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이후 규제기관의 심사를 받아왔으며 현재 설비 개선과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 상반기 중 고리 3·4호기를 순차적으로 재가동한다는 목표다. 계속운전 기간에도 지속적인 설비 개선과 안전관리를 통해 발전소 안전성과 성능을 높일 방침이다.

지난해 고리 2호기에 이어 고리 3·4호기까지 계속운전 문턱을 넘으면서 후속 원전의 계속운전 심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후속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에 따라 기존 원전이 담당하는 무탄소 발전량도 달라지는 만큼 12차 전기본의 전원 구성과도 맞물릴 전망이다.

김회천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계속운전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탄소중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설비 개선과 정기검사 등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리 3·4호기의 안전한 재가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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